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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증권…증권가 새 먹거리 될까? 한때 광풍에 그칠까? [토큰 증권 파헤치기 ①]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3-03-13 00:00 최종수정 : 2023-04-03 10:00

증권가, 토큰 증권 플랫폼 구축 사활
“규제 넘어 혁신 위한 ‘청사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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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증권…증권가 새 먹거리 될까? 한때 광풍에 그칠까? [토큰 증권 파헤치기 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최근 토큰 증권(ST·Security Token)이 자본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은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중점으로 빠르게 토큰 증권 제도화를 추진하는 현 상황에 발맞춰 증권업계, 디지털 자산 업계, 당국,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별로 토큰 증권을 바라보는 시각을 4회 시리즈로 담는다. <편집자 주>

(1) 토큰 증권…증권가 새 먹거리 될까? 한때 광풍에 그칠까?

(2) 디지털 자산 업계, 토큰 증권 바라보는 두 시각
(3) 토큰 증권 열기에 당국 고민도 커져
(4) 토큰 증권, 투기 아닌 ‘투자자산’으로 자리 잡아야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 국정과제인 ‘디지털 자산 인프라(Infrastructure·사회적 생산 기반) 및 규율체계 구축’ 일환으로 도입된 토큰 증권이 증권가 새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리테일(Retail·개인 금융)에 강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토큰 증권 관련 협의체를 꾸리고,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서는 중이다. 블록체인(Blockchain·분산원장) 업체와 맞손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2년~3년 전 비트코인(BTC·Bitcoin) 광풍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이수영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자본시장국 자본시장과 과장은 지난달 ‘토큰 증권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 기자간담회에서 “토큰 증권은 기본적으로 증권 계약을 담는 그릇”이라며 “코인 시장 열풍과 맞물려 (사람들이) 토큰 증권을 엄청난 투자 기회라고 오해하진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연 토큰 증권은 증권가 새 먹거리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광풍에 그칠까?

떨어진 돌도 투자하는 시대 열리나?
토큰 증권은 증권성 있는 권리를 전자화된 토큰(Token·특정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가상 자산) 형태로 발행하는 걸 말한다.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활용해 디지털화한 것으로, 실물 증권·전자 증권에 이은 새로운 발행 형태다. 복수의 노드(Node·관리 주체)가 비슷한 책임을 나눠 갖는 관리 주체가 되며, 전자 증권법 개정이 이뤄지면 분산원장도 공적 장부가 된다. 한 마디로 ‘탈중앙화’(Decentraliztation) 기반의 증권이다.

속성은 주식이나 채권과 같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에 주식·채권과 마찬가지로 기업에 대한 법적 소유권을 가질 수 있으며, 기업이나 블록체인(Blockchain·분산원장) 플랫폼이 낸 수익 또는 자산 일부를 배당받는 것 역시 가능하다. 이 모든 건 ‘자본시장법’ 틀 안에서 적용된다.
토큰 증권은 탈중앙화 기반인 데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기에 자금조달이 비교적 쉽고, 부동산·예술품·골동품·한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이 감히 엄두 내기 어려운 비싼 가격의 자산을 조각으로 쪼개 소액 투자하는 게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인지 우스갯소리로 ‘토큰 증권 시장이 성장하면 떨어진 돌에도 투자하는 시대가 열린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국내 증권가는 토큰 증권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플랫폼 구축, 관련 업체와의 업무협약(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등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리테일(Retail·개인 금융)에 강점을 보이는 증권사가 치고 나간다.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 있어서다.

개인 고객 수가 많은 키움증권(대표 황현순)이나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등은 활발히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에 대응 중이다.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이나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등도 금융지주의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 행보에 발맞춰 토큰 증권 플랫폼 구축에 여력을 쏟고 있다.

시장 전망은 밝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원장 신진영) 선임연구위원이 지난해 9월 ‘증권형 토큰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향’ 의견수렴 세미나(Seminar·연수회)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작년 7월 기준 전 세계에 발행된 토큰 증권 시가총액은 약 179억달러(23조원)이며, 연평균 성장률(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은 59%에 달한다. 현재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도 토큰 증권에 공모 규제 등 기존 증권 규제를 적용 중이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 연구원은 “토큰 증권 시장이 앞으로 1년~2년간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아니지만, 자본시장 혁신 가능성은 분명하다”며 “단기적으론 증권사들의 마케팅 방식으로 활용되면서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MTS·Mobile Trading System)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Monthly Active Users)를 늘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 관측했다.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 금융투자협회장도 최근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서 회장은 6일 열린 ‘제6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民·黨·政) 간담회’ 축사를 통해 “토큰 증권이 빨리 제도화돼 자리 잡으면 증권 발행 및 유통이 효율화될 것”이라며 “거래 자산 종류도 실물 자산뿐 아니라 다양한 무형자산으로 확대돼 비정형 증권, 기타 투자계약 증권까지 무궁무진한 확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려도 나와… “비트코인 광풍 떠올라”
장밋빛 전망에 대다수 증권사가 토큰 증권 관련 사업을 시작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우려도 제기된다. 비트코인이나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 광풍 때와 같이 정책 속도에 비해 너무 기대감만 끓어오른 상황이란 지적이다.

한때 원화로 1억원을 돌파할 거라는 얘기가 돌던 비트코인은 현재 3000만원 선을 기웃거리고 있다. NFT 역시 지난해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상 자산 업계 겨울)를 맞으며 수익률이 급감했다. 아직 미래 가치를 보고 관련 사업은 꾸준히 나오는 중이지만, 처음만큼의 투자 열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토큰 증권의 꽃이라 인식되는 ‘조각 투자’ 사업도 마찬가지다. 가장 널리 알려진 국내 조각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대표 정현경·김지수)의 경우, 지난해 4월 기준 누적 거래 규모가 3715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유가증권시장(KOSPI) 시가총액 100위권 수준이다. 음원이 있는 한 사업 유지는 가능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당 음원을 찾는 사람이 줄어 투자 상품으로서 음악 저작권이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밖에도 부동산 실물경기 침체 속 부동산 조각 투자 사업을 영위하는 카사코리아(대표 예창완)나 루센트블록(대표 허세영) 등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달리며, 미술품 조각 투자 사업 중인 서울옥션블루(대표 이정봉) 또한 매각 일정 등을 알 수 없는 ‘깜깜이 투자’ 등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대중으로부터 자금조달)이나 마이데이터(Mydata·본인 신용 정보 관리업) 등도 금융당국에서 혁신 방향을 가지고 과감한 지원에 나섰고 각 금융사가 ‘새로운 먹거리’라 인식하고 뛰어들었지만, 결국 그런 분위기는 식고 말았다”며 “토큰 증권도 엄청난 혁신 바람을 일으킬 것처럼 얘기되는데 아이폰이나 챗GPT와 같이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산업 성장이 아닌 정책으로 미는 사업은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 평했다.

키움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대표 이승효)을 이용하면서 주식 등에 투자하는 31세 이명호(가명·남) 씨는 “토큰 증권, 조각 투자 등의 용어가 생소한데 펀더멘털(Fundamental·기초자산) 등 어떤 가치를 보고 투자할지 아직 막연하게만 느껴진다”며 “비트코인 광풍 당시 금융 사기 사례나 작년에 있었던 루나(LUNA)·테라USD(UST) 사례 등을 보면서 디지털 자산 투자는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토큰 증권이 이와 뭐가 다른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 시장과 충분히 소통해 전자 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단 계획이다. 현재 금융위,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한국예탁결제원(사장 이순호) 등 주요 기관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금감원은 가상 자산 증권성 판단 지원을 위한 임시 조직(TF·Task Force)을 꾸렸으며, 예탁원은 ‘토큰 증권 협의회’를 구성한 상태다. 토큰 증권이 증권가의 새 먹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당국의 핸들링(Handling·조종)에 관심이 쏠린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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