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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CJ (1)] ‘월드 베스트 CJ’ 숨고르는 이재현 회장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3-08 00:00

작년 계열사별 희비 엇갈려…위기감 고조
사라진 매출 100조원 ‘그레이트CJ’ 선언

▲사진: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 이재현 CJ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 구호가 쏙 들어갔다.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그룹 회장이 2017년 복귀 후 야심차게 내놓은 경영 청사진이었지만 2019년 매출 예상치로는 턱없이 높은 목표였다. CJ는 인수합병을 통해 넓혀 온 외연 확장을 멈추고 재무구조 재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별 성적은 코로나로 희비가 엇갈렸고, 경영권 승계는 빨라졌다. CJ그룹의 현 주소를 들여다 본다. 〈 편집자주 〉

이재현 회장이 3년여 간의 공백을 깨고 2017년 5월 경영에 복귀 이후 발표한 ‘그레이트 CJ’ 구호는 2019년부터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식품·물류 등의 사업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르게 몸집을 불렸지만 차입금 부담 등 재무 상황이 악화하자 그룹 비전을 전면 수정했다. 계열사들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부동산과 사업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 사라진 이재현 회장 ‘CJ 10년 밑그림’

2013년 이재현 회장은 조세포탈·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가 2016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건강 회복 후 경영 전면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은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미완의 사업들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 이상을 목표로 하는 ‘그레이트 CJ’ 전략을 추진했다.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M&A를 포함해 총 36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내놨다. 장기 목표로는 2030년까지 3개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는 ‘월드 베스트 CJ’ 비전을 제시했다. 1년여 간 건강 회복에 집중하는 사이 CJ그룹의 밑바탕을 그렸던 셈이다.

2017년 당시 CJ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6조9000억원 규모로 ‘매출 100조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3년 만에 매출을 3배 넘게 끌어 올려야 했다. 해외 진출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6월 브라질 사료 기업 셀렉타를 3600억원에, 2018년 미국 냉동식품 2위 업체 쉬완스를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쉬완스 인수는 CJ그룹 역사상 가장 금액이 큰 M&A여서 재계는 물론 국내외 식품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베트남(민닷푸드), 러시아(라비올리), 미국(카히키), 독일(마인프로스트) 해외 식품업체들을 사들였다. CJ대한통운은 2018년 미국 물류 기업 ‘DSC 로지스틱스’의 지분 90%를 2300억원에 매입했다. 같은 해 CJ E&M은 스웨덴의 방송·저작권 배급사인 에코라이츠 경영권을 인수했다. 식품, 물류, 콘텐츠 등의 부문에서 대규모 M&A를 추진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려는 시도가 이어졌지만 성과는 따라붙지 못했다. CJ의 2019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33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목표치 달성이 어려워진데다 매년 진행된 M&A로 그룹 전체의 재무부담이 가중되자 ‘비상경영체제’로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2019년 11월 CJ그룹은 임직원에게 “2020년 경영을 대비해 그룹에서는 비상경영 체제로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위기감을 공유했다. 이 회장이 ‘내실경영’ 카드를 꺼내들자 계열사들은 M&A를 잠정 중단하고 재무건전성 강화에 집중했다. 2년 만에 글로벌 사업 확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 재무부담에 인수합병 잠정 중단

단기간 여러 건의 M&A를 진행한 CJ제일제당의 출혈이 가장 컸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연결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2015년 4조9755억원, 2018년 7조2679억원으로 상승했다. 2019년 3분기에는 9조4752억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비율은 92%에서 99%, 105%으로 올랐다. 건전성이 급속도로 나빠지자 기업신용평가 기업인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 전망치를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잡을 정도였다. 당시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는 직원들에 이메일을 보내 “예상과 달리 조기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어 성장 중심 사업 전략을 수정하겠다”며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CJ대한통운과 CJ E&M 역시 진행하던 인수합병을 중단하고 자산 매각 등에 집중했다.

2019년 말부터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CJ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CJ E&M에 매각하고 토지와 건물의 유동화를 진행했다.이렇게 마련한 금액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빠르게 재무 부담을 완화한 결과로 한기평은 지난해 6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꿨다. 2020년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6조755억원, 순차입금 비율은 59%까지 줄어든 상태다.

재무부담을 가중시킨 인수합병이었지만 슈완스컴퍼니(슈완스)는 CJ제일제당의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주력 사업인 식품사업부문에서 8조9687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그 가운데 슈완스 매출(2조322억원)은 31%를 차지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재무 부담 완화는 어느 정도 진행됐지만 ‘한류의 세계화’를 위해 키우던 CJ CGV와 CJ푸드빌에게는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두 회사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큰 타격을 입고 고강도 긴축경영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CJ CGV는 해외 극장들과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하며 몸집을 키워왔지만 코로나19 이후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지난해 39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외식 계열사 CJ푸드빌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하나씩 매각하고 있다. CJ푸드빌은 2015년 이후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 CJ푸드빌의 매출은 2017년 1조4275억원에서 2019년 8903억원으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각각 38억원, 4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부터는 신규 투자 중단, 고정자산 매각 등 긴축경영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속된 사업 부진으로 업계에서는 CJ푸드빌의 통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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