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8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0원 떨어진 1,12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하루 만에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지난밤 사이 FOMC가 2023년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에 조기 테이퍼링 우려를 일축하면서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올해 경제 전망을 4.2%에서 6.5%로 상향했지만, 금리 인상 시점은 기존의 2023년을 유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했다.
이어 FOMC는 성명을 통해 "경제활동과 고용 지표들이 최근 올랐다"면서도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타격을 받은 산업들이 여전히 미약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와 금리 인상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되며 미 국채 금리 상승을 멈추고, 주식시장 강세를 끌어냈다. 달러 역시 FOMC 성명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아시아 시장과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FOMC 여파는 오롯이 이어졌고, 이에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은 역내외 롱처분 물량까지 쏟아지며 한때 1,121.30원선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코스피지수의 상승폭이 둔화되고, 달러인덱스도 소폭 상승하면서 달러/원은 낙폭을 빠르게 줄였다.
이 과정에서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플레이도 크게 둔화됐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936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2% 오른 91.46을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4천843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 14억 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 "연준 불확실성 해소에도 차분했던 숏 분위기"
이 때문에 미 채권 금리 급등이나 달러 강세와 같은 달러/원 상승 재료는 당분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이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달러/원 하락도 이러한 시장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 경제 전망 상향과 고용 회복과 물가 상승 등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 압력 또한 여전한 상황에서 이날 역내외 참가자들이 과감히 숏플레이에 나서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오전 중 롱포지션 처분과 숏플레이에 집중했던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오후 들어 관망세로 돌아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 전후만 하더라도 서울환시 내 숏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으나, 상하이지수나 달러/위안, 국내 코스피지수 등 여타 가격 변수들이 비둘기적 FOMC 결과에 예상보다 크게 환호하지 않은 탓에 달러/원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하락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 19일 전망…美 금융시장 FOMC 효과 여진 확인
오는 19일 달러/원의 환율 방향성은 미 금융시장이 비둘기적 FOMC 결과에 연이틀 반응할지에 달렸다.
만일 미 채권 금리가 안정을 찾고, 사상 최고치를 찍은 미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면 달러/원 환율 또한 다시 한 번 하락 압력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미 채권 금리 상승과 주식시장 하락이 나온다면, 달러까지 강세로 돌아서며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은 미 금융시장 움직임에 연동하는 천수답 장세를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며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3,000선 초입에서 상승 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데다, 미·중 전략 대화 등을 앞두고 중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상하이지수나 달러/위안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FOMC 재료만 기대 달러/원의 특정 방향을 고집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