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점 메이크업포에버 매장에서 뷰티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객 모습. 사진제공 = 롯데백화점
그동안 5월 최대 매출은 800억원대 후반 정도였다. 엔데믹 전환으로 소비자들 외부 활동이 잦아진 영향과 함께 대대적 매장 리뉴얼과 뷰티 관련 서비스 론칭, 신규 브랜드 입점 등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대표 정준호)에 따르면 지난 5월 롯데백화점 뷰티 매출은 업계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뷰티군에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향수 등이 포함돼 있다. 1000억원 매출은 ‘역대 최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마스크를 벗으면서 화장품 수요가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이전에 구매했던 상품들 사용기한이 지나는 등 화장품을 새로 구매하는 수요가 많은 게 영향을 끼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이런 호기를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았다. 일찌감치 엔데믹 시대를 예상했다.
지난 2021년, 아직 끝이 보이지 않았던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대대적 리뉴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점은 1층과 지하1층, 총 2개 층을 국내 최대 규모 ‘뷰티관’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점 뷰티관 리뉴얼은 사실상 코로나19 이전부터 장기적으로 계획한 것”이라며 “뷰티 부문(현재 뷰티&액세서리 부문)을 포함해 유관 부서 함께 진행했는데, 현재도 리뉴얼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 리뉴얼된 향수 매장 전경. 사진제공 = 롯데백화점
특히 MZ세대 소비자들 발길을 이끌기 위해 ‘탬버린즈’ ‘샬롯틸버리’ ‘V&A’ 등과 같은 라이징 브랜드와 ‘버버리 뷰티’ ‘구찌 뷰티’ 등 럭셔리 브랜드 등을 소개했다.
또 지난 5월에는 일본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면세점에서만 살 수 있는 일본 에스테틱 브랜드 ‘폴라(POLA)’를 국내 론칭했다. 폴라의 국내 첫 매장 오픈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국내 최대 규모 뷰티관으로 리뉴얼한 만큼 ‘폴라’를 알리는 데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폴라는 뛰어난 품질로 국내에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뒀지만 면세점과 직구 외에는 살 수 없어 ‘면세점 필수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브랜드다.
이 외에도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소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친환경’ ‘클린 뷰티’ 등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백화점 최초로 ‘리필 전용 스테이션’을 들였다.
이는 뷰티 브랜드 ‘록시땅’과 ‘키엘’ 매장에서 리필 전용 보틀을 마련해 각 브랜드 베스트셀러 아이템들을 필요한 만큼만 담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번 구매한 용기는 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데다 여러 번 반복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독려한다.
또 MZ세대 소비자들의 ‘스몰럭셔리’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니치 향수 브랜드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잠실 에비뉴엘에 ‘니치향수존’을 별도로 설치했고, 이후 20개가 넘는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본점에는 프랑스 하이엔드 니치퍼퓸 브랜드 ‘메모’를 비롯해 ‘엑스니힐로’ ‘메종쥬’ 등 총 8개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도 추가해 ‘향지순례’ 성지로 거듭나기 위해 공을 들였다. 덕분에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전체 향수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실제 니치향수는 고마진 상품인 만큼 백화점 실적에도 높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백화점 업계 성적표만 봐도 희비가 갈린다. 올해 1분기 롯데백화점은 매출 7960억원, 영업이익 1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21.1% 각각 성장한 호실적을 거뒀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4.2% 증가한 매출에도 영업이익은 1103억원을 기록하며 9.2% 감소했고, 현대백화점 또한 매출 5727억원, 영업이익 952억원으로 매출은 5.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7.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최근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역시 다양한 니치향수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무료로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는 ‘뷰티살롱’ 예약 서비스도 인기다.

▲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에 리뉴얼된 크리드 매장 모습. 사진제공 = 롯데백화점
‘뷰티살롱’은 프리 오픈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월 프리 오픈을 진행한 결과 접수 3일 만에 1000명 선착순 인원이 모여 조기 마감 됐다. 4월엔 7000여명, 5월엔 1만 5000여명이 서비스를 신청했다.
이처럼 롯데백화점은 단순히 뷰티 제품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소비자들 발길을 이끌었다. 엔데믹 전환으로 외부 활동이 잦아진 만큼 오프라인으로 이끌 수 있는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시너지를 내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국내 최다 점포를 보유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롯데백화점은 위탁점을 포함해 백화점만 33개에 달한다.
아웃렛과 쇼핑몰까지 더하면 점포수는 60개나 된다. 천안아산점(위탁점)을 포함해 13개 점포를 운영 중인 신세계백화점, 16개 점포를 갖고 있는 현대백화점 등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셈이다.
덕분에 올 1분기 롯데백화점 뷰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5% 신장했다. 특히 ‘노 마스크’로 수요가 많았던 색조 화장품이 30% 이상 증가하는 등 실적을 이끌었다.
롯데백화점은 뷰티군 경쟁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뷰티살롱’과 같은 오프라인 서비스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뷰티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차별화 서비스가 중요하다”라며 “고객에게 프라이빗한 프리미엄 서비스가 차별화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