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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다양성 채운 KT, ‘밸류업’ 속도 낸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11 10:59

권명숙 이사 선임으로 ‘성별 다양성’ 충족…준수율 93.3%로 복구
소유분산 지배구조 불확실성 해소…자본 효율성・주주환원 과제 대두

박윤영 KT 대표이사. /사진=KT

박윤영 KT 대표이사.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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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KT(대표이사 박윤영)가 이사회 공백을 해소하고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종전 수준으로 회복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분산기업’ 한계를 딛고 거버넌스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시장 관심은 향후 이사회가 주도할 ‘기업 밸류업’ 성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1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가 마감된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에 시장 관심이 모이고 있다.

KT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KT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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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산업은 대표적인 내수 규제 산업이자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는 산업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이 기업가치와 주주환원 예측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공시에서 가장 뚜렷한 지표 변동을 나타낸 기업은 KT다. 최근 수년간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을 둘러싼 외풍과 이사회 붕괴 등 극심한 ‘거버넌스 리스크’를 앓았던 KT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핵심 지표 준수율을 93.3%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2년 전 업계 1위에서 지난해 통신사 꼴찌로 추락했던 불명예를 씻어내고, 사실상 경영 정상화를 대내외에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1등에서 꼴찌, 그리고 부활


통신 3사의 최근 3개년(2023년~2025년 대상 공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추이를 살펴보면, KT는 지표의 하락과 재상승 과정을 겪었다.

지난 2023년 공시 당시 KT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93.3%로, SK텔레콤(86.7%)과 LG유플러스(73.3%)를 상회하며 업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4년 공시에서는 준수율이 86.7%로 하락하며 LG유플러스와 공동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이후 2025년 공시 역시 준수율 86.7%를 기록했다. 당시 지표 하락 원인은 이사회 공백에 따른 핵심지표 미준수였다. 전임 경영진 교체와 사외이사 사퇴가 맞물리면서 이사회의 정상적인 기능이 일시적으로 위축됐다.

KT 최근 3년간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 /자료=KT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KT 최근 3년간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 /자료=KT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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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조승아 전 사외이사가 퇴임한 후 후임 인선이 지연됨에 따라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 중 하나인 ‘이사회 구성원 모두가 단일 성(性)이 아님’ 항목을 준수하지 못하게 됐다. 사외이사 진용이 전원 남성으로만 구성되면서 다양성 지표에서 감점을 받은 것이다.

올해 KT 이사회는 신속하게 지표 복구에 나섰다. 지난 3월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명숙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미준수 상태였던 이사회 성별 단일성 제한 요건을 다시 충족했다. 이에 따라 감점 요인이었던 다양성 항목이 해소되면서 전체 15개 지표 중 14개를 준수, 준수율을 종전의 93.3%로 원상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KT 관계자는 “2025년 기준으로는 조승아 전 이사 사퇴로 ‘단일성‘ 부분이 미충족이라 86.7%였다”며 “2026년 기준으로는 권명숙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93.3%를 충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정성 수성’ 과제는 지속


KT의 이번 거버넌스 지표 회복은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기업 구조적 맥락에서 차별점을 지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SK그룹과 LG그룹이라는 명확한 기업 집단 내에 속해 있어, 그룹 차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이드라인과 통제 시스템에 따라 지배구조 지표를 관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통신 업계 전반을 살펴보면, 올해 SK텔레콤은 15개 핵심지표를 모두 준수하며 100%의 준수율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 역시 개정 상법 시행일에 맞춰 ‘집중투표제’ 도입 계획을 공시하는 등 체계적인 타임라인에 따라 준수율을 2023년 73.3%에서 2024년 86.7%, 올해 93.3%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KT 지분율 분포. /자료=KT

지난해 말 기준 KT 지분율 분포. /자료=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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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KT는 지배주주가 존재하지 않는 소유분산기업이다. 현대자동차, 국민연금, 웰링턴 매니지먼트 그룹 LLP, 신한은행 등이 주요 주주로 포진해 있으나 각각의 지분율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경영진 교체기마다 외부 이해관계자 영향력에 노출되기 쉽고, 이사회가 중심을 잡지 못할 경우 지배구조 지표가 동반 하락하는 구조적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겪은 지표 하락 역시 이러한 소유분산 구조의 한계가 발현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KT가 준수율을 다시 93.3%로 환원시킨 것은 이사회의 자정 작용과 내부 시스템을 통해 거버넌스 안정성을 재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지표도 존재한다. KT는 이번 공시에서도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항목을 준수하지 못했다. 상법상 기준(2주 전)은 충족했으나, 결산 및 외부 감사 일정 등의 이유로 주총 약 3주 전에 공고를 시행했다. SK텔레콤이 결산 일정을 최적화해 4주 전 공고를 이행한 것과 비교하면 주주권 보장 측면에서 향후 KT 이사회가 보완해야 할 기술적 과제로 꼽힌다.

거버넌스 불확실성 해소…‘밸류업’ 전면 대두


지표 복구로 거버넌스 정상화 궤도에 오른 KT 이사회는 내부 통제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KT 이사회는 최근 권한을 내려놓는 대신 책임을 명확히 하는 고강도 인프라 정비에 착수했다. 지난달 이사회는 사외이사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금지하는 윤리강령 개정과 위임계약서 정비를 의결했다. 반기별 자가점검을 도입하고, 위반 시 사직 권고가 가능하도록 규정해 내부 통제를 제도화했다.

이사회 다양성 채운 KT, ‘밸류업’ 속도 낸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이미지 확대보기
이는 지난 4월 단행한 이사회 규정 개정의 연장선이다. 당시 이사회는 부문장급 인사와 조직개편 사전 심의권을 삭제해 실행 권한을 대표이사에게 환원했다. 이사회가 경영 최전선에 개입해 발생하던 ‘옥상옥 붕괴’ 논란과 의사결정 지연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대신 CEO 승계 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리스크 감독에 집중하는 구조로 역할을 재정립했다.

소유분산기업의 고질적인 경영 공백과 권한 충돌 문제를 제도적으로 완비하면서, 시장이 요구해 온 자본 효율화 작업도 추진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KT 부동산 자산 장부가는 약 4조6000억 원이지만, 공시지가로 적용하면 장부가액은 14조8000억 원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시장에서는 이러한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전향적인 주주환원을 요구해 왔다. KT는 2028년까지 총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제시한 상태다. 다만, 기간통신사업법에 따른 외국인 지분율 제한(49%) 규제로 인해 실제 자사주를 소각하는 데 기술적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특수한 이슈도 맞물려 있다.

투자금융(IB) 업계 관계자는 “경영 실행은 CEO가 맡고 이사회는 윤리와 위험 관리에 집중하는 분리 구조가 안착했다”며 “거버넌스 불확실성을 지워낸 KT가 자본 효율성과 주주환원을 골자로 한 밸류업 계획을 어떻게 구체화하느냐에 따라 시장 재평가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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