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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정제마진에 호실적‧상승세였던 정유주… 유가 하락에 다시 울상?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3-11-29 05:47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주, 유가 따라 울고 웃어

9월까지 치솟던 정제마진, 최근 내림세 나타내

국내 정유 4사 올해 영업익 전망치도 좋지 않아

다만, 증권가 “내년 타이트 수급”… 반등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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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유가가 진정세를 나타내며 정제마진도 내림세로 전환됐다./사진=통로이미지 주식회사(대표 이철집)

최근 국제유가가 진정세를 나타내며 정제마진도 내림세로 전환됐다./사진=통로이미지 주식회사(대표 이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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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치솟던 정제마진에 호실적은 물론 상승세를 나타냈던 정유주가 유가 하락에 다시 울상으로 바뀌었다. 최근 국제유가가 진정세를 나타내며 정제마진도 내림세로 전환되면서다.

국내 정유 4사 올해 영업익 전망치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반등하던 주가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내년에도 수급이 타이트(Tight·수요가 공급보다 많은)할 것”이라며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겨울철에 따른 경유 수요 및 항공유 호조세가 상방 압력을 다시 부추길 것이란 긍정적 분석도 더해진다.

높은 정제마진에 실적 호조 나타냈던 정유 4사

올해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0달러(1만3060원)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정제설비 증설은 일 평균 160만배럴로 확인됐다. 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rorting Countries) 추정에 따르면 수요가 일 평균 240만배럴로 늘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정제마진이 고가를 유지한 것이다.

정제마진이란 정유사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 중 하나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와 운송비용 등을 뺀 금액을 뜻한다. 보통 5달러(6533원) 정도가 총수입과 총수입이 일치하는 손익분기점에 해당한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대표 한두희닫기한두희기사 모아보기) 투자분석가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 부족 문제가 해결됐음에도 등유, 경유 마진(Margin‧이윤)이 높았다”며 “이는 유럽 정제설비의 낮은 가동률과 러시아 수출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 판단했다.

이어서 그는 “특히 유럽 정유사 가동률은 3분기 마진 강세에도 80%대로 유지됐다”며 “이는 노후 설비 때문이기도 하지만,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던 원유를 중동‧미국‧북아프리카산으로 대체하면서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주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라 덧붙였다.

정제마진이 처음부터 높은 수준이었던 것은 아니다.

올 2분기(4~6월)까지만 하더라도 2~5달러 수준으로,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다.
그러다 7월부터 반등했다. 지난 3분기(7~9월)엔 평균 9.5달러(1만2412원) 수준을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에서 원유 생산이 줄며 공급 상황이 어려워진 데다 등유와 경유 수요가 개선된 영향이다. 또 OPEC와 OPEC에 속하지 않은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모두 감산하며 유가,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했다.

그 결과 국내 정유 4사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올 2분기까지만 하더라도 1조346억원 영업손실이었는데, 3분기 돼서 4조원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 ▲GS칼텍스(대표 이두희‧허세홍) ▲에쓰오일(대표 안와르에이알히즈아지) ▲HD현대오일뱅크(대표 주영민) 등 정유 4사 3분기 영업익은 2조99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총 1조원 이상 영업손실이 났던 직전 분기 대비 4조원가량 개선된 수준이다. 1년 전 1조3521억원과 비교하더라도 두 배 이상 불었다.

회사별로 보면 SK이노베이션이 1년 전보다 122.04% 오른 1조5631억원을 거두며 선두를 달렸다. 직전 2분기 대비론 흑자 전환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각각 1조2503억원, 8589억원을 나타내며 뒤를 이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익 증가 폭이 다소 줄며 319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 분기 대비론 783.9% 수익성이 개선됐다.

실적 개선과 더불어 주가도 급등했다. ‘실적 1위’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올해 초 15만원대였던 주가는 국제유가가 치솟기 시작한 7월 들어 21만원대까지 높아졌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의 주요 경영지표 추이./자료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의 주요 경영지표 추이./자료제공=SK이노베이션


정제마진 다시 내리자 주가도 ‘뚝’

좋았던 3분기를 뒤로하고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이 다시 하락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 자체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진 데다 석유 수요 등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유가가 내림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지적이 이어진다.

2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6.4달러(8358원)를 기록했다.

지난 9월 16.9달러(2만2071원)까지 치솟았던 복합 정제마진은 23일 기준 5.8달러(7575원)까지 내려앉으며 손익분기점 수준에 근접하게 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 분쟁으로 100달러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는 최근 진정세다.

현지 시각으로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New York Mercantile Exchange)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West Texas Intermediate) 1월 물 인도분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90%(0.68달러) 하락한 74.86달러(9만6944원)로 장을 마쳤다. 4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북해 브렌트 유 1월 물 가격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0.74%(0.60달러) 밀린 배럴당 79.98달러(10만3574원)로 집계됐다.

무력 충돌이 발발한 지난달 초에 비하면 각각 10%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OPEC와 OPEC+가 26일 예정됐던 추가 감산 회의를 30일로 미루면서 WTI 가격은 장중 한때 5%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국내 원유 수입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 9월 배럴당 평균 93.25달러(12만899원)에서 이달 셋째 주 82.8달러(10만7350원)까지 떨어졌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덩달아 6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국내 정유 4사 실적도 4분기 꺾일 가능성이 커졌다.

더군다나 2분기 정제마진이 바닥을 치며 일부 정유사의 경우, 적자를 기록하기도 한 만큼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대표 김군호‧이철순)에 의하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40.94% 쪼그라든 2조3136억원이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 영업익은 44.81% 축소된 1조8793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조원대 이익을 거둔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비슷한 규모 실적 감소가 추정되고 있다.

한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OPEC+ 감산 가능성에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유가와 정제마진이 여전히 과거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긴 하나, 3분기보다는 이익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 전했다.

유가가 정점을 찍고 내림세를 보이자 주가 역시 점점 낮아졌다. 지난 7월 21만원대까지 높아졌던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8일 기준 30% 이상 떨어진 14만13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흥구석유(대표 김상우) –30.81% △한국석유(대표 강승모‧김득보) –14.64% △한국ANKOR유전 –11.57% 등 국내 대표 정유주들은 최근 한 달 수익률이 마이너스(-) 상태에 놓였다.

같은 기간 미국의 ‘석유 공룡’이라 불리는 셰브론(Chevron‧대표 마이클 워스)과 엑슨모빌(ExxonMobil‧대표 대런 우즈) 등도 –10.9%, -5.8%씩 급락했다.

유가 및 복합정제마진과 석유제품별 마진 가격 추이./자료제공=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Petronet)·한화투자증권(대표 한두희) 리서치 센터(Research center·연구소)

유가 및 복합정제마진과 석유제품별 마진 가격 추이./자료제공=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Petronet)·한화투자증권(대표 한두희) 리서치 센터(Research center·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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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주, 반등 가능성은 없을까?

최근 내리는 정제마진에 정유주가 흔들리고 있지만, 반등 가능성을 내다보는 이들도 있다.

우선 정유업계에선 겨울철 난방유 수요가 늘기에 4분기(10~12월)에도 호실적이 이어진다고 기대한다. 지난달 정제마진이 10달러 안팎으로 내렸지만, 여전히 2분기 평균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OPEC+가 감산을 지속할 경우, 수요에 못 미치는 공급으로 국제유가가 계속 고공행진할 거라 본다.

미국의 씨티그룹(Citigroup Inc.‧대표 제인 프레이저)은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 유(Brent oil) 가격이 올해 배럴당 100달러(13만600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도 국제유가가 꺾이지 않을 거라 보고, 긍정적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 연구원은 “국제 유가는 타이트한 공급으로 높은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정제마진도 낮은 재고 속 겨울철 등에 따른 경유 수요 및 항공유 호조세로 상방 압력이 재차 확대될 것”이라 분석했다.

윤용식 투자분석가 역시 “2024년 역시 타이트한 수급이 계속되며 높은 마진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강세 이유에 관해 “내년 정제설비 증설 규모는 일 평균 170만배럴로, 수요 증가 규모인 일 평균 146만배럴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나, 정제설비 램프업(Ramp-up‧생산량 확대)에 1년까지도 소요됨을 고려하면 실제 공급은 이보다 작을 것”이라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론 ‘중국의 공급 감소’를 꼽았다.

윤 투자분석가는 “중국은 2025년까지 정제 처리능력을 일 평균 2000만배럴로 제한하고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소형 설비들을 폐쇄해나갈 것”이라며 “또한 우랄(Ural)유 가격 상승으로 올해와 같은 정제마진을 누릴 수 없어 가동률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투자의 대가들은 아예 미국 주요 석유 기업 주식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13일 제출한 3분기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에 따르면,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은 셰브론 주식을 약 34만주 사들였다. 올 상반기까지 석유 기업 비중을 줄이다 최근 다시 늘리는 모습이다.

‘오마하(Omaha)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 대가 워런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 회장도 옥시덴탈 페트롤리움(Occidental Petroleum‧대표 비키 홀러브), 셰브론 등 보유하던 정유주 종목 지분을 추가로 확대했다.

국제유가에 울고 웃었던 정유주.

추후 어떤 모습으로 투자자들을 울고 웃게 할까? 지속해서 지켜볼 대목이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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