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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시장’ 출신 이용섭의 부영행…건설 명가 재건·신뢰 회복 시험대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03 10:17

이용섭 부영 신임 회장./사진제공=AI 생성 이미지

이용섭 부영 신임 회장./사진제공=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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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부영그룹이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행정자치부 장관을 신임 회장으로 영입하며 경영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난 이희범 전 회장의 후임으로 낙점된 이용섭 신임 회장은 창업주 이중근 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끄는 ‘투톱 공동 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정책 이해도와 대외 네트워크를 갖춘 인사를 전면에 세워 위기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 정책 전문가 전면 배치…위기 대응 카드

부영그룹이 이 회장을 선택한 배경에는 부동산·건설 시장의 복합 위기가 자리한다. 고금리 기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분양시장 둔화가 겹치며 사업 리스크 관리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행정고시 14회 출신인 이 회장은 국세청장, 건설교통부 장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내며 세제·규제·지방행정 전반을 경험했다. 정부 정책의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특히 재임 시절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설계·추진한 경험은 ESG와 지역 상생을 강조하는 최근 경영 환경과 맞닿아 있다. 부영은 임대주택 중심의 사업 구조와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해 왔지만, 과거 오너 리스크로 기업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대외 신뢰도 회복은 이번 인사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다. 금융권과 공공 발주처와의 협력 관계를 안정화하고, 정책 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 민간 경영 문법 시험대…공동 경영의 변수

시장의 평가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관료 출신 전문경영인이 민간 기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행정 중심의 의사결정 방식이 수익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기업 문화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이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부영그룹이 쌓아온 건실한 토대 위에서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메시지보다 실행이다. 원가 관리 고도화, 분양 전략 재정비, 사업 리스크 분산 등 구체적인 경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상징적 인사’에 그쳤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이희범 전 회장이 맡아온 전문 경영인 역할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창업주 이중근 회장과의 공동 경영 체제다. 부영은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강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신임 회장이 대외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내부 혁신과 조직 개편까지 주도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디지털 전환과 수평적 조직문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조직 장악력과 현장과의 소통 역량 역시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 2026년 포트폴리오 재편…안정·선별 수주 중심

이용섭 체제에서 부영의 2026년 사업 방향은 '안정성 강화'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주력인 임대주택 사업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와 장기전세형 상품 비중을 늘려 현금 흐름을 안정화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분양 사업은 수도권과 광역시 핵심 입지 위주로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사업성 검증이 끝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무리한 지방 대규모 택지 개발은 자제하는 구조다.
해외 사업은 신규 확장보다 기존 진출 지역의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건설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단기 수주 확대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내실 다지기가 예상된다.

ESG와 연계한 사회공헌, 지역 상생형 개발 모델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지방 중소도시 정비사업이나 공공 인프라 개선 사업 참여를 통해 정책 친화적 이미지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다. 이 회장의 행정·정책 경험이 가장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과 광주시장을 거친 이력을 감안하면, 공공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부 기조에 부영이 발맞춰 나가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얼굴’ 아닌 ‘실체’로 증명할 시간

이용섭 회장의 영입은 부영그룹이 꺼내 든 변화 카드다. 관료 출신 리더가 민간 기업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정책 전문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장 감각과 실행력을 어떻게 증명하느냐가 관건이다. '정부 정책과의 조화 속에서 안정적 성장'이라는 구상이 실질적인 수익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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