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신혜주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4년도 국정감사 일반증인 및 참고인 출석 요구(안)'을 의결했다. 김민철 사장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 관련 증인으로 출석 요구 명단에 올랐다.
김민철 사장은 올해 만 60세로 '순혈 두산맨'이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주)두산에 입사해 약 3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6년 상무 승진 후 경영관리와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2011년 전무로 승진해 2017년까지 사업부문에서 경영전략을 맡았다. 2018년 1월 (주)두산 지주부문 CFO(최고재무책임자)에 올랐으며, 그해 3월 대표이사(부사장)로 선임됐다. 2020년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올해 3월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그의 임기는 오는 2027년 3월까지다. 김 사장은 현재 두산 주식 724주를 가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으로 약 1억2272만원 어치다.
김 사장은 과거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CFO로서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선 인물로 평가받는다. 계열사 자산 매각으로 두산그룹이 재기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했다.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8500억원, 두산솔루스 6986억원, 두산타워 800억원 등 매각에 관여했다. 두산건설은 더제니홀딩스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그 결과 2019년 341.19%였던 두산중공업 부채비율(연결)은 ▲2020년 288.91% ▲2021년 208.51% ▲2022년 155.54% ▲2023년 152.41%로 내려가며 개선됐다.
김 사장은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안이 소액주주 권익을 침해했다는 지적에 대해 적극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를 분할합병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한 후,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에 합병한다. 이후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화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주식교환 비율로 1대 0.63을 제시해 소액주주 반발을 샀다. 두산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0.63주와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인데, 흑자기업인 두산밥캣이 적자기업 두산로보틱스보다 비율이 낮게 책정된 게 문제가 됐다.
금융당국도 양사가 시가총액으로 교환비율을 산정한 것에 의문을 표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광고보고 기사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시가 합병보단 공정가치를 평가하도록 하고, 불만이 있는 경우 사법적 규제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효율적 시장에선 시가가 가치를 반영하겠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다"며 "그럼에도 그룹에서 일방적으로 평가를 하게 하면, 시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정하다 보니 문제가 돼 차선으로 (현행법은) 시가로 평가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가를 기준으로 한다 해도 현행법상 할증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다양한 주주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지적에 대해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회사 매출과 이익 규모만을 근거로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 회사 가치는 과거와 현재 실적 외 미래 잠재성과 기술력 등 다양한 근거에 기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캇성철박 두산밥캣 대표는 "법에서도 상장법인 간 포괄적주식교환(합병 포함) 시 시가 대 시가로만 교환비율을 산정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은 철회된 상태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