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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해상풍력발전 24시간 모니터링…AI로 고장 예측 [두산에너빌 제주 WPC 가보니]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03 05:00 최종수정 : 2026-03-03 09:08

국내 최초 전국 단위 풍력발전 관제
전국 80기·280MW 실시간 감시제어
독자개발 플랫폼 ‘윈드랭크’ AI 분석
급성장 해상풍력 시장 공략 본격화

▲ 두산에너빌리티 윈드파워센터(WPC) 전경

▲ 두산에너빌리티 윈드파워센터(WPC) 전경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4년 83기가와트(GW)에서 오는 2034년 441GW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2030년까지 연간 4GW 해상풍력을 보급할 수 있는 에너지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상풍력은 육상 대비 발전 효율이 높지만, 바다 한가운데 위치해 접근성과 유지·보수(O&M)가 까다롭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운전 및 O&M 기술이 필요하다.

국내 최초 전국 단위 풍력 발전기를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한 두산에너빌리티 윈드파워센터(WPC)와 그 관제를 받는 탐라해상풍력단지에서 한국의 해상풍력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최초 통합 지원 센터

지난달 26일 제주공항에서 차로 20분가량 달려 제주시 오라동에 도착했다. 세련된 디자인의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운영하는 WPC다. 두산에너빌리티와 O&M 계약을 맺은 전국 각지 풍력 발전기를 24시간 실시간 감시하고 제어하는 곳이다.

국내 풍력 제조사 가운데 전국 단위 원격 기술 통합 지원 센터를 구축한 것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처음이다.

지상 2층 규모 센터 내부는 지역적 특색을 살려 벽지 대신 현무암 등 제주도 고유 석재로 벽면을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센터 1층 오른쪽에 위치한 관제실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모니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재 WPC가 관리하는 풍력 발전기 총 설비용량은 280메가와트(MW) 규모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금까지 납품한 총 98기 가운데 80기가 이곳 관리 대상이다. 80기는 모두 장기 O&M 계약을 체결한 물량들이다. 나머지 18기는 발전소 내부에 위치하거나 실증 테스트용으로 운영되는 기종들로, 별도 O&M 계약을 맺지 않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재까지 구축한 풍력발전단지는 전국 총 18곳에 달한다. 이 중 WPC는 14곳에 대해 집중적으로 O&M 및 원격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주도는 전체 18곳 단지 가운데 탐라해상과 한림해상을 포함한 8곳 단지가 집중된 핵심 지역이다.

24시간 풍력발전 ‘디지털 거점’

관제실 대형 스크린 위로는 실시간 변화하는 숫자와 그래프, 각 단지 나셀(Nacelle·발전기 함체) 내부와 외부 상황을 비추는 CCTV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WPC 운영을 총괄하는 두산에너빌리티 풍력BG 풍력O&M기술팀 최인욱 센터장은 “이곳은 전국 각지 풍력 발전 현황을 24시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필요에 따라 원격 제어까지 수행한다”며 “두산에너빌리티가 독자 개발한 플랫폼 ‘윈드링크(WindLink)’를 기반으로 AI 분석 모델을 활용한 예측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화면에는 개별 발전기에서 송출되는 라이브 데이터가 실시간 업데이트되며 전국 모든 단지가 연계돼 있다”며 “각 발전기에 설치된 통신 IP 기반 CCTV를 통해 원격으로 현장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발전기 내부 제어 모듈인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를 언급하며 “원격으로 주요 파라미터를 조정해 터빈을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 WPC 1층 관제실 내부

▲ WPC 1층 관제실 내부

윈드링크는 이 모든 복잡한 데이터를 한 눈에 파악하게 해주는 핵심 도구다. 풍력발전단지를 통합 관리하는 원격 운영 플랫폼으로, 개별 터빈 데이터가 연결돼 있고 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윈드링크라는 플랫폼 안에 AI 기반 모델들이 연계돼 있다.

‘프리비전(Pre Vision)’은 수백 개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부품 과열이나 압력 이상을 감지한다. ‘두베스-WT(Dooves-WT)’는 터빈 진동을 진단해 회전체 상태를 예측한다. ‘스카다(SCADA)’는 단지별 현황을 세부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직접 제어한다.

운전 상태를 보여주는 대시보드에는 초록색, 하늘색, 빨간색 아이콘이 바쁘게 움직였다. 초록색은 정상 운전, 하늘색은 바람이 너무 적거나 강해 대기 중인 상태, 빨간색은 위험 알람이 뜬 상태를 의미한다.

모든 빨간색이 고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최 센터장은 “빨간색 알람이 뜨면 우선 해당 알람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제 현장 정비가 필요한 사안인지 혹은 원격 대응이 가능한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풍력 발전기는 자동 운전 시스템이라 갑작스러운 난류나 타워 진동이 감지될 때 자가보호 기제가 작동하며 알람을 띄우는 경우가 꽤 많다”며 “이런 경우 관제실에서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원격 리셋을 진행하는 등 최적의 운영 판단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최 센터장은 “AI 시스템이 없었다면 운영 인력들이 데이터를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AI가 핵심 지표들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다가 이상한 부분을 미리 알려준다”고 말했다.

센터 1층 왼쪽 끝에 마련된 홍보관에는 두산에너빌리티 풍력 발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영상과 홍보물이 전시돼 있다. LED 스크린에는 제주 바다 위에 솟은 해상풍력단지 영상이 나오고 있고, 그 옆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지금까지 구축한 전국 풍력 발전 현황판이 있다.

2층은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장 케이스를 검토하고 영업 활동을 지원하는 사무실이 배치돼 있다. 천장 형광등은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모양으로 WPC만의 정체성을 보여줬다.

▲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

▲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

바다 위 즐비한 ‘63빌딩’

WPC에서 차로 1시간 만에 도착한 제주 한경면 해안가. 신창항에서 약 1킬로미터(km) 떨어진 잔잔한 바다 위로 일렬로 줄지은 거대한 하얀 날개들이 나타났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이 지난 2017년 설치한 한국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발전단지인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한 터빈으로 만들어진 탐라해상풍력발전기는 해수면에서 약 100미터(m) 높이에 떠 있다. 블레이드 최상단까지 높이는 63빌딩과 맞먹는다. 해상풍력은 겨울에 연간 전력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만들어낸다.

2월 말 찾은 현장에서는 이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10기 발전기 블레이드가 모두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탐라해상풍력발전기 꼭대기에 위치한 나셀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옛 사명과 로고가 박혀 있었다.

제주 한경면 해안가를 따라 통창을 가진 대형 카페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된 이후 발전기가 관광 상품으로 활용되는 카페들이었다. 평일 오후 2시, 상업지구와 떨어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방문한 한 카페 주차장은 승용차로 가득했다. 내부 좌석은 해상풍력 발전기 ‘뷰’를 보러 온 사람들로 빈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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