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0원 떨어진 1,133.30원에 마감했다. 3거래일 만에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개장과 함께 1,130원대 중반 레벨까지 빠르게 올랐다.
지난밤 사이 미 경제 회복 가능성에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주식시장 하락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재료 등도 서울환시 전반에 롱 분위기를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
미중 갈등에 이은 유럽연합(EU)의 대중국 제재 움직임 등도 달러/위안 환율 상승을 부추기며 달러/원 상승을 자극했다.
하지만 아시아시장에서 미 주가지수선물이 상승 흐름을 꾸준히 이어간 데다, 코스피지수도 3,000선 회복을 시도하자 달러/원의 상승폭도 점차 줄어 들었다.
특히 미 국채 금리 하락이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촉발한 것도 달러/원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달러/위안 환율이 장 막판까지 상승 흐름을 유지한 탓에 달러/원의 하락 또한 브레이크가 걸렸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340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4% 오른 92.56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87억원어치와 871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 미·중 갈등 심화 우려 속 롱마인드 유지
미국이 중국 기업 상장폐지를 위한 법률을 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중 갈등 우려가 재차 고조된 데다, 이에 중국과 홍콩 증시까지 하락하면서 달러/위안 환율의 상승이 장중 내내 지속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 이슈와 달러/위안 환율 상승으로 코스피지수의 상승모멘텀도 약화됐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위안 환율 상승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이어짐에 따라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이 롱플레이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다"며 "다만 수출업체 네고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 또한 위축됐다"고 말했다.
■ 26일 전망…1,130원대 안착 테스트
오는 26일 달러/원 환율은 미 국채 금리 하락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되살아나며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1.60%까지 떨어진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5%대로 내려선다면 달러 강세 흐름도 한풀 꺾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달러/원 환율이 1,120원대로 떨어질 경우 서울환시 수급은 네고가 아닌 결제 수요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역시 달러/원 환율이 장중 전일 종가 수준(1,133.60원)까지 밀려날 때마다 어김없이 수입 업체 결제 수요가 등장하며 달러/원 하락에 제동을 걸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가 미 채권 금리에 영향을 받다가, 이제는 경기 회복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느낌이다"면서 "서울환시 내 리스크온 무드가 살아나고 달러/원이 하락세로 돌아서려면 달러 강세만 진정될 게 아니라 달러/위안 상승세도 멈춰줘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