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 칼럼) 이호승과 그밖의 인물들 (하)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4-07 10:44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자료: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모습...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자료: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모습...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계속)

■ 문재인 청와대 1호 정책실장..."불로소득주도 '나만' 성장"

문재인 정부 초대 정책실장인 장하성은 부동산 가격을 띄워 본인의 재산을 10억원 훌쩍 넘게 불렸다.

소득주도 성장이란 모토를 내걸었던 인물이지만, '불로소득 주도' 성장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그 대단한(!) 성과의 수혜는 본인이 가장 톡톡히 누렸다.

장 전 실장은 2018년 9월 5일 "모든 사람이 강남에 살 이유 없다. 내가 강남 살아봐서 아는데..."라고 하면서 많은 국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금수저 집안 출신 장하성의 '국민을 한 계급 아래로 보는' 발언 이후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마저 비난을 하기 일쑤였다.

그의 발언은 마치 "모두가 소고기 맛 볼 필요 없다. 내가 먹어봐서 아는데..."라고 하는 것과 진배 없었다.

그의 발언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강남에 살 자격이 있고 천한 것들은 지방에나 가서 살아란 말이냐라면서 분노했다.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하태경은 "모두가 부자일 필요 없다. 내가 부자라서 하는 말씀"이란 말과 똑같다는 발언이라고 정확한 해석을 달아주기도 했다.
장 전 실장은 현실을 도외시한 최저임금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강행했다가 양극화를 더욱 부추겼고, 부동산 폭등 정책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는 2020년 10월 법인카드로 서울 강남구 유흥업소에서 7,000만원을 결제해 교육부가 중징계를 요구한 고려대 교수 중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양극화에 분노하라며 목소리를 높이던 백면서생의 이중생활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설계자로 평가받던 사람은 자신의 욕망엔 충실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의 욕망에 대해선 이해가 없었다. 이러다보니 이런 사람이 경제학을 어떻게 공부했다는 말인가하고 의문을 표하는 사람마저 있을 정도였다.

■ 청와대 2호 정책실장, "수급원리 무시해 '나만' 성장"

노무현 정부 부동산 폭등의 일등공신 김수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부동산 정책'을 지휘하다가 다시 한번 말아 먹었다. 과거의 실패에서 배운 게 없는 사람이었다.

김 전 실장은 주택 공급을 죄악시하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수요, 공급의 원리를 분쇄하는 새로운 경제학 이론이 이땅에 적용된다고 생각한 것일까? 50점 받을 실력도 안되는 사람이 100점짜리 학생을 계도하는 꼴이었다는 평가를 한 사람조차 있었다.

김수현 전 실장은 '이해 상충의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정책적으로 재건축을 억제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보유한 과천 아파트는 무난히 절차를 밟았다.

경실련은 2017년 1월 9억원하던 김 실장의 아파트가 2019년 11월 19억4000만원으로 10억원 이상 올라 '불로소득의 주도성장의 진면목을 보여준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주변엔 김수현 전 실장의 '자체 업그레이드'를 기대하다가 당한 사람들도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실패의 경험이 문재인 정부에선 귀하게 쓰일 것이라고 본 사람들은 결국 자신들의 예상이 틀렸음을 인정했다.

김 실장의 이론은 발전된 게 없었으며,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무주택자들의 꿈을 꺾어 버렸다. 서울 시민 절반을 차지하는 무주택 가구들, 아파트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의 상당수를 '벼락거지'로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한 무주택자 지인은 이런 말을 했다.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을 꼽자면 단연 김수현입니다. 그 분이 노동을 이렇게까지 천시하는 악질 부르주아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사람들은 완전히 바보로 만들고 자신은 부동산으로 단단히 한몫 챙겼더군요. 그분 덕택에 졸지에 벼락거지가 됐습니다."

■ 청와대 3호 정책실장, "임대료 제대로 받아서 '나만' 성장"

이미 언급한 것처럼 김상조닫기김상조기사 모아보기 전 실장은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하는 임대차 3법 시행 이틀 전인 2020년 7월29일 자신이 소유한 서울 강남 청담동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14.1% 올리는 계약을 한 게 밝혀져 경질당했다.

우리 편이기만 하면 도덕의 잣대가 한없이 너그러운 문재인 대통령마저도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대통령이 '이 정도의 사소한 일'로 경질까지 하다니, 뭔가 다른 게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조국 사태 등을 볼 때 김 실장이 경질당하리라고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편에겐 한없이 인자한 대통령이 왜 이런 무리수를 뒀는지 지금도 미스터리입니다."

김 전 실장은 청백리의 표상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오랜 기간 '경제정의'를 위해 뛰었던 그에겐 30년된 낡은 가방이 검소한 씀씀이를 말해줬다.

김 실장의 청와대 인생은 물욕 없는 검소한 삶의 상징, 30년 된 낡은 가죽 가방과 함께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마저 그 가방을 어루만지며 '우리 김상조 선생'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작은(!) 사건 하나가 그를 물욕의 화신이자 쇼의 달인으로 기억하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청와대 1호, 2호, 3호 정책실장은 모두 참여연대 출신이었다. 권력을 감시해야 할 시민단체 출신들이 문재인 정부들어 가장 높은 자리들을 꿰찬 것부터 뭔가 미심쩍었다.

이들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시민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 '시민을 이용하는 단체'를 통해 권력의 최정상까지 올라간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김 실장의 친정인 참여연대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무너진 공직윤리까지 감안하면 김 실장의 사퇴는 당연한 일”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하지만 참여연대 회원으로 20년간 활동한 한 지인은 재작년에 이 시민단체를 탈회하면서 이런 소회를 남겼다.

"저런 단체를 20년간 후원하고 심적으로 지지했다니, 제가 참 어리석었습니다. 이런 괴물들을 만들어낸 시민 이용단체의 회원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 이 대목에서 빠지면 섭섭한 '흑석 김의겸 선생'

인터넷 공간에선 김의겸의 부동산 투자기법을 추종하는 사람이 그를 '흑석 김의겸 선생'이라고 부른다.

그 흑석 선생이 드디어 오마불망 그리던 금뱃지를 달았다.

이제 김 의원이 된 김의겸 선생은 김진애 전 의원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임하면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받았다.

김진애 전 의원이 왜 당선 가능성이 0%에 가까운 서울시장 출마 명문으로 그 좋은 자리를 내던졌는지도 아직도 의문이다. 이러다보니 둘 사이, 혹은 관련 인물들 간에 묵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남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승리를 위해 급조한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은 사실상 민주당과 자웅동체였다. 열린민주당이라는 그 이름도 기괴하지만, 그 당에서 국회의원 자리를 번갈아서 하는 행태 역시 을씨년스러웠다.

김의겸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 '공직자'가 되면 염치 따위는 버리고 권력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많은 사람들에게 사사한 정권의 선구자적인 인물이다.

2018년 3월 관보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18년 7월 25억 7천만원에 흑석동 상가주택을 매입한다. 흑석동 3번 출구에서 직선거리가 300미터가 채 안 되는 곳에 위치한 허름한 건물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규제 일변도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을 통해로 집값을 한껐 띄워놓았을 때 김 대변인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국민들에게 알리던 메신저였다.

그런 그가 "평생 전세로 살았다. 노부모 부양할 집이 필요했다"면서 자신의 역량 이상으로 지른 곳이 흑석동이었다.

세간에선 흑석9구역 상가건물이 재개발되면 시세차익이 10억원이 넘을 것이라면서 수근됐다. 더구나 은행의 아는 후배를 통해 10억원이나 대출을 받아서 산 것으로 알려지면서 흑석 선생의 '대출 기법'과 '과감한 베팅'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부동산 문제로 한시도 시끄럽지 않은 적이 없던 정부였지만, 청와대 사람들은 이런 부동산 붐을 즐겼다. 마치 나랏님들은 아랫 것들의 눈치 따위는 보지 않는다는 점을 일부러 알려주는 듯했다.

그런 그가 3월 26일 국회의원이 됐다. 김진애 전 의원이 국회 상임위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었던 만큼 흑석 선생도 국토위에 배정될 뻔했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 논란의 그림자가 가시지 않아 흑석 선생은 문체위로 배정을 받았다.

문재인 정권 인사의 특징은 전문가를 배제하고 삼류들을 기용하는 데 있다. 부동산 투자의 귀재는 문화와 체육 분야에서 국민들을 위해 일하게 된다.

■ '정의의 사도' 박주민의 알뜰한 월세 받기

지난 달 31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임대차 3법' 통과 직전 아파트 임차인에게 월세를 대폭 올려 받은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박 의원은 작년 7월 3일 서울 중구 신당동에 보유한 아파트의 임대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박 의원은 당시 보증금 3억원을 1억원으로 내리면서 월세는 100만원에서 185만원으로 크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전월세 전환율 4%를 적용하면 임대료를 9% 남짓 올려받은 것이다.

임대차 3법이 통과되기 전이니 이렇게 해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박주민 의원 자신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대표발의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이었다.

그에게도 할 말은 있었다.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님이 시세보다 많이 싸게 계약한다고 해 지금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작년 9월 시행령 개정으로 조정된 전월세 전환율 2.5%를 기준으로는 박 의원은 26% 이상 임대료를 급격히 올린 셈이 된다.

박 의원이 임대3법을 발의할 당시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다. 기본적으로 시장의 질서를 어그러뜨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년 계약과 2년 연장 시스템은 전세 물량 공급을 위축시킬 게 뻔했으며, 실제로 작년 하반기 전세값 폭등에 따른 집값 추가 급등이 이어졌다.

안 그래도 작년 상반기 서울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급등 조짐이 있어 매우 불안한 상황에서 잘못된 임대3법이 가세해 수도권 전지역을 넘어 전국의 아파트값 폭등을 이끌었다.

국민은행 데이터 기준으로 작년 한 해 서울 아파트 값은 1억 8천만원 가량 폭등해 10억원을 넘겼다.

경제를 모르는 선량들은 법으로, 규제로 가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격변수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단순한 산수에 기반해 움직인다.

박주민 의원은 늘 정의를 부르짖어온 집권 여당의 차세대 주제다. 세월호 사태 때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심 없는' 정의맨으로 인식돼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대의나 가치도 '내 호주머니 돈 10원'의 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여실히 알려줬다.

한국사회 권력자들의 염치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 이호승의 브리핑

4월 1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경제 상황을 주제로 한 브리핑에서 "1분기 성장률이 4월 말에 나오는데 1% 내외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하순 발표할 1분기 성장률 수치를 미리 1% 내외라고 알려줬다. 2019년 11월 국정감사 사건으로 인해 숫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것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일반인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내용은 부동산에 대한 브리핑이었다.

장하성, 김수현, 김상조 전 실장 모두 부동산에 대한 잘못된 정책 등으로 많은 무주택자들의 인생에 치명타를 날렸기 때문이다. 물론 아파트 소유자들 중엔 뜬금 없이 횡재를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적어도 정책가라면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정책가들에겐 그런 능력도 없었고, 도덕성 마저도 문제가 많았다.

진정한 진보정권이라면 노동의 가치를 최고의 선으로 생각하고 정책을 펴야 하지만, 현 정부는 부동산 가격만 턱없이 끌어올리면서 노동의 가치에 대해 과거 어느 때보다 큰 타격을 입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젠 정권이나 여당 사람들이 내로남불, 각종 변명, 물타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실장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께서 많이 실망하고 어려운 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언제나 반성보다는 변명이나 물타기가 우선인 정부다.

이 실장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유동성이 풀리고 자산 가격이 실물과 대비되면서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복합적인 내용"이라고 했다.

전세계에 유동성이 많이 풀려 자산가격이 급등한 것을 모르는 이가 누가 있는가? 그러나 한국의 가장 큰 집값 폭등 요인은 정책 실패 때문이다. 정권 초반부터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이 정부는 듣지 않았다.

심지어 정부나 여권에선 아직도 '공급이 문제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현실성을 의심받는 2.4 공급대책을 내놓은 뒤엔 대단한 정책이라도 내놓은 양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수급문제에 대해 안일하게 접근하다가 역대 어느 때보다 많은 벼락부자, 벼락거지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업무 능력, 도덕적 소양 모두 의심받는 이들의 외고집은 여전히 견고해 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