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뉴욕 채권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상승에 한층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고, 이 때문에 미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출렁였다.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장 대비 6.9bp(1bp=0.01%p) 높아진 1.711%를 기록,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였다.
이처럼 미 국채 금리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자 뉴욕환시에서는 숏마인드가 후퇴하며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고, 주식시장은 급락했다.
결국, 미 금리 상승이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를 부추긴 셈이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2% 오른 91.83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4% 내린 1.1917달러를, 파운드/유로는 0.20% 낮아진 1.393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5% 오른 108.90엔에,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33% 오른 6.5077위안을 나타냈다.
뉴욕주식시장도 미 금리 상승 후폭풍에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식시장은 연일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터라 밸류에이션 부담까지 겹치며 장중 내내 하락 압력을 받았고, 업종 군에서는 정보 기술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3.07포인트(0.46%) 낮아진 3만2,862.30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8.66포인트(1.48%) 내린 3,915.46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09.03포인트(3.02%) 하락한 1만3,116.17을 나타내 나흘 만에 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23년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강조한 지 하루 만에 미 채권 금리가 상승하자, 시장은 연준의 정책 효과에 의문을 품었고 이에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 역시 고조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날 달러/원 환율도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에 편승해 1,120원대 중반 레벨을 넘어 1,130원선을 향해 내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역외를 중심으로 숏커버가 진행되고, 역내 참가자들이 이를 뒤따를 경우 달러/원의 급등 흐름도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은 달러 강세뿐 아니라 어제 하락에 따른 되돌림 움직임까지 더해지며 개장과 동시에 단숨에 1,120원대 중반 레벨 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달러/원은 장중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대에 따른 달러 수요에도 떠밀려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은 미 국채 금리 상승 후폭풍에 1,120원대 중반 레벨 위로 올라선 이후 중국 금융시장 개장 이후 상하이지수 하락과 달러/위안 환율 상승 등에 영향으로 다시 한 번 레벨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25~1,130원선 사이로 전망된다"면서 "역내외 참가자들이 롱포지션을 확대하는 가운데 환시 수급마저 외국인 주식 순매도 여파로 수요 우위 장세를 보인다면 달러/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고점을 높여가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코스피지수마저 3,000선을 하향 이탈 경우 환시 참가자들 사이에서 롱마인드가 더욱 견고해지며 달러/원 환율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