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0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1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05원 오른 1,132.5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과 동시에 위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자산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이 향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계획 논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연준의 테이퍼링 시사는 국내 주식시장과 달러/원에도 오롯이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도 개장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달러/원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역송금 수요도 흘러나오면서 달러/원은 한때 1,133.8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달러인덱스의 레벨 자체가 워낙 낮아진 데다, 고점 매도 성격의 업체 네고 물량이 늘면서 달러/원의 상승모멘텀도 점차 둔화되는 양상이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407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05% 떨어진 90.14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3천491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고 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38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중이다.
■ 역내외 포지션 설정도 제한
FOMC발 테이퍼링 우려에도 이들이 롱플레이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환시가 오랜만에 수급 균형을 되찾은 것도 이유가 있겠지만, 절대 달러인덱스 레벨을 고려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와 외국인 매도를 동반한 코스피지수 하락 등을 감안하면 달러/원의 하락 반전을 예단하긴 힘들어 보인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보다 646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현재 달러인덱스의 레벨을 고려한다면 달러/원 1,130원선 수준은 분명 가격 메리트가 있다"면서 "오늘 달러/원은 역내외 참가자들의 눈치 보기 속 장중 1,130원선 주변 좁은 박스권을 맴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1,130원대 안착 테스트 지속
오후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 안착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상승모멘텀은 오전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달러/원은 테이퍼링 우려 속 달러 강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으나, 역내외 참가자들이 달러 매수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중 하락 반전한 달러/원이 재차 하락 반전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수출 호조에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일본 주식시장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자산시장 내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미 주가지수선물도 내림세를 타면서 달러 매도 유인 역시 떨어지고 있어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매파적 연준 회의록 영향이 아시아 주식시장 조정으로 이어지면서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역내외 참가자들도 오후 들어 외국인 주식 순매도 기조가 꺾이지 않으면 결국 롱플레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