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자산의 연금화, AI 로보 확장성 크다” [2025 한국금융미래포럼]](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52410345704268dd55077bc212411124362.jpg&nmt=18)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지난 5월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신문 주최로 열린 '2025 한국금융미래포럼' 패널토론에서 AI 기술이 연금시장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동엽 상무는 이번 '2025 한국금융미래포럼에서 '초고령화, 연금, 그리고 AI'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그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퇴직연금 20년 질적 변화 속에서 AI가 연금 종합자산관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2000년대 금융권에 변화를 이끈 게 부유층 중심의 WM(웰스매니지먼트)이 본격화된 것이었는데, 기존에 상품 별로 부서가 나눠졌던 데서 고객 중심으로 바뀌었다. 고객을 중심으로 상품을 가져오게끔 해서 영업하는 방식으로 옮겨갔는데, 이 같은 큰 변화가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그 때는 부유층 대상으로 하니 한 사람을 만나 오랜 시간 상담을 하는 식으로 가능했지만, 2025년 현재 일어난 변화는 자산들이 연금화되면서 중산층이 주요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고 말했다.
PB가 일일이 상담에 답변을 못 하면 누군가가 대신 해줘야 하는데, 그것을 대신하는 게 AI가 됐다고 지목했다. AI의 역할이 앞으로 많이 커질 수밖에 없고, 그러한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은 분명할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전문가들은 펀드를 고르고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덜 느낄 지 모르지만, 대다수 연금 가입자 중에서는 한 번도 펀드에 가입해 본 적이 없는 경우 등도 상당한 게 현실이다.
김 상무는 "투자 경험과 역량, 시간이 부족한데 자신의 퇴직연금을 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또 지금처럼 금리가 많이 떨어져 있고, PB가 만나줄 만큼의 자산은 안 된다고 생각하면, RA 같은 서비스가 활성화됐을 때 고객들이 자산 운용을 훨씬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관점에서 AI나 RA의 확장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가 휴먼(human) 자산관리의 대체냐, 보완이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이제 시작점이라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쏠린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고자 지난 2024년 12월에 17개 투자일임업자가 신청한 퇴직연금 RA 일임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코스콤에 설치된 RA 테스트베드 심사를 통과한 검증된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자 성향에 맞는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자동 생성하고, IRP(개인형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을 지시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투자일임업자의 RA가 가입자를 대신해 운용을 지시하고 퇴직연금을 자동으로 굴려준다.
김 상무는 "지금까지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구독 서비스 등 자문만 되고 실행까지 대신해 줄 수 없던 데서 변화하고 있다"며 "아직 IRP에 대해서만, 또 한 해 900만 원까지만 투자일임이 가능한 서비스가 두세 달 전부터 시작돼 이제 인지 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IRP에서 DC(확정기여형)로까지 확장하거나, IRP로도 금액이 확대돼서 일반 근로자들에까지 좀 더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논의 이슈 관련해 AI 활용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민간사업자로서 의견을 구하는 물음에는 "제도보다 자산배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퇴직연금 제도는 개별 가입자가 민간 금융기관 사업자와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퇴직연금을 기금형 제도로 개편해서 수익률 제고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상무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좌우하는 것은 많은 연구 결과들에서도 나왔듯 자산배분이다”며 “현재 DC·IRP에서도 원리금보장형 집중이 80%가 넘는 상황에서 정기예금 수익률 정도 나오는 게 일반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계약형이냐, 기금형이냐 하는 제도보다 자산배분을 변화시키는 게 필요하다”며 “RA 서비스나 AI 서비스에서 역할이 커지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김 상무는 ‘한 지붕 세 가족’에서 '딴 지붕 한 가족'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고령 1~2인 가구가 늘고 있으며, 향후 고령 세대가 주요 금융소비자가 되고 이들의 니즈(수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퇴직연금 시장은 DB(확정급여형)에서 DC·IRP로 이동하고, 저축에서 투자로, 적립에서 인출로 질적인 변화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4년 말 기준 427조 원 규모로, 양적 성장을 이뤘다. DB형은 연공서열 방식의 임금체계, 높은 임금 상승률이 특징이다. 반면, DC형은 임금피크제, 연봉제, 직급체계 간소화 그리고 임금상승률 둔화와 연결된다.
특히, 개인이 운용주체인 IRP로 퇴직연금 자금이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상무는 "베이비부머의 대량 퇴직을 비롯, 55세 이하 퇴직자의 퇴직금 IRP 이체, 가입대상 확대, 세액공제 확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만기자금 이체 그리고 특히 지역건강보험료 부담이 변화를 이끄는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퇴직급여가, 눈에 보이는 퇴직연금 자산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상무는 "매월 월급이 들어올 때는 투자를 실패해도 견디지만, 인출 시기에는 실패하면 힘들다"며 "그렇다고 이렇게 금리가 낮은데 투자를 안 하고 자산운용을 하는 게 맞느냐하는 것도 있는 만큼, 은퇴 후 내 생활을 꾸준하게 만들어내는 과제를 위해 AI도 해야 할 프로젝트가 있다"고 말했다.
변화의 흐름 속에 AI 역할의 첫 번째로는 수익률 개선을 꼽았다. 김 상무는 “연금 소비자 관점에서 AI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초고령사회에서 IT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가구가 자산을 가지고 연금을 수령해야 되고, 생활을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며 "전체 연금을 묶어서 통합 패키지 시스템을 만들고 AI가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초고령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