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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빗장 풀리는 대형마트에 긴장하는 이커머스…배송 ‘온·오프’ 전면전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10 14:42

당청정, 대형마트·SSM 새벽배송 허용 개정안 추진 합의
온·오프라인 새벽배송 경쟁 2차전 예고 '수익 방어' 숙제

대형마트에 대한 새벽배송 규제가 풀릴 예정이다. /사진제공=컬리

대형마트에 대한 새벽배송 규제가 풀릴 예정이다. /사진제공=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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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국내 유통업계의 경쟁구도가 재편될 조짐이다. 그동안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형성됐던 새벽배송 시장에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본격 진입할 길이 열리면서다. 이번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 개정 논의는 사실상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지만, 자칫 컬리·오아시스 등 새벽배송 전문 이커머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당·정·청은 지난 8일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법 개정을 추진하는 안건에 합의했다.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영업제한 시간 규정에 ‘전자상거래를 위한 영업행위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라는 단서 조항을 추가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개정안은 14년 만에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부작용 발생을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쿠팡 견제하려다 다른 이커머스가 위기?

당·정·청이 개정안을 적극 추진하는 배경에는 쿠팡의 독주가 자리하고 있다. 쿠팡은 2010년 이후 물류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전국 30여 개 도시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그 결과 연 매출 40조 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점포 영업시간 규제로 새벽배송에 제약을 받아온 반면, 온라인 기반 기업은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웠다는 점에서 ‘규제 비대칭’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 논의 역시 이 같은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이다.

문제는 정책의 초점이 쿠팡 견제에 맞춰져 있지만, 실질적인 경쟁 압박은 컬리·오아시스 등 새벽배송 특화 사업자에게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쿠팡과 달리 자본력과 물류 규모에서 격차가 있는 업체들로서는 대형마트까지 가세할 경우 방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뿐 아니라 다양한 공산품과 신선식품을 고루갖춘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허용된다면 ‘온라인 이마트’를 표방하는 SSG닷컴과 G마켓, 11번가, 롯데온 등 다수의 이커머스들의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시행이 된다면 아무래도 새벽배송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시기 때처럼 출혈경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컬리는 네이버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배송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컬리는 최근 ‘1일 2배송’ 체계를 구축하고 나섰다. 새롭게 신설된 배송서비스는 ‘자정 샛별배송’으로 전날 밤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자정 전 배송되는 서비스다. 자정 샛별배송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새벽배송에 더해 추가 배송을 제공함으로써 대형마트의 진입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배송 빈도를 늘려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재구매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은 시장을 키우는 동시에 경쟁 강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컬리와 같은 특화 사업자들은 서비스 차별화와 배송 빈도 확대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새벽배송 2차전’…시장 커지지만 수익성은

대형마트의 가세로 새벽배송 시장은 ‘2차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1차전이 쿠팡을 중심으로 물류 인프라 경쟁과 점유율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2차전은 온·오프라인이 동시에 뛰어드는 전면전 양상이 될 전망이다. 대형마트가 전국 점포망을 거점으로 한 도심형 배송을 내세운다면, 이커머스는 축적된 물류 데이터와 시스템 경쟁력을 무기로 맞선다.

문제는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경쟁 비용도 커진다는 점이다. 새벽배송은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이 높은 사업 구조다. 배송 시간을 단축할수록 고정비와 변동비가 동시에 상승한다. 대형마트가 점포를 활용해 일부 비용을 절감할 수는 있지만, 전용 물류망을 갖춘 이커머스와의 가격 경쟁에 나설 경우 마진 압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커머스 역시 사정은 녹록지 않다. 쿠팡처럼 대규모 물류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제한적이다. 최근 각 이커머스 기업들은 서비스 차별화와 충성고객 확보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대형마트까지 가세할 경우 판촉 경쟁 및 배송비 부담이 확대될 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시장은 커지더라도 수익성에서 압박받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사업이지만, 동시에 마진 관리가 어려운 영역”이라며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모두 매출 확대와 수익성 방어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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