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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룹 차원에서는 조현범 회장이 미래 중장기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해 온 만큼 미래 전략 실행과 투자 등 중요 의사결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8.68% 오른 1만989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상승 출발해 1심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 13%대 상승률을 보였다가 구속 소식이 전해진 이후 상승폭이 급상승했다. 애프터마켓에서는 오후 16시 기준 전일 종가 대비 25.60% 오른 2만1050원에 거래 중이다.
주요 계열사인 한국타이어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1.44% 오른 3만875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한온시스템, 모델솔루션 주가도 각각 전일 종가 대비 3.75%, 0.19% 상승장으로 마감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사들의 주가 상승은 이날 조현범 회장이 횡령‧배임 1심 공판에서 유죄를 받고 법정 구속 영향이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작용하며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앞서 조현범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3년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 가격을 부풀려 구매하고 회사에 131억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배임)를 받았다. 또 2017년부터 2022년까지는 75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스포츠카 구매 등 개인 용도로 부적절하게 사용한 혐의(횡령)도 제기됐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29일 횡령, 배임 협의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 사진=한국앤컴퍼니
검찰은 조현범 회장에게 이같은 혐의를 적용해 지난 2월 결심공판에서 징역 12년, 추징금 약 7896만원을 구형했다. 조현범 회장은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일부 혐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조현범 회장은 이번 혐의로 구속기소 됐지만, 재판 과정에서 보석이 허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실형이 확정되면서 다시 법정 구금 상태에 빠지게 됐다.
조현범 회장 선고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앤컴퍼니 등 그룹사 주식토론방 등에서는 “배임 전과자는 경영에서 영구 퇴출시켜야 한다”, “오너리스크 해소돼서 좋은 거 아니냐”, “회장 구속이 호재였다”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조현범 회장 부재가 현실화하면서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 상황도 안갯속으로 빠지게 됐다. 특히 조현범 회장은 불구속 기간 동안 적극적인 현장 경영을 펼치며 그룹의 중장기 미래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조현범 회장은 올해 초 세계 2위 자동차 공조 기업 ‘한온시스템’ 인수를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한온시스템 인수 후에는 40년 경력 모빌리티 전문가 이수일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영입하고 수익구조와 사업 조직 개편을 단행 중이었다. 하지만 조타수인 조현범 회장 부재로 중요 의사 결정에 차질이 전망된다.
또 조현범 회장의 미국 관세 리스크 대응을 위한 현지 공장 증설 등 현장 경영도 당분간은 어렵게 됐다. 조현범 회장은 최근 미국 1~2위 타이어 소매업체인 디스카운트 타이어관계자들을 한국에 초청해 주요 제품의 성능과 기술 경쟁력을 홍보하기도 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