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25bp 추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닫기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달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상단 기준 한미 금리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해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다.
한국 기준금리가 이번 인상으로 미국의 상단 기준인 2.50%로 맞춰졌지만 미 연준이 다음달 자이언트 스텝을 추가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한미 간 기준금리가 재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이 4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였지만 조달시장에는 선반영되어 조달금리에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채권발행도 높은 금리지만 원활하게 발행되고 있어 주요 대형 금융사들은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해나가고 있으나 중소형사들은 채권발행마저 어려워 유동성 리스크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24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4.514%를 기록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초 2.420%로 시작하여 지난 6월 17일에는 4.517%를 기록한 이후 다소 하락했으나 이달에는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채 ‘A+’ 3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5.076%로 5%대를 돌파했으며 여전채 ‘A-’ 3년물 금리의 경우 6.082%로 지난 6월에 6%를 돌파한 이후 다시 6%대로 재진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 상승도 문제지만 채권 발행 자체가 되지 않아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하반기 우려와 다르게 채권 발행이 이뤄지고 있다”며 “다만 기준금리 선반영으로 높은 금리로 발행돼 장기적으로 순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요 카드사가 발행하는 채권 비중을 보면 1년 이하가 30%를, 2년물도 30%를, 3년물이 40%를 차지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카드채 발행 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최근 카드사들은 CP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에서도 장기 CP를 선호하는 측면이 있어 장기 CP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상반기까지 큰 변동이 없었던 카드론 금리가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카드론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오히려 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의 경우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해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조달금리와 시장금리 차이가 줄어들어 카드업권 전반적으로 취급액을 많이 늘리지 않고 고신용자 중심으로 카드론을 취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중소형 캐피탈사의 경우 상반기까지 앞서 조달했던 채권이나 기존 내부 자금을 통해 영업을 해왔으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비우호적인 자금조달 환경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소형 캐피탈사는 지난해 6월부터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며, 최근 채권 조달 목표조차 달성하기 어려운 조달시장 환경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달금리 인상이 예상 범위 내에서 이뤄지면서 이번 금리 인상도 직접적인 여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금리가 대출금리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것과 달리 기준금리는 즉각 반영될 수 있어 여전사 대출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업계 관계자는 “다만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는 가운데 현재 금리 구간 이상을 넘어가면서 업권 전반적으로 힘들어지게 돼 내년은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채권 만기도 짧아지면서 채권 만기를 어떻게 분산하는지도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