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가파르게 급증하면서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돼 미국채 금리는 1.5%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인도에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6일 연속 20만명을 상회한 데다 일본 도쿄도에선 일일 확진자가 711명을 기록하면서 3일만에 700명을 넘어섰다. 필리핀에서도 바이러스 2차 감염 우려가 커지는 등 바이러스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채 금리의 반등이 제약되면서 다시금 레벨 하단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 나스닥 1% 가까이 하락...美금리 1.56% 선으로 내려와
뉴욕 주가지수는 최근 급등에 따른 레벨 부담,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하락했다. 일본, 인도 등의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제재개방 수혜주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다우지수는 256.33포인트(0.75%) 낮아진 3만3,821.30, S&P500지수는 28.32포인트(0.68%) 내린 4,134.94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28.50포인트(0.92%) 하락한 1만3,786.2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7개가 약해졌다. 에너지주가 2.7%, 금융주는 1.8% 떨어졌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1.3%, 부동산주는 1.1% 각각 올랐다.
국제유가는 인도 등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자 하락했다. 자산시장 내 위험 회피 모드가 강해지면서 달러가 강해지면서 유가 하락을 지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94센트(1.5%) 낮아진 배럴당 62.4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48센트(0.7%) 내린 배럴당 66.57달러에 거래됐다.
주가와 유가의 하락을 보면서 채권가격은 상승했다. 금리는 다시 1.5%대 중반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최근 반등분 이상을 되돌렸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13bp 하락한 1.559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24bp 떨어진 2.255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1bp 하락한 0.1451%, 국채5년물은 3.39bp 떨어진 0.7936%를 나타냈다.
일부 지역의 가파른 코로나 재확산으로 달러화 가치가 높아졌다. 뉴욕 시간 오후 3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0.22% 상승한 91.27을 기록했다.
유로/달러는 0.08% 낮아진 1.2028달러, 파운드/달러는 0.38% 내린 1.393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08.14엔으로 보합을 나타냈다.
■ 美금리 40일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국내 금리 1.9%대 하락룸 테스트
20일 기록한 미국채 금리 1.5599%는 지난 3월 11일(1.5361%) 이후 40일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그간 미국채 금리는 1.7%대에서 헤지펀드의 숏커버, 일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저가매수 등으로 레벨을 낮췄으나 1.6% 아래 쪽에선 부담을 느껴왔다. 하지만 금리가 1.5%대 중반으로 내려오면서 금리 되돌림이 추가로 더 이어질지 관심이다.
국내 국고10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지난 3월 8일 2%대로 올라온 후 주로 2.0%대에서 등락했다.
최근 금리가 1%대 재진입을 노리는 과정에서 레벨 부담을 노출했다. 하지만 미국 금리가 단기적 박스 하단을 뚫어내고 하락룸을 테스트하고 있는 만큼 국내도 1.9%대에서 추가적으로 내려갈 룸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고10년 최종호가는 14일 1.99%, 19일 1.981%를 기록하면서 1%대에 진입했으나 2%와 거리를 벌리는 데 한계를 보인 바 있다. 다만 미국채 금리가 40일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만큼 국내시장에도 하락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금리 등락에 있어서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큰 영향을 미친 만큼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외국인은 19일 역대 최고에 해당하는 9,325계약의 10년선물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다음날인 20일엔 9,235계약을 대거 순매도해 사람들은 당황케 만들었다.
외국인의 연이은 대규모 선물 순매수와 순매도가 시장을 좌지우지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이날은 다시 어떻게 나올지 봐야 한다.
■ 코스피, 외국인 매수 흐름 속에 사상최고치 경신
전날 코스피지수는 종가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3,220.70에 거래를 마쳐 지난 1월 25일에 기록한 종가 최고치 3,208.99를 10p 이상 끌어올렸다.
최근 지수가 꾸준히 올라오는 데 기여한 매수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4월 들어 한국 주식 매수에 힘을 싣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 현재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조 9,33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3월 1조 2,406억원, 2월엔 2조 562억원을 순매도했으나 4월 들어 매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지수는 12일 1천선을 회복한 뒤 전날엔 1,031.88까지 레벨을 높였다.
코스닥은 12일 2000년 9월14일(1,020.70) 이후 20년 7개월만에 1천선 위로 올라온 바 있다. 이후 코스닥은 '네 자리수'를 한번도 내주지 않으면서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은 달러 약세 무드 속에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이뤄지고 있다.
국내 수출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기업 이익의 개선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익 전망이 상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마저 다시 국내 주식을 사들이면서 시장 분위기를 바꾼 것이다.
간밤 뉴욕 주가가 하락하긴 했지만 앞으로 미국 시장처럼 코스피시장도 '역사적 고점 경신 장세'를 이어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들도 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