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1분기 순익은 63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0억원 순익이 높게 나타난 반면, 삼성화재·현대해상·한화생명·DB손보·메리츠화재 모두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손보사들은 무저해지 해지율 가정 변경, 산불, 예실차, 자동차보험 인하 등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소가 겹치면서 순익이 하락했다.
삼성화재 순익은 60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2% 감소했다. 보험금 예실차 축소, 대형 재해 등으로 장기보험 손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1분기 삼성화재 장기보험손익은 41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 감소했다. 장기보험 손익 감소로 보험손익도 전년동기대비 15.4% 감소한 525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호흡기 질환 증가로 예실차가 적자 폭이 커지면서 순익 감소가 크게 나타났다. 현대해상 1분기 순익은 20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반토막 났다. 실손보험 지급액이 급증하면서 장기보험 손익이 감소했다.
작년 1분기 장기보험 손익은 4440억원으로 예실차는 1700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손해액이 증가하면서 예실차를 포함한 기타 손익이 -1510억원을 기록하며 장기보험 손익은 74.2% 감소했다.
DB손해보험은 당기순익은 44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3% 감소했다. 일회성 비용 확대로 장기보험손익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LA 산불로 손해율이 커지며 일반보험손익이 적자가 발생했다.
DB손보 장기보험 손익은 39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1% 감소했다. LA산불 등 영향으로 손해율이 전년동기대비 10.1%p 증가하며 일반보험은 37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 순익은 46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 감소했다. 메리츠화재도 계리적 가정 변경 영향을 받았다. 순익은 전년동기대비 감소했지만 감소폭은 보험사 중 가장 적었다.
한화생명은 1분기 순익은 12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5% 감소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손익이 65.5% 감소하면서 순익이 하락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해지율 가정 변경, 금리 인하 등으로 보험사들이 작년처럼 높은 실적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채 할인율 정상화 가이드라인 등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힘들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각종 제도 변화로 순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 초기처럼 실적을 많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5개 보험사에 MG손보 계약을 이전하기로 처리방안을 결정하고 가교보험사를 세우기로 했다. 계약 이전 시 MG손보 계약은 계약내용 그대로 이전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MG손보는 121만 명의 보험계약자를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 가교보험사 설립과 계약이전 방식으로 정리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서 우선 MG손보에 대해서는 신규 보험계약의 체결 등을 금지하는 영업의 일부정지를 의결했으며, 앞으로 MG손보는 기존 보험계약을 그대로 5개 대형 손보사로 이전하는 계약이전 방식으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약이전은 순차적 단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계약이전 1단계로 일부 신규 영업 등에 영업정지 처분을 부과했다. MG손보는 신규 영업은 중단하고 기존 보험계약의 관리·유지 업무만 수행하게 된다.
MG손보는 사실상 폐업 절차를 밟게 되면서 기존 직원들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기존 계약 관리를 위한 직원 10%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리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타 보험사로 직원들이 고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권대영 사무처장은 "MG손보 임직원 521명에 대해서는 우선 가교보험사가 기존 보험계약을 유지·관리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서 채용할 계획"이라며 "가교보험사는 신설 보험사기 때문에 전산의 관리, 보험금 지급, 계약이전 준비, 일반적인 영업 관리 등 필수 인력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계획이며, 채용 규모는 예보가 가교보험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MG손보 정리 방안을 확정했지만 노조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MG손보 노조는 지난 14일 집회를 열고 "MG손보는 500여 명의 임직원과 그 가족, 700여 명의 영업가족과 가족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일상 파탄과 생명줄을 옥죄는 결정에 당국 기관이 일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고 확정한 일부영업정지와 폐쇄형 가교보험사에 그 어떠한 협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지난 14일 보험업계가 예상 손해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하며 실적 부풀리기를 할 수 있다고 지적한데 대해 삼성생명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변인철 삼성생명 계리팀장은 지난 16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보험업계 예상 손해율 등 회계 정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예상 손해율은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번 질문과 답변에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14일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보험업계 예상 손해율 가정을 통한 실적 부풀리기 지적에 대한 의견을 묻는 의도가 담겨있었다.
앞서 지난 14일 김용범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예상 손해율은 한 해가 끝날 때마다 예실차로 손익에 반영할 뿐 아니라 최근 실적에 따라 가정이 수정되는 등 보정장치가 있어 자의성이 개입하기 어려울 걸로 판단했다"라며 "그러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장기 손해율 가정으로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각 사 방식이나 관점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상품이 대동소이하고 대수 법칙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실적 손해율과 예상손해율 간 차이가 크면 재무제표 신뢰성은 훼손될 수 밖에 없다"라며 "이러한 방식으로 이익을 부풀리면 가격 할인을 통한 매출 증대 유혹을 일으켜 출혈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작년 말 결산부터 재무제표에 현지점 손해율인 실적 손해율과 향후 보험기간 전체를 바탕으로 한 예상 손해율을 공시하고 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메리츠화재 손해율이 타사 대비 5~8%p 높아 예상 손해율이 매우 보수적이라고 밝히며 타 보험사들의 예상 손해율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뉘앙스로 메리츠화재 손해율 가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변인철 삼성생명 계리팀장은 이와 관련해 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낙관적 가정보다 보험사 구조의 차이일 수 있다고 밝혔다.
변인철 계리팀장은 "생명보험은 사망을 담보로 하는 종신건강 비중이 매우 높다"라며 "종신을 파는 회사와 20년 30년 만기를 많이 판매하는 회사 그래프가 일부 시장에서 보시는거와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작년 말 부터 바뀐 예상 손해율 공시에 대해서도 IFRS17 자체가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ㄷ.
변인철 삼성생명 계리팀장은 "3월 말에 업계 전체가 바뀐 세부적인 공시 기준으로 공시를 시행했다"라며 "IFRS17에서 바라보는 회사 별 차이가 충분히 반영됐거나 시뮬레이션 제도 도입 전 테스트 등이 100% 완전하게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예상 손해율은 0에 가깝게 설정하는게 IFRS17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변 계리팀장은 "IFRS17이 처음 도입될 때 저희(삼성생명이)가 바라보는 BELL은 예실차가 0으로 가도록 회사가 평가하는게 맞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라며 "삼성생명은 위험보험료는 연간 5조원 수준으로 보험료 예실차는 1000억원 미만으로 확률적으로는 0.2%다. 예실차가 0에 가깝게 최선의 추정을 해서 부채를 평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