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물이 4일 연속 양봉을 나타내는 등 시장 심리는 회복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금리 되돌림 과정도 예상보다 빨라 레벨 경계감이 일어날 수도 있다. 외국인 선물매수가 분위기 전환에 큰 역할을 한 만큼 이들의 매매도 계속 주목된다.
최근 국내 채권가격의 반등엔 대외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시장도 글로벌 금리 오버슈팅의 되돌림 과정에 동참하면서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간밤 미국 시장에선 파월 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이 우호적으로 작용했으며, 경제지표도 예상을 밑돌면서 금리 추가 하락을 지지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채권금리 상승에 대해 '질서정연한 흐름'이라고 말하면서 경기 자신감이 반영된 움직이었다고 평가했다. 파월은 그러나 단기적으로 일부 가격 상승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25년간 봐온 인플레이션 동학이 변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미국의 지난달 내구재 주문은 예상과 달리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내구재주문은 전월 대비 1.1% 줄어 시장 예상(0.4% 증가)과 괴리를 보였다. 지난 1월에는 3.5% 증가한 바 있다.
■ 美금리 조금더 레벨 낮추면서 1.61%대로...유가는 급락 하루만에 급등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95bp 하락한 1.6155%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3일 연속 떨어진 것이지만, 낙폭은 줄어들었다. 3일간 금리는 레벨을 10.91bp 낮췄다.
30년물 금리는 2.00bp 하락한 2.3099%를 나타냈다. 30년은 4일 연속 금리를 낮춘 것이며, 금리는 2.4540%에서 2.3%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국채2년물은 0.72bp 상승한 0.1483%, 국채5년물은 0.48bp 하락한 0.8059%를 나타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인플레 우려를 일축하면서 전체적으로 커브가 플래트닝된 것이다.
뉴욕 주가지수는 기술주 위주로 하락했다. 기술주는 금리 안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반등폭이 컸던 탓에 재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09포인트(0.01%) 낮아진 3만2,420.06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21.38포인트(0.55%) 내린 3,889.14, 나스닥은 265.81포인트(2.01%) 하락한 1만2,961.89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6개가 약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1.7%, 재량소비재주는 1.5%, 정보기술주는 1.2% 하락했다. 에너지주는 2.5% 상승했다. 개별종목 가운데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이 2% 내외로 하락했다.
기술주 하락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로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8% 오른 92.5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0% 내린 1.1815달러, 달러/엔은 0.13% 오른 108.72엔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3% 오른 6.5287위안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급락 뒤 급등을 시현했다. 대형선박 좌초 영향으로 세계 교역의 핵심 통로인 수에즈 운하 통행이 막혔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3.42달러(5.9%) 높아진 배럴당 61.1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3.62달러(5.95%) 오른 배럴당 64.41달러에 거래됐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대형 컨테이너선이 좌초돼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의 핵심 수송로로, 전 세계 교역량의 12%가 이 운하를 통과한다. 해상 원유도 10%가 이곳을 통해 운반된다.
■ 여야 추경 합의...적자국채 9.9조원 수준 그대로
여야는 추경에 대해 합의했다.
여야는 경작면적이 0.5㏊에 못미치는 약 46만 농가와 이에 준하는 어업인 등에게 30만원씩 지원하는 방안을 추가하기로 했다. 필요한 사업비는 1,4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추경과 기정예산 활용분으로 구성된 4차 지원금의 규모는 19.5조원보다 약간 더 커질 수 있게 됐다.
여야는 그러나 적자국채 발행규모를 9.9조원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추경 규모도 정부안인 15조원 수준에서 더 늘리지는 않기로 했다.
이번 추경안 심사전 야당이 불필요한 예산 삭감 등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여당이 의회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애초부터 현실성은 없는 말들이었다.
이날 아침 추경안이 처리되고 다음주부터 소상공인 등 대상자들에게 돈이 지급된다.
■ 개선된 시장 분위기 속 1%대로 회귀한 국고10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고10년물 금리는 지난 3월 8일 2.028%를 기록하면서 2%를 넘어섰다.
이후 3월 15일 2.152%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증폭됐다. 그런 뒤 금리가 반락하다가 3월 18일엔 2.150%로 재급등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부터 4일 연속으로 레벨을 낮추면서 금리는 1.992%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전날엔 대외금리의 전반적인 하락 뒤 외국인이 선물을 지속적으로 매수하면서 시장 강세를 견인했다. 외국인은 3년 선물을 1만 1,587계약, 10년 선물을 4,369계약 순매수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시장 흐름은 꽤 달라진 모습이었다. 단기 자금시장도 분기말 환매 영향에도 불구하고 크게 나쁘지 않았다. 중장기 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초장기 구간에선 커브 눌림이 해소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크레딧 시장도 특수채를 제외하고는 강한 모습을 보이는 등 분위기를 상당히 쇄신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개선됐지만, 투자자들 사이엔 장중 변동성이나 금리 흐름이 빨라 당황스럽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금리가 급등 뒤 급락했지만 향후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날은 한국은행이 법정보고서인 금융안정보고서를 내놓는다.
전일 이주열닫기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