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1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75원 내린 1,112.05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개장 이후 1,111원선까지 내려선 뒤 좁은 박스권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 초미의 관심이었던 미국의 지난 5월 CPI는 예상대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예상치(+0.5%)를 웃도는 결과다. 전월에는 0.8% 오른 바 있다. 전년 대비로도 5.0% 상승, 예상치(+4.7%)를 상회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정책 전환까지 끌어낼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고, 이에 위험자산이 주목받았다.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개장과 함께 숏포지션을 늘리며 달러/원 하락에 베팅했다.
코스피지수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달러/원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이달 10일까지 수출 호조 소식도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10일 수출액은 17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9%(50억2천만 달러) 급증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0억3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15억3천만 달러) 대비 32.6%가 늘었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3850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10% 떨어진 89.98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8억원어치와 1천12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 美 CPI 안도감에 수출 호조까지…숏 분위기 재개
미국의 CPI 발표 이후 긴축 우려가 완화되고, 반도체와 자동차 등 국내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가 확인되면서 서울환시 전반은 숏분위기가 지배하는 모습이다.
다만,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시장 수급 측면에서는 여전히 달러 수요에 대한 부담이 상존하는 상태다.
하지만 미 CPI를 대기하며 그간 포지션 설정을 미뤘던 역내외 참가자들은 이날 숏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CPI 결과 이후 긴축 우려가 완화되고, 국내 수출 호조로 달러 공급에 대한 기대로 환시 참가자들의 숏마인드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위험자산인 원화 역시 역외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달러/원은 장 후반까지 하락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1,110원대 초반 레벨 안착
오후 달러/원 환율은 1,110원선 주변에서 제한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원은 금융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타고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1,110원선 하향 이탈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고, 코스피지수 상승도 제한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상하이지수 하락에 따라 달러/위안 하락세도 멈춰선 상황이라 달러/원이 추가 하락 모멘텀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장중 상하이지수가 상승 반전하며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폭이 커진다면 달러/원의 1,110원선 진입 또는 하향 테스트가 있을 수 있겠으나, 역내외 참가자들이 숏포지션을 확대할지는 미지수다"면서 "하지만 달러 흐름이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달러/원의 1,110원선 초입 레벨 안착은 무난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