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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청문회 D-3 쿠팡…개인정보 유출, 한미 갈등 변수로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20 14:52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美 기업 차별로
공정위 "쿠팡 영업정지 가능성 불분명"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 /사진제공=쿠팡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 /사진제공=쿠팡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촉발된 이번 사태가 한미 간 주요 현안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열리는 ‘쿠팡 청문회’에 출석하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영업정지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파장이 통상 이슈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국 행정부가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의 초점도 개인정보 유출에서 통상 갈등 이슈로 옮겨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오는 23일 쿠팡 청문회를 개최한다. 로저스 임시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자리에서는 한국 정부의 쿠팡 및 미국 기업 차별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개인정보 유출→미국 기업 차별, 이슈 전환

미 하원 법사위의 청문회 개최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미국 기업 차별’ 논쟁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애덤 패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에 출연해 “쿠팡 사안은 사실상 미국과 한국 간 지정학적 이슈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러는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1기와 바이든 행정부에서 NSC 한반도·몽골 담당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지난 몇 년간 한국이 디지털 영역에서 미국 기업을 불공정하게 겨냥하고 자국 기업에는 유리하게 대했다는 인식이 존재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의 조치를 문제 삼아 무역·관세 분야 대응에 나설 경우 한국이 상당한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쿠팡의 미국 투자자들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쿠팡 투자사 3곳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국제투자분쟁(ISDS) 절차에 추가로 참여했다. 이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쿠팡에 차별적이고 과도한 잣대를 적용해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의 주요 투자사인 그린오크스와 알티미터가 앞서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며 무역 구제 조치를 요청한 가운데, 에이브럼스 캐피털 등 자산운용사 3곳이 중재 절차에 추가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청문회가 쿠팡 사안에서 촉발됐지만, 과거 구글·넷플릭스 등과의 망 사용료 및 결제 시스템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공정위 “영업정지 불분명”, 한미 갈등 영향 미쳤나

민관 합동 조사단은 쿠팡에서 총 3386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본사는 유출 규모가 약 3300건 수준이라고 공시해 양측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경찰은 중국 국적 피의자 A씨에 대한 조사만 남겨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9일 국회에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공정위는 “개인정보 유출은 있었지만 도용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영업정지 가능성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소비자 정보 도용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거나 발생 우려가 있음에도 사업자가 피해 회복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영업정지 처분이 가능하다.

앞서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영업정지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지만, 유출 정보에 카드번호나 계좌번호 등 결제 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재산상 피해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영업정지 조치를 보류한 배경에 한미 간 긴장 고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이 한국의 미국 기업 차별 문제를 거론하며 관세 압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서다.

다만 공정위는 향후에도 정보 도용에 따른 소비자 재산 피해 가능성을 지속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경찰 조사에서 도용 사실이 확인될 경우 영업정지 여부를 다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이 개인정보 이슈를 넘어 플랫폼 규제와 외국계 기업 정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쿠팡 사례가 향후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대한 국내 규제 논의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미국이 ‘자국 기업 차별’ 프레임을 공식화할 경우 통상 마찰로 비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미국 측 문제 제기 수위와 국내 조사 결과에 따라 쿠팡 사태의 파장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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