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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골에서도 잘 팔리는 한국 소주 브랜드는...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3-10-30 00:00

하이트진로 김인규 K소주 신드롬
한국이 수출하는 주류 3분의 1 차지
세계 곳곳서 ‘과일 소주’에 열광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지난 8월말 일본 삿포로 비에이의 어느 한적한 마을. 무더위를 피해 작은 카페에 들어갔다. 술집을 겸하는 곳이었는데, 매대 한 편에 ‘자몽에 이슬’이 있었다. 이국 땅에서 우리 제품을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점원은 “관광객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도 종종 한국 소주를 찾는다”고 말했다. 조용하면서도 강한 K-소주의 저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 저력의 원천은 하이트진로다. 지난해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한국 맥주·소주 등 주류 수출액은 3979억원에 달한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약 1600억원대 소주를 수출한 것을 감안하면 하이트진로 소주가 국내 주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 정도 된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그 선봉에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있다. 1989년 하이트진로에 입사해 30여년간 하이트진로 내 인사와 마케팅, 경영기획, 영업 등을 두루 맡은 ‘하이트 맨’이다. 하이트진로 영업본부장과 부사장 등을 거쳐 2011년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하이트진로 지난해 매출은 2조4980억원으로, 그가 취임하기 이전인 2010년(7060억원)보다 3배 이상 성장했다. 김 사장은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변화와 혁신을 하면 살고 멈추거나 안주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라며 “진로와 참이슬 투 브랜드 전략과 공격적 영업 마케팅으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했다.

팬데믹 기간 글로벌 가정 시장 공략에 나선 김 사장은 현지인들 술잔을 소주로 채웠다. 참이슬을 중심으로 진로, 과일소주 등 선택지를 넓힌 것이 주효했다.

과일 소주는 미국, 동남아, 중국, 일본 등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다. ‘자몽에 이슬’, ‘청포도에 이슬’, ‘자두에 이슬’, ‘딸기에 이슬’, ‘복숭아에 이슬’ 다섯 종류다. 과일 소주는 하이트진로 전체 소주 수출액 절반을 차지한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소주 수출액이 2020년 7486만달러에서 2021년 1억200만달러, 2022년 1억2000만달러로 매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영국 유명 증류주 전문 매체 ‘드렁크 인터내셔널’은 ‘진로(JINRO)’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로 추켜세웠다.

지난해 참이슬 등 소주 제품이 세계에서 1억 상자 이상 팔렸기 때문이다. 진로 수출국 대상 해외 현지인 음용 비율도 2016년 30.6%에서 2020년 68.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김 사장은 K-소주 전략으로 네 가지를 구사했다. ∆미국·중화권을 중심으로 한 과일 소주 판매 ∆해외 현지 소매점 입점 확대 ∆해외 온라인을 활용한 브랜드 홍보 ∆트렌드에 맞는 마케팅 활동 등이다.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야구팀(MLB) LA 다저스를 12년째 후원해오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메이저리그 축구(MLS)팀인 뉴욕 레드불스와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복싱 챔피언 한국계 복서 브랜던 리 후원도 맡으며,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미국 채널에서 토탈 와인 134개 매장, 베르모 169개 매장, 스펙스 200개 매장, 코스트코 17개 매장, 타깃 15개 매장에 입점한 상태다.

동남아권에서 하이트진로는 한류 열풍 속 K-소주를 적극 알리고 있다. 올해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류 페스티벌 ‘KCON 2023 THAILAND’ 후원사로 참가해 현지인 대상 소주 음용 기회를 마련했다. 또한 진로 전용 부스를 설치해 과일 소주 5종도 선보였다.

태국은 지난 5년간 소주 수출량이 연평균 약 12%를 기록한 시장이다. 현지에서도 참이슬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에 그룹 첫 해외 생산 공장 건립에도 나섰다.

중국에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약 30% 약진하며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중국 여성 소비자들이 과일 소주에 열광하면서 2018년부터 중국 내 하이트진로 소주 판매량이 연평균 41%씩 급성장했다. 과일 소주는 작년까지 매해 103%씩 팔려나갔다.

그 결과 하이트진로 중국 소주 매출에서 과일 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14%에서 2021년 60%로 확대됐다. 하이트진로는 중국 전체 매출에서 현지 소매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74%에 이르는 만큼 가정 시장을 더욱 공략한다.

일본은 한국처럼 하이트진로 현지 마케팅이 집중되는 곳이다. 일본 상반기 소주 매출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대비 약 37% 증가했다. 코로나 기간 오히려 소주 판매량이 더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는 제품 리뉴얼과 현지화 전략이 있다.

지난해 9월 하이트진로는 43년 만에 진로를 새롭게 리뉴얼했다. 여과 과정에 사용되는 활성 대나무숯을 이전보다 1.5배 늘려 깔끔한 맛을 강화했다. 대나무숯은 소주 잡미와 불순물을 제거해준다. 제품 패키지도 초록색에서 투명으로 바꾸고, 라벨은 노란색에서 흰색으로 갈아입었다.

한국 드라마를 패러디한 TV 광고도 띄우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치마카이 캠페인’을 벌여 온라인 콘텐츠로 브랜드 체험 기회를 늘렸다. 일본 현지 방송인들이 출연해 여러 주류 중 참이슬을 체험해보는 콘텐츠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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