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0원 오른 1,13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 하루 만에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 개장 초부터 위쪽으로 방향을 틀며 1,130원대 안착을 시도했고, 장중 내내 1,130원선 위에서 거래됐다.
지난밤 사이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차질 우려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것이 상대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달러 강세 속에서도 달러/원 환율의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FOMC 경계로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이 포지션 플레이를 극도로 자제한 가운데 실수급 정도만이 환율 방향성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환시 수급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달러 수요가 지배했지만, 중공업체를 필두로 한 수출업체 네고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시장에서 미 주가지수선물 하락과 함께 달러/위안 환율 오름세에 기대 달러/원의 상승모멘텀이 살아나면서 달러/원은 한때 1,134.00원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장 후반 달러/위안 환율이 상하이지수 반등과 FOMC 대기 속 낙폭이 제한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002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5% 오른 91.91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천309억 원어치와 52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外人 주식 매도 급증에도 역내외 숏 제한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가 5천억 원 넘나드는 등 장 후반으로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며 달러 수요를 자극했으나, 역내외 참가자들은 롱플레이에 소극적이었다.
FOMC 결과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하고 동시에 달러 약세와 함께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FOMC 경계 속 중립적인 포지션을 유지한 편이었다"면서 "달러 강세 전환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로 달러/원 환율이 장중 간간이 상승 압력을 받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급격히 늘면서 달러/원의 상승을 억제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18일 전망…FOMC 성명과 파월 기자회견 주목
오는 18일 달러/원 환율은 FOMC 이후 미 국채 수익률이나 달러, 주식시장 움직임 등 대외 가격 변수에 순응하며 방향성을 잡아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FOMC 성명을 우리 시간 18일 새벽 3시께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시작된다. 따라서 미 금융시장은 FOMC 이벤트 한가운데 놓이며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강력한 비둘기적 성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진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럴 경우 FOMC 결과와 연준 의장의 발언 등을 시장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자산시장 내 분위기는 급변할 수도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FOMC 이벤트가 마무리되면 어떤 형태로든 대외 가격 변수의 움직임이 특정 방향에 맞춰 정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도 적극성을 보일 것"이라며 "여기에 코스피의 움직임도 확대될 것이고, 환시 실수요와 공급까지 더해지면 달러/원의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