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40원 내린 1,12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 기준 1,2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6일(1,129.30원) 이후 5거래일만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 하락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지난밤 사이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식시장은 강세를,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 하락도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이 숏마인드를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
국내 주식시장도 개장 이후 줄곧 오름세를 타며 환시 내 리스크온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 순매수까지 늘리며 서울환시에 달러 공급을 자극했다.
여기에 미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난 해소를 위해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과 만나겠다고 밝힌 것도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높은 기준환율 고시에도 달러 약세와 상하이지수 상승 등에 따라 내리막을 타며 달러/원 하락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676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6% 떨어진 92.87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5천67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0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역내외 포지션 플레이보다 실수급이 주도
이날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은 역내외 참가자들의 일부 롱포지션 처분도 있었고, 시장참가자들의 숏포지션까지 확대되며 하락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포지션 플레이의 영향은 오전장 중 일부였고, 대부분의 시간에서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 관련 달러 공급과 업체 네고 등에 따라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이 결정됐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와 주식시장 강세 등 서울환시 주변 대내외 가격 변수가 달러/원 하락을 모두 지지했지만, 오늘 정작 달러/원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 주식 순매수 관련 달러 공급 때문이었다"면서 "아울러 수출 호조와 중공업체 해외 수주관련 네고 물량도 꾸준히 흘러나오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 5일 전망…1,120원대 안착 테스트
오는 5일 달러/원 환율은 미 금융시장이 휴장인 탓에 대외 가격 변수보다 코스피와 달러/위안 환율에 연동한 흐름을 보이며 1,120원대 안착을 재차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금융시장은 휴장하지만 대체로 미 부양책 기대에 따른 자산시장 내 리스크온 분위기는 다음 주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목해야 할 지표로는 미 노동부가 2일 발표하는 3월 고용 보고서가 있다.
이번 고용 보고서에서는 백신 접종 확대와 연이은 부양책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가가 예상되나 팬데믹 수준으로 복귀까지는 멀었다는 평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고용 보고서를 통해 취업자 수 증가가 확인될 것이고, 이 때문에 미 경제 낙관론이 다시 한 번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미 경제 낙관론에 따라 채권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이제 주식시장이 이를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미 고용 개선 재료가)달러/원에는 중립적인 영향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