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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현실화' LG생활건강, 어닝 쇼크에 주가 흔들…'밸류업' 승부수

손원태 기자

tellme@

기사입력 : 2025-08-01 15:20 최종수정 : 2025-08-01 15:42

LG생활건강, 내수·중국 침체로 2분기 역성장
면세점 부진으로 '더후' 위축…美·日로 '돌파'
트럼프 '관세 리스크' 위협에 하반기도 불안
임기 1년 이정애, '배당·자사주 소각'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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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광화문 사옥.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광화문 사옥. /사진=LG생활건강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LG생활건강 이정애닫기이정애기사 모아보기 대표가 임기 1년을 앞두고,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일 위기에 놓였다. LG그룹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여성 전문경영인(CEO)으로 기대를 모았던 터다. 하지만, 국내에서 내수 침체 장기화로 화장품과 음료 등의 사업이 타격을 입었고, 해외에서는 버팀목이었던 중국의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무엇보다도 LG생활건강의 하반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 LG생활건강은 다시 미국으로 방향을 틀면서 투자를 강화하고 있지만,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마저 도사리는 형국이다. LG생활건강 주가마저 속수무책으로 빠지면서 이정애 대표는 중간배당과 자사주 소각 카드를 빼들었다.

1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회사는 전년 1조7597억 원에서 8.8% 준 1조6049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1585억 원에서 65.4% 빠진 548억 원에 그쳤다. 순이익 역시 386억 원으로 64.0% 주저앉았다. 외형과 내실 모두 뒤로 밀려났다. 특히 LG생활건강의 주력 사업인 뷰티 부문 매출이 19.4% 줄어든 6046억 원에 멈추면서 역성장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에 LG생활건강 뷰티 사업은 163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구체적으로 올 2분기 국내 매출이 1조847억 원으로, 전년(1조2396억 원) 대비 12.5% 내려갔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실적 부담으로 이어진 가운데 특히 LG생활건강의 주력 채널이었던 면세점 부진의 영향이 컸다. 이에 LG생활건강 K-뷰티 럭셔리 라인인 더후의 화장품 매출 비중은 전년 53%에서 올해 48%로 줄어들었다. LG생활건강은 국내에서 코카-콜라의 생산과 유통도 맡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내수 침체 여파로 음료 수요가 감소하면서 2분기 매출이 전년 4786억 원에서 4.2% 떨어진 4583억 원에 멈췄다.

다만, 샴푸와 치약 등 생활용품 사업은 수출 전략을 펴면서 역성장을 피했다. 올해 2분기 LG생활건강 생활용품 매출은 전년 5312억 원보다 2.0% 오른 5420억 원을 기록했다. 구강케어 브랜드인 유시몰을 일본으로, 두피케어 브랜드인 닥터그루트를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실적을 뒷받침했다. 다만,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286억 원으로, 전년 308억 원 대비 5.3% 떨어졌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라인이자 한방화장품인 더후로 중국시장에 공들여왔다. 기존 면세점이나 백화점 일변도에서 벗어나 티몰과 도우인 같은 중국 이커머스 채널을 공략했다.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를 국내로 초청해 더후 생산공장과 연구소를 소개하는 등 바이럴 마케팅도 다졌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 회복이 더뎌지는 상황에다 저가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성장 동력이 꺾이면서 올 2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2018억 원에서 8.0% 빠진 1856억 원에 만족해야 했다.

이와 달리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성장세를 보였다. 북미 매출은 전년보다 6.4% 오른 1404억 원, 일본은 12.9% 상승한 1062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LG생활건강 해외 매출은 전년(5200억 원)과 비슷한 5201억 원을 내면서 가까스로 역성장을 비껴갔다. LG생활건강은 계속해서 더후와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을 통한 수출 다변화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더후의 산삼 성분을 담은 ‘환유 5세대’를 북미시장에 출시하고, 탈모 기능성 샴푸인 닥터그루트는 미국 아마존에 입점한다. 유시몰 역시 일본 이커머스인 큐텐을 통해 현지 마케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LG생활건강은 2분기 ‘어닝 쇼크’를 맞으면서 전방위적인 위기 상태에 놓였다. 특히 해외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높은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3027억 원으로, 전년(3조4884억 원) 대비 5.3% 떨어졌다. 국내 매출은 2조2466억 원으로 8.5% 줄었으나, 해외는 2.1% 뛴 1조561억 원으로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의 버팀목이었던 중국에서 매출이 6.0% 줄며 3903억 원에 그치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LG생활건강의 해외 매출에서 중국은 약 37.0%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에서의 실적 반등 없이는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앞으로의 상황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LG생활건강은 해외에서 중국과 베트남,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등 5곳에 생산공장을 뒀다. 국내에서는 청주에 화장품 공장을 마련했다. 미국에 공장이 없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K-뷰티 열기와 무관하게 찬물 세례를 받을 수 있다. 임기 1년을 앞둔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의 고심이 커지는 배경이다.

이 대표는 LG그룹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여성 CEO로, 사원에서 수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22년 12월 LG생활건강 대표직에 앉았고, 특유의 소통 리더십으로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2024년에는 성장을 키워드로 제시했고, 올해는 역성장 위협에 인수합병(M&A) 가능성까지 내보였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21년 매출 8조915억 원으로 실적 최대치를 찍은 후 2022년 7조1858억 원, 2023년 6조8048억 원, 2024년 6조8119억 원으로 내리막을 탔다. 엔데믹 이후 전쟁과 이상기후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저성장에 빠졌다. LG생활건강과 K-뷰티 양강 주자를 형성한 아모레퍼시픽이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인수하면서 실적 호조세를 이어온 점과 비교하면 뼈아프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1.1% 오른 1조50억 원을, 영업이익은 1673.4% 뛴 737억 원을 냈다.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은 코스알엑스가 아모레퍼시픽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실적이 날개를 단 것. 이에 아모레퍼시픽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14.4% 오른 4364억 원을 달성했다.

실적 부진과 함께 주가도 가라앉고 있다. 이날 LG생활건강 주가는 29만3000원으로, 전 거래일(31만6000원) 대비 7.28% 빠지면서 장을 마쳤다.

이정애 대표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밸류업’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중간배당과 자사주 소각 계획을 이행하면서 주가 부양에 나선다는 것이다. 중간배당은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1000원으로 결정했다. 총 배당금만 168억 원이다. 이달 18일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29일 배당금을 지급한다.

아울러 이 대표는 LG생활건강 자사주 소각에도 들어갔다. LG생활건강이 보유한 보통주 95만8412주 중 31만5738주(약 1015억 원)를 오는 14일 소각한다. 남은 자사주 역시 오는 2027년까지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사업의 성장과 M&A를 통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기업 가치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미래 성장을 위해 과거와 동일하게 M&A에 적극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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