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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면 ‘은행주’ 뜰 줄 알았는데… 카카오뱅크 주가 왜 폭락하나?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2-10-14 17:02 최종수정 : 2022-10-17 14:17

최근 은행주 주가도 썩 좋지 않은 상황 이어져

카뱅,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 높단 지적 나와

주요 은행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차별점 희석

계열사 ‘쪼개기 상장’ 논란도 주가 하락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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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장./사진=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장./사진=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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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금리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은행주’가 뜰 줄 알았습니다. 특히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Daniel)는 디지털 플랫폼을 바탕으로 성장세가 가파를 것이라 내다봤는데, 최근 주가를 보면 답이 안 나옵니다.”

직장 생활 5년 차인 사회 초년생 A 씨(30세)는 지난해 화려한 ‘금융권 메기’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인터넷전문은행 1호 ‘카카오뱅크’ 주식을 들고 올해 들어 연일 눈물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연초 대비 70%에 달하는 하락률은 더 이상의 희망이 있나 싶을 정도로 A 씨를 답답하게 만든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은행주가 뜬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은행주를 추천한 뉴스를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A 씨와 같이 ‘금리 공포’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 더 큰 공포가 시장을 지배한다. 주가 폭락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대부분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자산 증식을 원하는 ‘주린이’(주식+어린이) 수는 급증했는데 최근 상황은 정반대로 펼쳐지고 있다.

물가 상승세를 잡고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가 통화 긴축 정책을 강하게 펴며 한국은행(총재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도 이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올리는 중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통해 연 2.50%였던 기준금리를 3.00%로 인상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를 줄이고,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함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 A 씨 생각대로 은행주가 주목받는 게 일반적이다. 은행은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로 수익을 남기는데,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대출 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 남길 수 있는 마진(Margin·원가-판매가 차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 상승과 덩달아 예금 금리도 오르기 때문에 은행에 자금을 맡기는 이들도 많아져 자금도 대거 확보하게 된다. 전날 한국은행(총재 이창용)이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45조4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6조4000억원 불었다. 이는 8월 증가액(8조7000억원)의 4배 이상 규모다. 특히 정기예금이 32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20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반면, 투자 상품을 취급하는 자산운용사의 수신액은 지난 한 달간 12조4000억원 줄었다. 단기 자금을 굴리는 머니마켓펀드(MMF·Money Market Fund)에서 10조9000억원이 급감했다. 채권형 및 주식형 펀드도 각각 2조3000억원, 3조1000억원 돈이 빠져나갔다. 연 5%에 육박하는 예금 금리 상품이 늘면서 은행으로 돈이 쏠리는 ‘역(逆) 머니 무브’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은행주 인기의 또 다른 이유는 ‘배당금’이다. 현금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주기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점이 투자자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대표 이영창·김상태) 투자분석가(Analyst)는 이날 관련 보고서를 내고 “투자자들이 배당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주식이란 자산 군 내에서 변동성이 비교적 낮기 때문”이라며 “현재 주가 하락으로 은행주들의 배당 배당수익률이 6~9%에 육박하고 있어 은행주 배당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배당 종목으로 BNK금융지주(회장 김지완닫기김지완기사 모아보기)와 JB금융지주(회장 김기홍닫기김기홍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등을 꼽았다.

그런데 최근 은행주 주가는 썩 좋지 않다.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는 전 달 대비 10.51% 떨어진 상태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무려 16.76% 낮아진 4만6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과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도 1년 전에 비해 각각 10.05%, 14.87%, 3.81% 하락한 상태다.

신한지주가 1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등 금융지주가 주주 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환경이 안 따라주는 모양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취약계층 차주에 대한 우려도 커져 무작정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경기 불황 우려가 확대하며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도 많아졌다.

거기다 ‘킹 달러’라 불릴 만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돌파하면서 외국인의 은행주 매도세를 부추겼다. 이달 중 주요 금융지주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배당금 규모도 줄어들 가능성까지 존재한다.

최정욱 하나증권(대표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 투자분석가는 “시기적으로 연말에 배당 투자 시즌이 도래하고 신한지주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은 분명 우호적 요인이지만, 의미 있는 반등은 금융시장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닫기최병철기사 모아보기) 투자분석가 역시 “은행의 경상 이익 성장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등의 영향으로 비은행 및 비이자 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세적으로 반등 여지는 크지 않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는 특히 주가 하락 폭이 더 심하다. 1년 전에 비해 70.39% 떨어진 1만원대를 찍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럴까?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 Book Value Ratio)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가를 선정할 당시에도 이러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는데, 아직도 고평가 논란이 발목을 잡는 듯하다.

카카오뱅크의 자기자본이익률(ROE‧Return On Equity)은 5.01%다. 금융지주 평균인 10.27%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PBR은 1.53배다. 금융지주 평균인 0.34배의 5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국내 은행주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점도 있긴 하지만, 주요 은행과 경쟁하는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기반이란 이유로 5배가량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충분히 의문점을 가질 수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거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렇다 할 혁신안을 내지 못하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수요 약화와 다른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내려면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혁신이 이뤄져야 하는데,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며 차별점이 점점 희석되고 있단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은행장 서호성닫기서호성기사 모아보기), 토스뱅크(대표 홍민택)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디지털 기술에 기반해 크게 주목받았지만 기존 금융사가 위협을 느낄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진 않은 상황”이라며 “오히려 성장주로 취급돼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하락 폭도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 배경엔 계열사 영향도 있다. ‘쪼개기 상장’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게임즈(대표 조계현)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11월 카카오게임즈 자회사로 편입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합류하고 개발한 첫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큰 인기를 얻으며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한 장외 주식거래 시장 코스닥(KOSDAQ) 상장을 추진했었다. 예상 시가총액만 최대 4조5000억원 규모로 점쳐졌다.

하지만, 이 소식은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쪼개기 상장’을 하게 되면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4월 자본시장연구원(원장 신진영)이 주최한 ‘주식시장 공정성 제고를 위한 과제: 물적분할과 스톡옵션을 중심으로’ 정책 세미나에서 “모든 물적분할이 부정적 효과가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지배주주 사익추구 도구로 물적분할 남용을 방지하는 게 물적분할 대책의 핵심”이라며 “자회사를 상장한 뒤 모회사 기업가치는 유의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모자 기업 동시상장은 기업가치 측면에서 부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다행히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Lionheart Studio·대표 김재영) 상장 계획을 철회했단 소식을 알리면서 전 거래일 대비 9.44%(3300원) 오른 3만8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게임즈 주가 상승은 그룹사 카카오(대표 남궁훈‧홍은택) 8.67% 증가를 포함해 카카오뱅크 +5.74%, 카카오페이(대표 신원근) +4.94% 오름세로 이어졌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주가 관리를 경영진의 최우선 과제로 삼을 방침이다. 지난 7일 윤 대표는 ‘주주분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사과 입장을 전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공시 규정상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2022년 회계결산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법규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주주환원 정책 실행을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의 성과평가 항목(KPI‧Key Performance Indicator)에 카카오뱅크 주가에 기반한 평가 비중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신뢰와 성원을 바탕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성장을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2017년 화려하게 금융권에 등장해 이제는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어느덧 6살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6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 성장했고, 고객 수는 2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로부터 ‘본인 확인 기관’에 지정돼 인증 서비스 사업도 본격 진출하려 한다. 이달 중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를 출시 계획도 갖고 있다.

과연 카카오뱅크의 지금 주가 폭락은 과도한 것일까? 적정선을 찾아가는 것일까? 카카오뱅크 주주들은 오늘도 불안한 마음을 움켜쥐고 주식 창을 들여다본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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