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채권가격이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 여파로 예상보다 크게 밀린 뒤 오늘은 반등폭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취약한 가운데 국고채 입찰이 있는 날은 수급 부담을 느끼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다만 미국채 시장에서도 가격 메리트를 거론하거나 시장이 금리인상을 지나치게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발심리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경제지표는 예상을 뛰어넘는 개선세를 나타내면서 안전자산을 압박하고 위험자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의 3월 비농업 고용이 60만명대 예상을 뒤엎고 90만명 이상 늘어난 가운데 서비스업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정보업체 IHS마킷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최종치는 60.4로 전월보다 0.6포인트 올랐다. 이는 잠정치 60.0에서 상향 조정된 것으로 예상치 60.2도 웃도는 결과였다. 이는 2014년 7월 이후 6년 반 만에 최고치였다.
이에 따라 다우와 S&P500은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갔으며, 나스닥은 1.5% 넘게 속등했다.
■ 美금리 레벨 메리트 부각으로 1.7% 선으로
미국채 금리들은 일제히 레벨을 낮췄다. 금리 1.7% 재상향 돌파한 뒤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레벨이 낮아졌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76bp 하락한 1.7003%,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74bp 떨어진 2.3498%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15bp 하락한 0.1526%, 국채5년물은 5.48bp 내린 0.9188%를 나타냈다.
유가 급락이 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으며, 시장금리에 기준금리 인상 예상이 지나치게 반영돼 있다는 진단들도 제기되는 모습이었다.
국제유가는 급락하면서 약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대 원유 소비국으로 부상하는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고 있다는 소식에 수요 우려가 커진 데다 이란 핵협상 재개에 따른 공급재개 우려 역시 유가 하락을 지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2.80달러(4.6%) 내린 배럴당 58.6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71달러(4.2%) 밀려 배럴당 62.15달러에 거래됐다.
인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10만3558명 급증했다.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프랑스 역시 지난 3일 밤부터 4주간 봉쇄에 돌입한 바 있다.
이란이 미국 등 핵합의(JCPOA)에 참여한 국가들과 다음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합의 부활을 논의할 예정이다. 합의가 되살아나면 이란의 원유수출 금지 제재가 철회된다.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와 S&P500은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지표에 이어 서비스업 지표까지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 자신감이 커진 영향을 받았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73.98포인트(1.13%) 높아진 3만3,527.19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58.04포인트(1.44%) 오른 4,077.91, 나스닥은 225.49포인트(1.67%) 상승한 1만3,705.59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10개가 강해졌다. 통신서비스와 재량소비재주가 2.3%씩 올랐다. 정보기술주도 2% 높아졌다. 에너지주만 2.4% 하락했다.
개별종목 가운데 웨드부시가 목표가를 높인 테슬라가 4.4% 뛰었다. 노르웨이지안크루즈라인도 7.2% 상승했다. 미 질병예병통제센터(CDC)에 제출한 서한에서 오는 7월 4일부터 미국 항구에서 유람선 운항을 재개할 계획을 밝혔다.
달러화는 리스크온 무드와 파운드화 강세 속에 하락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6% 내린 92.60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화보다 강했다. 유로/달러는 0.45% 오른 1.1813달러, 파운드/유로는 0.53% 상승한 1.3905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경제활동 재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주 2회의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제안했다.
■ 쉽게 취약해지는 매수 심리
전날 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밀리자 당혹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국고30년 입찰에서 8.844조원이 응찰해 3.35조원이 2.235%에 낙찰됐다. 민평 2.175%를 웃돈 것으로 시장 거래수준보다 1bp 이상 약하게 낙찰됐다.
부진한 매수 심리 확인에도 불구하고 입찰전 선반영 등을 감안해 기술적 가격 반등이 나타났으나 되돌림 폭은 한계를 보였다. 결국 헤지를 위한 선물 매도 등이 몰리면서 시장은 분위기 전환에 실패했다.
최근 레벨 메리트에 따른 접근이나 저가매수로 대응하다가 장이 되밀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잠시 국고채 입찰 공백에 따라 수급 부담을 다소 낮추면서 저가매수로 접근하기도 했지만, 심리가 위축되다 보니 2년, 3년 등 짧은 채권 입찰마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자 결국 장이 더 밀리고 한은 단순매입 등 당국의 조치가 나와야 다시 한번 해볼 만 한 것 아니냐는 식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 미국과 한국의 금리 메리트 차원 접근과 한계
국고3년 최종호가수익률은 1.202%, 국고10년은 2.094%를 기록 중이다.
국고3년은 3월 15일(1.238%) 이후 가장 높고 국고10년은 3월 19일(2.099%) 이후 가장 높은 레벨이다.
최근 국고3년 1.2%, 국고10년 2.1% 위에선 가격 메리트 차원의 접근이 맞다는 지적들도 나왔던 가운데 얼마나 되돌림을 시도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미국에선 일단 10년물 기준 1.7%대 중반 근처에선 금리가 추가로 오르지 못하고 되돌림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금리가 크게 빠지는 데도 한계는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고3년이 기준금리와 70bp 이상의 거리를 벌린 상황에서 매도의 실익이 없다거나 메리트가 크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다만 가격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최근 만만치 않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이러다보니 장투기관 등이 보다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시장 분위기가 의미있는 반전을 이룰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