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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구조조정” 수렁에 빠진 명품플랫폼…쿠팡이 산 파페치 전략은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5-28 17:00

캐치패션 서비스 종료·머스트잇 구조조정
명품플랫폼 시장 악화…글로벌 경기침체 등 영향
파페치 인수한 쿠팡 "최우선 과제는 파페치 안정화"

지난 3월 서비스를 종료한 캐치패션. 캐치패션은 한화갤러리아 출신 이우창 대표가 설립한 명품플랫폼. /사진제공=캐치패션

지난 3월 서비스를 종료한 캐치패션. 캐치패션은 한화갤러리아 출신 이우창 대표가 설립한 명품플랫폼. /사진제공=캐치패션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한때 잘나가던 명품플랫폼이 수렁에 빠졌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명품수요가 감소하면서다. 자연스레 경쟁력이 떨어진 명품플랫폼들은 투자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조정과 폐업 수순까지 밟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6500억을 들여 세계 1위 명품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한 쿠팡의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이 최근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줄이기 위해 현재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1년 창업한 1세대 명품플랫폼의 구조조정이라 업계에 전해지는 충격은 더 크다.

배우 조인성을 모델로 앞세워 인지도를 올렸던 캐치패션은 지난 3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고질적인 적자 구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금 유치가 무산된 탓이다. 캐치패션은 한화갤러리아 출신의 이우창 대표가 설립한 것으로 ‘가품논란 원천 차단’을 콘셉트로 했다. 병행수입, 구매대행 없이 명품 프랜드 공식 유통 채널과 정식 파트너십을 맺고 100% 명품만 취급하는 특색을 내세웠지만 큰 경쟁력이 되진 못했다.

현재 머스트잇과 트렌비, 발란의 적자는 지속되고 있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트렌비와 발란의 영업손실은 각각 32억원, 100억원이다. 3사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 손실폭을 줄여나가고는 있으나 장기적인 성장 동력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세계 명품플랫폼 1위 파페치를 인수한 쿠팡의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명품플랫폼 업계는 쿠팡이 시총 30조까지 갔던 파페치를 6500억원에 인수한 것은 명품플랫폼 시장의 어려움을 증명했다고 봤다. 이런 이유로 다른 명품 플랫폼의 가치까지 하락하며 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쿠팡에게 파페치 인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명품 부문 강화 전략도 있겠지만, 최근 수요가 높아진 K-패션의 세계화 무대로 사용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와 동시에 파페치의 소싱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기업가치 상승에도 긍정적일 것이란 증권가 전망도 있다.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쿠팡 의장은 파페치를 인수하면서 “파페치는 명품 분야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온라인 럭셔리가 명품 리테일의 미래임을 보여주는 변혁의 주체였다”며 “앞으로 파페치는 비상장사로 안정적이고 신중한 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브랜드에 대한 고품격 경험을 제공하는데 다시 한번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범석 의장이 이끄는 쿠팡이 지난해 유료 멤버십 가입자수 1100만을 돌파했다. /사진제공=쿠팡

김범석 의장이 이끄는 쿠팡이 지난해 유료 멤버십 가입자수 1100만을 돌파했다. /사진제공=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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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치는 1400여개 명품 브랜드를 글로벌 190개국 이상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고급 명품 브랜드는 물론 오프화이트, 팜 엔젤스 등 유명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뉴가즈 그룹’도 보유하고 있다. 뉴가즈 그룹 브랜드는 전 세계 20대 초중반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우영미, 송지오, 로우클래식 등이 파페치에 입점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파페치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폭이 넓고, 공략할 수 있는 대상도 넓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쿠팡은 이런 파페치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K-패션의 해외진출 무대로 삼는 동시에 명품 판매를 통한 거래액 확대로 기업가치 상승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한국 파페치의 명품 소싱 네트워크는 한국 이커머스 기업들보다 우수한 만큼 쿠팡이 파페치의 소싱 네트워크를 활용해 명품을 직매입-> 판매(한국,혹은 대만까지)하게 되면 이는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K-패션의 해외 수요는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온라인몰의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규모는 39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여기서 외국인들이 한국 이커머스를 통해 구입하는 주상품군은 1위 화장품(2471억원), 2위가 의류 등 패션상품(771억원)을 차지했다. 패션은 1년 새 규모가 42% 증가했다.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다만 올해 1분기 쿠팡은 파페치 인수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만 했다.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62억원(1억677만달러) 61% 감소했다. 나타났다. 파페치 실적이 1분기부터 반영된 영향이다.

파페치를 제외하면 쿠팡의 실적은 제법 견조하다. 파페치의 1분기 매출(3825억원)을 제외한 쿠팡 1분기 매출은 9조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성장했다. 쿠팡에 따르면 파페치로 인한 손실은 세금을 제외하고 1501억원(1억1300만달러), 조정 에비타(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 손실은 411억원(3100만달러)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번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파페치 장기 전략에 대해 “지금의 최우선 과제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준과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파페치를 안정화하는 것”이라며 “연말에는 조정 에비타 흑자에 가까운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중장기 전략은 중요 이정표에 도달한 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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