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미국 금리 속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이 장기 구간 중심으로 강세를 나타낸 가운데 입찰 분위기와 저가매수 등을 확인하면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듯하다.
최근 채권시장에 큰 혼란이 초래된 뒤 한은과 기재부 등 금융당국은 만기구간별 발행 물량 조정 등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추스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포지션이 얽히면서 가격변수들은 어지럽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선 금융사들에 대한 SLR 완화 연장이 거부됐으나 금리는 일단 숨을 고르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18일 1.7%를 넘어섰던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9일 장중 1.75%선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1.72%선에서 거래를 종료했다. 현재 미국 금리는 지난해 1월 23일(1.7318%)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연준은 금요일 장 개장 전 대형은행들에 대한 '보충적 레버리지 비율 규제'(SLR) 완화 조치를 예정대로 오는 31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규제완화를 연장하지 않는 대신 SLR 자체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 美금리 1.72%대로 약간 올라..뉴욕주가 하락압력 속 기술주가 장 지지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9일 1.46bp 상승한 1.7246%, 국채30년물은 1.83bp 하락한 2.4357%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0.41bp 상승한 0.1572%, 국채5년물은 2.02bp 오른 0.8838%를 나타냈다.
연준이 SLR 완화 연장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75%에 근접하기도 했으나 연준이 완화 연장을 하지 않는 대신 자체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상승세는 둔화됐다.
뉴욕 주가지수는 SLR 완화 연장 거부로 은행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기술주 위주로 시장을 지지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34.33포인트(0.71%) 낮아진 3만2,627.97, S&P500지수는 2.36포인트(0.06%) 내린 3,913.10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99.07포인트(0.76%) 높아진 1만3,215.24를 나타내 하루 만에 올랐다.
달러화 가치는 SLR 완화 연장 거부로 금리가 오르자 상승했으나, 금리가 장중 반락하자 다시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전장 대비 0.13% 내린 91.74를 기록했다.
유로/달러는 0.09% 내린 1.1907달러를 나타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1% 오른 6.5079위안에 거래됐다.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은 공동성명도 없이 종료됐다.
국제유가는 6일만에 반등했다. 전날 7% 이상 폭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고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된 점도 유가 반등을 지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1.42달러(2.4%) 높아진 배럴당 61.4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25달러(2%) 오른 배럴당 64.53달러에 거래됐다.
예멘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 이번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 석유 시설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중동 지역 무력 충돌 긴장이 고조됐으나 사우디 당국은 이번 화재 피해 발생에도 원유 수급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 혼란 거듭 중인 매매자들의 수급
시장에선 수급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최근 금리가 급등한 만큼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고 있으며, 매매주체들의 손절이나 저가매수 대응 등에 따라 가격 변수가 급하게 움직이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금요일엔 재차 빠르게 진행됐던 커브 스티프닝이 진정되면서 장기물이 강세를 나타냈다. 스프레드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10-3년 스프레드가 7.3bp 좁혀진 95.2bp, 30-10년 스프레드는 0.3bp 축소된 -1.4bp를 기록했다. 최근 30-10년 역전에 따른 혼란, 당국의 대응에 대한 기대 등이 얽히면서 종잡기 어려운 움직임이 지속됐다.
혼란한 장세에서 10-3년이 100bp를 넘자 스티프닝에 대한 언와인딩 등이 가세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기도 했으며, 30-10년 커브가 과도하게 눕자 일부에선 스티프닝 포지션을 구축하기도 했다.
정부는 금요일 장 마감 뒤 0.6조원의 국고채를 모집 방식 비경쟁 인수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3월 모집방식 발행규모는 2년 1천억원, 3년 1천억원, 30년물 4천억원이다. 최근 초장기 커브가 급하게 플랫된 뒤 일단 이 구간 위주의 비경쟁 일정이 잡혔다.
■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에 대한 부담과 과도했던 최근 금리 급등속도
지난 금요일 미국 금리가 1.75%선에서 되돌림 되긴 했지만,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의 불안은 여전하다.
일드 커브를 통제하고 있는 일본은행이 금리변동성 제한을 약간 풀면서 글로벌 이자율 시장을 긴장시켰다.
브라질은 50bp가 넘는 75bp의 기준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며, 노르웨이는 하반기 금리인상을 거론했다. 미국은 SLR 완화조치를 연장하지 않는 등 중앙은행들 사이에 정책을 조금씩 정상화시키려는 움직임은 나타난다.
하지만 당국의 조처나 최근 금리 상승이 가팔랐던 점 등을 감안할 때 금리가 계속 오르기도 쉽지 않다.
한은의 단순매입 확대와 2년 통안 발행 축소, 정부의 모집을 통한 30년물 발행 확대나 10년물 단일 낙찰금리 등 당국의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들을 계속되고 있다. 시장이 다시 크게 흔들릴 경우 계속해서 당국의 추가 조치들을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 장단기 스프레드가 10년 남짓만에 100bp를 넘는 모습 등은 수급에 따른 일시적 발작 아니냐는 평가도 보였다. 이처럼 예단하기 힘든 상황에서 금리의 상하방은 모두 열려 있다.
전체적으로 여전히 글로벌 금리 상승 구간이라는 점에서 부담은 계속될 수 있으나 최근 금리 급등이나 변동성이 지나쳤다는 점 등도 고려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꼬여있어 금리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혼란스런 흐름을 더 이어질 수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