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인물로 보는 화폐전쟁-트럼프] ③트럼프가 탄소중립에 반대하는 이유?

김창익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 2024-01-02 20:16

김창익 칼럼니스트 : 서울경제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부국장/돈세이돈 대표, 저서: 월저바보(월스트리트저널 바로보기)

김창익 칼럼니스트 : 서울경제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부국장/돈세이돈 대표, 저서: 월저바보(월스트리트저널 바로보기)

화폐전쟁은 기축통화란 절대반지를 둘러싼 쟁탈전이다. 두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영국의 파운드화가 미국 달러에 반지를 내줬다. 1970년대 초 베트남 전쟁 후 달러는 금태환의 사슬을 벗고 석유를 새로운 짝으로 맞으며 명실상부 절대권력을 획득했다. 종이와 잉크만 있으면 돈이 되는 마법이 가능해진 것이다.

문제는 지난 50년간 미국이 절대반지의 권능을 남발했다는 점이다. 찍어낸 국채가 33조 달러에 달하면서 달
러도 많이 찍으면 인플레이션이란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세상이 알게 됐다. 50살이 넘어 노화가 진행되는 달러 패권의 자리를 중국 위안화가 위협하고 나서면서 독수리와 팬더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달러에 대한 대안으로 탄생한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인정받으며 또 다른 전선을 만들고 있다. 달러는 절대반지를 빼앗으려는 위안화와 절대반지 자체를 파괴하려는 비트코인을 상대로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재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 나한드라 모디 인도 총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화폐전쟁을 벌이는 주역들이다.

또 다른 전장에선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가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화폐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전쟁은 역사상 전례 없던 일이다.

트럼프가 탄소중립에 반대하는 이유?

탄소경제도 본질은 화폐전쟁이다.

탄소경제는 겉으로는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것이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돈을 내고 탄소를 배출하라는 뜻이다.

중국과 인도, 심지어 우리나라도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들어가는 돈이 탄소배출권을 사서 탄소를 배출하는 것보다 많이 든다. 결국 기업들은 우선은 탄소배출권을 사서 굴뚝 연기를 배출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고 이는 곧 유럽에서 배출권을 수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쪽을 택하면 지멘스 등 유럽 기업들로부터 태양열 집광판이나 풍력 발전 터빈 등의 주요 설비를 수입해야 한다. 탄소경제는 이래저래 유럽 기업들의 수출을 늘리는 시스템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가 2017년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한 일 중의 하나가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고 이란 핵합의를 깨는 것이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한 주요 성과들을 제로베이스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트럼프는 언뜻 보면 달러 패권에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재선에만 관심이 있는 듯 보이지만 그의 행보는 결국 미국의 패권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파리기후협약은 유럽 주도의 탄소제로경제를 의미한다. 화폐전쟁의 왕좌인 기축통화는 1970년 대 이후부터 특정 원자재를 살 수 있는 특정 통화를 의미했다. 석유를 사려면 달러를 사야하는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기축통화 달러의 원동력이다.

탄소제로경제에서는 탄소배출권이 필수 원자재인 셈이다. 산업혁명 이후 공장을 돌리려면 석탄이 필요했고 2차 대전 이후부터는 석유가 석탄을 대체하는 경제 시스템이 구축됐다. 지금은 공장을 돌리려면 탄소배출권을 사야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는 시기다. 파리기후협약으로 대변되는 유럽식 탄소제로경제 체제의 구축이 완성되면 전세계 기업들은 공장을 돌리기 위해 유로를 사야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 것은 통화 패권의 왕좌를 달러가 유로에 내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다음 세대로부터의 비난을 감수하고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트럼프의 행보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 것은 곧 기후 문제를 외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이는 곧 차세대 유권자들에게 '나는 너희들이 숨쉴 수 있는 지구를 물려주는 것 따위엔 관심이 없어'란 말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20년 1월21일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기후 대응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20년 1월21일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기후 대응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실제 학교출석도 거부하며 기성세대들에게 기후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스웨덴의 한 소녀로부터 트럼프는 실랄한 비판을 받았다. 아이를 상대로 싸울수도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을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기축통화 패권은 100년 전까지는 줄곧 유럽의 차지였다. 스페인이 무적함대를 앞세워 기축통화국이 됐고, 네덜란드가 동인도회사를 지원하면서 기축통화 패권을 쥐었다. 이후 영국이 해가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하면서 금 보관증서인 파운드화를 기축통화로 만들었다.

1차대전이 상황을 변화시켰다. 전비 마련에 금을 미국에 팔아버린 영국은 미국 참전의 대가로 기축통화 왕좌의 열쇠를 미국에 넘겼다. 이른바 브레튼우즈 체제다. 달러를 일정량의 금과의 교환을 보증하는 기축통화로 만들어준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달러를 너무 많이 찍어냈고 베트남전을 계기로 부도를 냈다는 점이다. 프랑스 드골 대통령이 미국 채권을 가져가도 더이상 금으로 바꿀 수 없다는 점을 눈치채고 닉슨 대통령에게 금고문을 열어서 보여달라고 요구하면서 미국이 달러 디폴트 선언을 해버렸다.

달러는 막대한 통화팽창에도 기축통화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대체 수단이 필요했고,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무장관의 활약으로 만들어진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바로 달러를 무한대로 찍어낼 수 있는 현재의 모습이다. 부도선언이나 다름없던 금태환 중지가 오히려 달려 패권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페트로달러 시스템엔 한가지 태생적 한계가 있다. 자유무역을 엔진으로 하는 이 시스템은 미국의 재정-무역적자를 필연적으로 확대시킨다. 미국은 이 문제를 힘으로 해결해 왔다. 대표적인 게 1985년 미국 뉴욕 프라자 호텔에서 사인된 프라자 합의다. 일본과 독일 통화의 인위적 절상을 강제했던 합의로,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일본과 독일이 패권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결과를 낳았다.

[인물로 보는 화폐전쟁-트럼프] ③트럼프가 탄소중립에 반대하는 이유?이미지 확대보기
이후에도 유럽은 미국으로부터 기축통화 패권을 되찾아오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 결과가 바로 유로의 결성과 유로화의 발행이다. 프랑스와 독일 경제를 쌍두마차로 유로경제는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이 될 수 있었고 그 덕에 유로화는 출범 3년만인 2002년 급기야 달러보다 가치가 큰 화폐로 부상했다.

2002년 3월20일 아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을 잡겠다고 이라크를 침공한 건 화폐전쟁 때문이라는 시각도 이같은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2002년 3월 전후 배럴당 20달러 선이었던 국제 유가는 이라크 전쟁 후인 2004년 12월 160달러 선까지 치솟는다. 석유를 100%로 수입하던 프랑스와 독일 경제는 고유가 폭탄을 맞고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유로화가 결국 달러에 무릎을 꿇게 된 이유다.

이라크 전쟁으로 달러 패권의 수성에 성공한 미국은 이제 기후위기로 교묘히 포장된 탄소중립이란 미사일을 상대해야 한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공약을 담은 ‘아젠다47’에서 이와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가입한 파리기후협약을 다시 탈퇴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에 대한 지원도 중단할 계획이다. 트럼프는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이 비용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김창익 칼럼니스트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정승회 코람코 대표, 리츠 넘어 개발·데이터센터로 확대 경영…‘종합 투자 플랫폼’ 승부 코람코자산신탁이 투자와 개발, 신탁을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금융회사로 체질을 바꾸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정승회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가 투자 전문성을 앞세워 리츠 중심의 사업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대형 개발과 기업 부동산 유동화, 데이터센터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장하면서 시작됐다.정 대표는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 등에서 투자 업무를 담당한 뒤 2015년 코람코에 합류했다. 이후 리츠사업본부장과 리츠부문장 등을 거치며 코람코의 리츠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탠 이물이다.최근 코람코가 보여주는 성장세는 정 대표의 투자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코람코는 ▲리츠 ▲부동산펀드 ▲부동산신탁을 통해 약 62 2 국책銀 지방이전,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에 농협 직원들이 모였다. 농협중앙회와 주요 계열사의 지방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열린 집회였다. 불과 2주 뒤인 지난 11일에는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 도로가 다시 사람들로 찼다.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지방 이전 반대 공동집회를 열었다.두 집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안정된 직장을 가진 금융공기업 직원들이 자신들의 생활권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외면한다는 비판도 있다.실제로 지역소멸을 막고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 어느 정도의 사회적 비 3 돈 모이는 홍콩, 돈 불리는 싱가포르…한국은? 코스피가 한때 8000이라는 상징적 고지를 밟았다. 증권사 창구와 ETF 시장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개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참여도 일상이 됐다.그러나 축포를 터뜨리기 전에 물어볼 것이 있다. “그래서 한국 자본시장은 무엇을 가장 잘하는가?”주가지수가 9000, 1만을 찍는 것과 자본시장이 국가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숫자가 커졌다고 시장의 근육까지 단단해진 것은 아니다.아시아를 보면 더욱 선명하다. 홍콩은 돈을 모으고, 싱가포르는 돈을 관리하고, 대만은 돈을 산업으로 연결했다.세 곳의 모델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돈과 사람, 정보와 기업을 국경 너머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산업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