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동안 9곳의 대형 증권사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됐다. 증권사 대형화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 기업금융 활성화,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첫 발을 뗐던 종투사는 IB(투자금융) 부문에서 대체로 양적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B의 대형화가 무엇보다도 급선무이며, 글로벌 성장 엔진을 가속화할 유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종투사 제도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를 대상으로 하며, 기업 신용공여 업무,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업무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종투사 가운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로 ‘한국형 골드만삭스’ 육성을 목표로 했던 초대형IB에 2017년 11월 5곳(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이 지정됐다.
초대형 IB 중 4곳, 즉 한국투자증권(2017년 11월)을 시작으로, NH투자증권(2018년 5월), KB증권(2019년 5월), 미래에셋증권(2021년 5월)이 차례로 단기금융 업무 인가를 받고 발행어음 사업이 허용됐다. 발행어음은 만기 1년 이내 단기 어음으로,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발행할 수 있는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개별 증권사 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

특히 미래에셋은 국내에서 가장 큰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1분기 해외사업 관련 환산손익이 증가했고,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늘어나며 자기자본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

국내에서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까지 자기자본 8조원대 증권사가 두 곳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업무를 수행하는 증권사는 없다.
다만 추가 발행어음 인가를 노리는 초대형 IB는 추가되고 있다. 특히 하나증권(대표 강성묵)의 경우, 오는 2023년 3분기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신청할 계획을 세웠다. 하나증권은 2023년 1분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5조9271억원 규모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IB 면모를 갖추고 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강자인 키움증권(대표 황현순)도 자기자본(2023년 3월말 별도 기준 4조2278억원) 규모에서 ‘4조 클럽’을 충족하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IB 비즈니스와 밸런싱(균형)이 가능한 수익구조 고도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의 경우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성과가 모두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종투사 제도 정비 관련해서는 외환제도 개편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9곳 종투사 증권사 모두가 기업과 국민 불문하고 대고객 모두 대상으로 일반환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4조원 이상 자기자본을 갖춘 종투사가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받은 경우 기업을 대상으로만 예외적,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일반 환전이 확대된 것이다.
순자본비율(NCR, Net Capital Ratio) 위험값 전면 재검토도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연내 종투사 해외법인의 기업 신용공여에 대한 NCR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해외법인 기업 신용공여도 모기업인 종투사와 동일한 위험값으로, 거래 상대방 신용등급에 따라 차등화된 위험값(1.6%~32%)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금투업계는 “자본규제 완화를 통해 M&A(인수합병)를 활용한 해외진출 확대와 해외법인 경쟁력이 증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한 임원은 “IB는 자본력의 싸움으로 대형화가 필요하다”며 “금융투자업 역할이 많이 있지만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을 하면서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게 은행 제1금융권과 차별화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