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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건설·부동산, 사이클의 재개 - 메리츠證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6-17 08:15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 건설업, Cycle 산업의 특징

일반적으로 Cycle 산업은 이익의 수준이 아니라, 변화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산업이다. P(가격)와 Q(물량)가 같이 증가하는 시점이 매수 타이밍이며, P와 Q가 하락하고, Cost가 증가하는 시점이 Cycle의 변곡점이다. 가격과 공급량, 원가의 세가지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Cycle 산업의 기업들은 실적 변동성이 매우 높다. 또한,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실적 개선 및 하락의 주기는 4~5년 이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후행적인 투자 판단이 가능하다. 시차와 성장률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으로 산업과 기업실적의 방향성은 동일하기 때문에 Valuation gap을 이용한 투자가 가능한 것이 Cycle 산업이다.

■ 건설산업의 순환: 오지 않는 봄은 없고, 지지 않는 꽃도 없다

건설산업은 순환적인 경기 민감 업종인데, 가격(P)이 물량(Q)을 결정하기 때문에 5~6년 주기로 반복되는 상승과 하강 Cycle이 나타난다. 가격 상승 국면이 지속되면 후행적 공급확대와 경쟁 심화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재고부담으로 공급이 감소하여 후행적 가격 반등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건설 업종은 ‘좋아지면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나빠지면 좋아질 시기를 고민’하는 투자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해외 플랜트 및 미분양 손실로 최악의 실적을 겪었던 침체 국면을 지나 2016년 이후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고, 2018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호황국면을 맞이하였다. 하지만 Cycle 산업에서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는 것은 이후 성장속도 둔화에 대한 우려 혹은 실적 둔화에 대한 걱정을 자극시키는데, 이를 증명하듯 2018년 이후 대형 건설업체의 주가와 Valuation은 꾸준히 하락하였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건설경기가 후퇴하거나 실적이 급격하게 하락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시가총액/영업이익 Valuation은 역사적 하단을 깨고 하락하였다.

■ Out of Cycle

저성장과 낮은 배당 성향, 부동산 규제 등 여러 요인이 Valuation 하락 요인으로 거론되는데, 대표적인 이유는 Cycle산업이 투자에 필요한 이유(타이밍, 변동성, 주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상승 국면에서의 분양물량 감소, 해외 부문 수익성 개선 과정에서 수주는 감소하는 등, ‘좋을 때 투자하고, 나쁠 때 투자를 줄인다’는 Cycle 산업의 기본 전략이 어그러졌다.
실제로 2018년 이후 대형 건설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7% 수준으로, 건설업종이 급등했던 2009년~2011년의 고점 6% 수준을 상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양물량과 해외 매출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대형 건설업체의 분기 매출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2018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가속화되었다. 매출 감소에 따른 부정적인 요인과 수익성 개선에 따른 긍정적인 요인이 상쇄되며 2018년~2020년 영업이익은 장기간 정체되었다. 그 결과, Cycle 산업의 이익 전망에 Cycle이 사라지는 기형적인 환경이 생겨났고, 변화가 사라진 섹터에 대한 반응은 낮은 Valuation과 무관심(Beta 하락)으로 돌아왔다.

■ Cycle이 사라진 세가지 원인

건설산업에서 Cycle이 사라진 데에는 세가지 원인이 있는데, 첫 번째는 전략의 문제, 두 번째는 환경의 문제, 그리고 세 번째는 규제의 문제이다.
먼저, 2008년~2013년 이후 기업의 영속성을 우려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악화된 이후,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성장보다는 수익성 개선 및 안정화에 초점을 두었다. Minimize 전략을 통해 불황국면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비용을 통제하였고, Specialize 전략을 통해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였다. 그 결과,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줄이며 Cycle 산업의 기본 전략이 깨졌다.
다음으로, P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공급을 줄인 이유는 원재료인 토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전체 토지 면적 중 주거지역은 2.5%에 불과한데, 도시지역에서 LH공사의 택지 분양이 감소하면서 대지의 희소성이 부각되었다. 민간 토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었으나 대규모 주택사업용 토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사업성 우려가 아닌 원재료 부족에 의해 주택 공급이 감소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규제가 강해지며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신규 토지 공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건설업체는 재건축/재개발 확대를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2018년 안전진단 허가 기준의 강화, 분양가 상한제 및 초과이익 환수 적용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는 사업장이 확대되었다. 특히, 2018년 2월 안전진단 규제 강화 이후 서울에서 오직 5개 단지만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안전진단 신규 허가를 받은 프로젝트가 급감하였다.
그 결과, 분양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분양 물량은 감소하였고, 2018년 이후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절대적인 수준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 Cycle – Restart

Cycle 산업에서 변화가 사라지며 수평 비행하는 시기를 지나, 정체되었던 Cycle이 재개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0년 10월 이후 대형건설업체의 주가가 상승하였고 2021년 YTD 수익률 및 전체 업종 내 상대 수익률이 개선되며, 중소형 건설업체 및 시멘트 등 착공 소재 중심 업체들로 확산되었다. 단순히 Valuation이 저평가 되어있다는 논리에서 공급물량 증가 및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된 것이다.

■ Cycle의 재개: 분양물량의 확대

2018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분양 계획 물량이 2021년 크게 증가하였고, 지난 2월 4일 발표한 3080+ 주택공급계획으로 정책의 기조가 규제에서 공급 확대로 돌아섰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던 중,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의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로 인해 서울지역에서 신규 허가를 받는 프로젝트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이후에는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토지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분양 물량 증가가 지속, 향후 연평균 40만호 초반 수준의 분양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Cycle의 재개: 유가 상승에 따른 시장의 확대

2014년 이후 크게 감소한 해외 수주는 2019년 개별 프로젝트의 발주 지연으로 지난 10년 중 최저 수준까지 급락했는데, 특히 중동 수주의 경우에는 2004~2005년 수준까지 하락하였다. 2020년에는 COVID19 및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연된 수주 인식 및 FEED-EPC 전환 프로젝트로 해외 수주가 증가하며 해외 신규 수주를 350억달러까지 회복하였다.
Multiple 확대를 위해서는 500억 달러 이상의 해외 신규 수주가 필요한데, 2020년 유가 하락과 감산이 동시에 진행되어 산유국의 재정 충격이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70달러 수준의 유가 회복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감소를 고려하면 재정수입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OPEC+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재정 악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2021년 5월 단계적 감산 완화를 발표, 정상적인 수준의 생산량까지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관건은 공급량 증가 속도보다 원유 수요 회복이 빨라서 유가가 유지되거나 추가로 상승할 수 있느냐에 대한 판단인데, 하반기 유가 상승 흐름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31일 미국 메모리얼 데이를 기점으로 휘발유 수요의 증가, 여름 여행 수요 증가로 인한 항공유 수요 확대로 수요량이 공급량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9월 카타르 일부 GAS 프로젝트 입찰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면서 하반기부터 유가가 상승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실적 개선에 따른 Valuation 상승

전략의 문제, 환경의 문제, 규제의 문제 등으로 무너졌던 Cycle이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GS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은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연3만호 이상의 분양물량을 계획하고 있으며, 3기 신도시 계획 및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에 따라 분양물량의 지속적인 증가 및 주택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또한, 2021년 유가 회복으로 내년으로 연기된 해외 프로젝트 발주 시기가 앞당겨지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 원유 수요 증가에 따른 유가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해외 발주시장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삼성 엔지니어링 등 국내 EPC 건설업체의 수익성 확대가 기대된다.
해외 발주 시장 개선과 공급물량 증가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경기순환(확장-호황-후퇴-침체)의 시작점이 될 것이며, 가격흐름에 대한 순환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실적 개선에 따라, 저평가되었던 Valuation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실적개선 기대감이 반영되었던 2018년 Valuation이 향후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

자료: 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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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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