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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두산에너빌리티, 회사채 발행 연기…지배구조 개편 무리수에 '신뢰 흔들'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8-30 13:41 최종수정 : 2024-11-05 19:06

에너빌리티∙밥캣∙로보틱스, 시총 4조7000억 증발

두산그룹 주요계열사 시가총액 변화./출처=한국거래소

두산그룹 주요계열사 시가총액 변화./출처=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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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회사채 발행을 연기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잡음이 지속된 탓이다. 주력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시가총액은 합산 기준 4조7000억원 규모가 증발했다. 시장 반발을 잠재우더라도 불거진 ‘신뢰’ 문제가 향후 자금조달 혹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진행 예정이었던 회사채 수요예측을 잠정 연기했다. 최근 두산그룹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은 탓이다. 관련 내용에 대해 투자자들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 주식을 보유한 투자부문(두산밥캣 지분 46%)을 인적분할하고 이를 두산로보틱스가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또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잔여지분(54%)에 대해 포괄적 주식교환∙이전 방식으로 공개매수 이후 두산밥캣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최종적으로 두산밥캣은 상장 폐지된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비율은 1대 0.63이다. 이 과정에서 두산밥캣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그룹 내 알짜 기업인 두산밥캣 주식 대비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가 기준으로도 두산로보틱스 주식은 두산밥캣 주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웠다.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이 발표되자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시총은 급락하기 시작했다. 두산그룹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온기 가득했던 회사채...채권투자자도 '싸늘'

두산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두산에너빌리티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을 떼어내면서 7000억원이 넘는 차입금이 이관되면서 총 1조2000억원 규모 순차입금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등급과 채권가치에는 두산밥캣을 기반으로 한 담보가치 등이 녹아 있다. 반면, 지배구조 개편 시 밥캣으로부터 배당수익은 사라지게 된다. 그간 흑자와 적자를 오갔던 두산에너빌리티의 손익을 일부 상쇄해 주는 역할을 한 요인 중 하나가 두산밥캣이다. 신평사들이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이유다.

지난 2월 두산에너빌리티는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48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인했다. 발행금리는 개별민평금리 평균 대비 무려 100b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그 결과 1000억원으로 증액발행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난항을 겪었던 당시와 비교하면 환골탈태 수준이다. 원자력 산업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 환경도 회사채 발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지만 채권투자자는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담보가치를 중시한다. 이 과정에서 두산밥캣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회사채 발행을 연기한 것과 지배구조 개편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 금감원이 사업 개편에 대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것은 시장 혼선을 정리하는 목적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주와 채권자 입장에선 이번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시장 반발이 크다는 점은 물론 향후 이러한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룹 신용도와 직결되는 ‘신뢰’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크레딧 시장에서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며 “이번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나 채권자 입장에서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산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가 위기를 극복하고 부활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의 냉랭한 반응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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