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사진=손원태기자
12일 찾은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은 우리가 익히 알던 스타벅스의 느낌이 아니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동대입구역 중간 지점에 둥지를 튼 이곳은 주차장이 따로 없어 도보로 가야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장충동이라는 마을에 스며들어야 한다. 그 흔한 스타벅스 로고조차 보이지 않는다. 대문 앞에 명패처럼 조그맣게 걸려있을 뿐이었다.
스타벅스는 1960년대 지어진 옛 저택을 그대로 끌어왔다. 차고지는 양 벽면 가득히 기하학적 문양의 도형들로 빼곡하게 채워졌다. 그림은 원두 재배부터 수확, 로스팅을 거쳐 커피가 나오기까지 과정을 증강현실(AR)로 담았다. 층고가 낮아 아지트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장충라운지R점은 지하 1층과 지상 1~2층, 테라스 등 전체 180석 규모로 조성됐다. 옛 저택의 분위기를 살려 음료나 인테리어, 전시품으로 공간을 꾸몄다.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분위기도 주었다. 계단과 초인종, 벽난로, 조명 등은 1960년대의 것들로 추억 여행을 선사했다. 도심이 아닌 동네 중심부로 스며들어 아늑한 느낌마저 가득했다.
공간도 다양했다. 라운지, 뮤직룸, 테라스 등 콘셉트별로 7개의 독립된 방으로 나뉘었다. 1층과 연결된 야외 정원에는 도심에서 벗어난 휴식 공간으로 제격이다. 해외 스타벅스에만 있던 ‘믹솔로지 바’도 국내 최초로 들여왔다. 믹솔로지는 ‘Mix(섞다)’와 ‘Technology(기술)’을 합한 용어로, 주류에 다른 음료나 과일, 아이스크림 등의 재료를 조합해 선보인다. 흔히 칵테일로 알려진 그것이다.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믹솔로지 바. /사진=손원태기자
스타벅스는 또 기존 매장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새로운 메뉴를 공개했다. 스타벅스 리저브 에스프레소 샷에 초콜릿 파우더와 프렌치 바닐라 크림, 제주팔삭 셔벗을 곁들인 음료 3종을 한데 모았다. 기존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 있던 음료도 함께 마련돼 있다. 디저트, 브레드, 샌드위치, 믹솔로지 푸드 등 12종도 새롭게 출시했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블랙이글, 드리퍼 등과 같은 커피 추출 도구를 활용해 일반 매장과는 다른 차별화된 커피를 만나볼 수 있는 매장이다. 추출 방식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는 만큼 고객 취향에 따른 맞춤형 커피를 제공한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전국에 총 64곳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리저브 매장을 강화해 ‘스페셜 스토어’로 재편하고 있다.
스페셜 스토어는 리저브 매장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기존 리저브 매장이 스타벅스 일반 매장에서 ‘숍인숍’ 형태로 있었다면 이를 개조해 아예 리저브 매장으로만 꾸민 형태다. 다시 말해 이색적인 공간에 특별한 콘셉트로 매장을 꾸며 스타벅스만의 고급 커피를 맛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스타벅스는 지난해부터 이러한 리저브 매장의 재편을 추진 중이다.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차고지. /사진=손원태기자
스타벅스 관계자는 “장충라운지R점은 국내 리저브 도입 10주년을 맞아 준비한 매장으로 고객들이 스타벅스의 커피 헤리티지를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기획했다”며 “스타벅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콘셉트를 담은 매장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