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정의선닫기
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은 복잡한 셈법이 필요하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개인 최대 주주인 정의선 회장은 IPO를 통해 승계와 순환출자형 지배구조 해소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현재 현대차그룹 주가를 견인하는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상장될 경우 주가 희석 우려와 정부의 중복상장 금지 기조 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산적해 있다.‘몸값 최대 100조’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초읽기?
27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 풋옵션 기한이 다음 달로 다가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1년 6월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주식 80%를 인수하면서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일정 기한 내에 IPO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소프트뱅크가 잔여 지분을 현대차그룹에 되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양사는 구체적인 풋옵션 기한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IB(투자은행)와 M&A(인수합병) 업계에서는 계약 체결 이후 4~5년으로 추정한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보스턴다이나믹스 보유 지분은 약 10%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IPO 일정을 공식화하거나, 소프트뱅크 지분을 직접 매입하거나,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이 IPO에 나서지 않는다면 추가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특히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올해 1월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공개한 이후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를 최소 50조 원에서 최대 100조 원 이상으로 전망한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IPO 외에 다른 수단을 활용해 지분을 매입하려 한다면 수천억 원 규모의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은 정의선 회장의 안정적인 승계와 순환출자형 지배구조 해소의 핵심 열쇠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 ➡ 현대차 ➡ 기아 ➡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다.
현재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완전한 지주사로 승격시키고, ‘현대모비스 ➡ 현대차 ➡ 기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에 대한 영향력만 높이면 그룹 전체를 안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정의선 회장은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7.29%)과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16.9%) 등을 인수해 지분율을 안정적인 수준인 2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약 0.32%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승계와 순환출자 구조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 주가 기준으로 약 7~8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정의선 회장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 당시 직접 사재를 출연해 약 20%의 지분을 확보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최대 100조 원의 몸값을 인정받는다면 약 20조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8년 지배구조 개편 실패 이후 현대차그룹은 정공법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하겠다고 시장과 소통 중”이라며 “정의선 회장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가치를 활용해 현대모비스 지분 24.17%를 매입하려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가치가 최소 50조 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가 희석 및 정부 중복상장 금지 기조는 고민거리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장재훈 부회장을 필두로 TF를 구성하는 등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훈 부회장은 이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다만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먼저 현대차그룹 주의 주가 희석 우려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주가는 최근 몇 년간 20~30만 원 선의 박스권에 머물다 올해 1월 CES에서 아틀라스가 공개된 이후 급등했다. 현재 현대차 주가는 60만 원 후반에서 70만 원 초반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아틀라스 공개 전보다 약 2배 이상 오른 수치다.
이는 현대차가 더 이상 전통 완성차 제조사에 머물지 않고 미래 로보틱스 기업으로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재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현대차의 밸류에이션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미래 성과가 선반영된 측면이 크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별도로 상장해 독립해 나간다면 현대차 주가 희석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정부의 자회사 중복상장 금지 기조와도 맞물린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일반 주주의 권익 침해를 막기 위해 상장 심사를 '원칙적 금지 및 예외적 허용' 체계로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발표 이후 증권가에서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상장이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정부가 자회사 중복상장 시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충실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해외 우회 상장까지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나스닥 상장 카드 역시 불투명해진 상태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는 최근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에 대해 "내부적으로 아직 IPO 시점이나 외부 자금 조달 추진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언급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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