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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미래는 앞이 아니라 뒤'라는 변양균식 발상

최용성 기자

cys@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7-20 08:48

변양균 대통령 경제고문 / 사진=위키피디아

변양균 대통령 경제고문 /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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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최용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 경제고문으로 위촉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수년 전 만난 적이 있다. ‘신정아 스캔들’ 이후 관료 생활을 정리하고 한 게임회사 계열 벤처투자사 회장으로 활동하던 때였다. 윤 대통령이 변 전 실장을 부르기로 마음 먹게 한 그의 책 '경제철학의 전환'이 출판되기 2년 전 무렵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 근간을 다뤘던 그였기에 이 정부의 경제고문을 맡았다는 소식은 뜬금없기도 했고 무척 참신한 인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날 만남은 점심을 함께 하며 보낸 한 시간여 자리였는데, 변 전 실장은 어떤 현상을 매우 독특하게 해석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간이 꽤 흐른 뒤라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것이었다.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다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됐다. 도대체 '미래'를 어떻게 볼 것인가. 사전적 의미로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때'를 말한다.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라고들 표현한다. 그런데 변 전 실장은 다르게 해석했다. 그는 미래가 앞에 있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미래는 뒤에 있다고 했다(나중에 알게 됐는데, 남미 인디언 속담에 비슷한 게 있다. 변 전 실장이 그 속담을 설명한 것인지, 자기 생각을 말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그가 말했다. 만일 미래가 앞에 있다면 보일 것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가까워지면서 더 분명하게 알게 될 텐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앞에 있다는 미래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추정할 뿐이다. 그는 미래가 뒤에 있는 게 맞는 표현이라고 했다. 그의 논리대로 라면 미래는 질주하는 열차의 역방향 좌석에 타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 역방향 좌석에서는 뒤에서 뭔가 다가온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 정체가 뭔지, 그리고 그게 어디쯤 와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미래도 이처럼 사람들 뒤에서 다가왔다가 앞으로 휙휙 지나가며 과거가 된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억지 같은데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다. 그의 이런 해석이 미래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어떤지는 따로 따져 봐야 하겠지만 미래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인 것만은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별난 발상을 좋아한다. 관행을 벗어난 일탈은 대체로 유익하고 유쾌하다. 변 전 실장이 지금도 이렇게 엉뚱한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바라건대, 그의 생각이 여전했으면 한다. 어찌됐든 그는 대통령에게 경제정책에 대한 조언을 하는 경제고문으로 활동하게 될 터이기 때문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전 정부 무능함을 질책했던 윤 대통령이다. 전 정권과 같은 맥락에 있는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정책 설계자였던 변 전 실장을 부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심화하는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기존 경제정책 라인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있다. 기존 경제팀과 거시경제를 바라보는 근본적 시각차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껏해야 변 전 실장은 '고문'일 뿐이다. 그의 시각이 현 정부 경제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진부한 경제정책에 대해 ‘미래는 앞이 아니라 뒤’라는 식의 기발한 반론을 펼치는 그의 활약상을 기대해 본다.

최용성 기자 cy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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