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0원 오른 1,12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 기준 1,12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1월 6일(1,120.40원) 이후 3개월여만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과 동시에 위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밤 사이 달러가 유로존 경기 후퇴 우려와 미 실업지표 개선으로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달러/원은 이러한 달러 강세 흐름에 연동하며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코스피지수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폭은 약화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코스피의 상승 흐름이 둔화되고,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높은 고시환율과 달러 강세를 반영하며 상승 흐름을 타면서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재차 고조됐고,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커버 물량까지 더해지며 한때 달러/원은 1,127.8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16% 높은 6.4710위안으로 고시했다.
그러나 장 후반 들어 달러/원은 외국인 주식 순매수 확대와 함께 코스피가 1% 안팎으로 상승폭을 늘리자 상승 모멘텀이 다소 둔화되면서 다시 1,125원선 아래로 내려섰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790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2% 오른 91.54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1천86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386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달러 강세 지속에 숏마인드 수면 아래로
유럽의 경제 지표가 연일 둔화된 결과를 발표하는 데 반해 미 경제 지표는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달러 강세 흐름은 더욱 굳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미 실업률 개선이 달러 강세에 기폭제로 작용하며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롱마인드도 재개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주 미 실업 건수가 3주째 감소, 70만 명대로 떨어졌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는 77만9천 명(계절 조정치)으로 전주보다 3만3천 명 줄었다. 시장 예상치는 83만 명이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경제 지표 개선은 주식시장에는 리스크온 재료이나, 달러 강세를 자극하기 때문에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리스크오프 재료이다"면서 "결국 오늘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은 주식시장보다 달러 강세에 따른 달러/원 환율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8일 전망…美 고용보고서·부양책 진전 여부 주목
오는 8일 달러/원 환율은 미 고용보고서 발표와 부양책 관련 의회 통과 진척 여부 등 여러 재료를 확인한 글로벌달러 움직임에 연동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은 미 부양책의 경우 의회 통과라는 물리적 시간이 소요되지만, 경제 지표 발표는 예정된 시간표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미 고용 여건이 개선됐다는 시그널만 확인된다면 달러는 또다시 강세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는 유럽의 경제 여건이나 백신 접종 상황도 달러 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 지표 호조에 주식 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달러화 강세 분위기는 다소 옅어질 순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가 연일 상승 무드를 타면서 시장참가자들의 숏마인드가 크게 위축된 것만으로도 달러/원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며 "수급상 이월 네고 물량도 대부분 소화된 상황이라 달러 강세 흐름만 지속된다면 달러/원은 1,120원대 후반 레벨 등극도 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