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예정인 권모 씨(34)는 최근 들어 서울내 아파트를 사려던 생각을 그만뒀다. 아파트 값은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금리마저 높아지자 부담이 커진 탓이다.
그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아파트 값이 오르고 있었고 대출금리도 3%대를 유지하면서, 서울내 아파트를 사겠다는 목표로 돈을 모았지만, 현재는 5~6%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집값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아파트를 산다면, 하루하루가 힘들게 사는 가난뱅이가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전세로 2년마다 옮기기도 쉽지 않고, 상대적으로 값싼 가격에 장기 거주도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임대주택으로 들어가길 원한다”라며 “임대주택이 늘어나 마음 편안 신혼생활을 보내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14건이었다. 이 가운데 30대 이하 거래량은 24.8%(449건)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 기대와 부담되지 않은 대출 금리로 소위 ‘영끌’은 꾸준히 증가했다. 실제로 2020년 2월 36.3%로 처음 35%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 7월에는 44.8%까지 치솟았다. 다만 이 수치는 올해 5월 37.4%로 내려앉았고 이듬달에는 30% 선까지 무너졌다. 이같은 현상은 주택경기 침체로 집값 하락한다는 인식 확대와 금리 상승으로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매수세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의 내 집 마련도 급감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을 생애 최초 매수한 수는 3428명이다. 이 가운데 30대 이하는 1743명(54.0%)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인 3438명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 행복주택./ 사진제공=국토교통부
2030세대가 서울내 아파트 매수를 포기하고 눈을 돌린 곳은 임대주택이다.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2022년 2차 청년 매입임대주택' 청약에는 서울 263가구 모집에 2만6910명이 접수하면서 10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H가 전국 단위 청년매입임대주택 입주자를 정기 모집한 이후 최대 규모다.
국토부는 청년·신혼부부 등의 호응에 힘입어 연말까지 전국 101에서 총 2만6454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공공임대주택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으로 △시세 30% 이하로 공급되는 영구임대주택 △다양한 계층에게 공급되는 국민임대주택 △청년·신혼부부 등 청년층에게 주로 공급되는 행복주택 등으로 구분된다.
국토부는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는 총 48곳, 1만6977가구에 대한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이중 서울에는 516가구가 공급된다. 서울 강동천호1 행복주택(94가구)을 비롯한, 동탄2 신도시 행복주택(1500가구), 양주옥정 행복주택(1215가구) 등이 공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