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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주도권 경쟁에 ‘양보 없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1-25 00:00

LG, 파나소닉 독점하던 테슬라 물량 수주
SK, 유럽 미국 중국 공장에 6조 투자 공세

LG·SK, 배터리 주도권 경쟁에 ‘양보 없다’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LG와 SK가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친환경 전기차 시장 전망이 더욱 밝아지며 경쟁사와 추격을 더욱 벌리기 위한 행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 이슈가 지나치게 감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테슬라 탄 LG, 인도네시아 11조 투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과 흑자전환 성과를 동시에 이뤄냈다.

24일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11월 세계 각지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배터리 탑재량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6.4GWh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4배 성장했다. 글로벌 순위는 중국 CATL(28.1GWh)에 이은 2위다.

CATL이 물량 70% 이상을 중국에 공급하는 것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르노(유럽), GM(미국), 테슬라(중국) 등 판매망이 글로벌 각지에 펼쳐져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일본 파나소닉이 독점해오던 테슬라 전기차의 배터리 물량을 수주해 온 성과가 돋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초부터 중국산 테슬라 모델3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와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테슬라는 조만간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SUV ‘모델Y’를 본격 출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신차에 대한 배터리 공급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200GWh 초반이던 2023년 배터리 연간 생산목표를 260GWh까지 늘린다고 발표했다. 확대 물량 대부분이 테슬라와 중국형 모델Y 배터리 수주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인 NCMA가 적용된다. NCMA는 기존 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양극재에 알루미늄을 추가한 것이다. 원가 부담이 심한 코발트 대신 상대적으로 값싼 알루미늄을 추가했다.

또 니켈 비중을 늘리면서 성능도 끌어올린 차세대 제품이다.

미국에서는 GM과 합작개발한 ‘얼티엄 배터리’ 신차가 올해부터 본격 출시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공급처 발굴에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는 올해 첫 모델인 ‘루시드 에어’를 선보인다.

‘차기 테슬라’를 꿈꾸는 루시드는 이 차량의 1회 주행가능거리가 최대 832km에 이르는 전세계에서 가장 멀리갈 수 있는 모델이라고 자신했다.

최근에는 배터리 제조 및 서비스, 원재료 수급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약 11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말 인도네시아 정부와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직후 “구체적인 사안이 확정되지 않은 논바인딩 MOU”라고 밝혔다.

◇ SK, 대규모 투자 수확 본격화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전기차 배터리 3위 제조사로 도약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투자계획에 따르면 회사는 유럽·미국·중국 배터리 생산공장 증설에만 총 6조원가량을 쏟아 붓기로 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만 3조원을 투입한다. 조지아 공장은 올해 상반기 시험 가동에 들어가 내년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9.8GWh 수준이다.

이어 2023년에는 조지아 2공장을 가동해 생산량을 두배 이상 늘린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투자 여력을 집중하는 이유는 업계 후발주자로서 경쟁사를 단숨에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미국은 유럽·중국에 비해 전기차 시장이 비교적 덜 활성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전 대통령이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들고 나온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며 향후 전기차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한 활로를 뚫기 위해서도 움직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 21일 중국 북경자동차그룹 산하 블루파크스마트에너지에 전략 투자해 지분 13.3%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현지 렌털 등 배터리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

2013년 북경차와 배터리 제조 합작사를 설립한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투자로 제조사업과 시너지는 물론 업계 영향력 확대도 노린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방전된 배터리팩을 충전된 배터리팩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시작한다”며 “주행거리가 긴 택시, 차량공유 등 모빌리티 시장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LG·SK 소송 격화

이 같은 상황과 별개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소송은 장기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총 3건의 배터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7년 자사 배터리 인력들이 SK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됐다며 2019년 4월 ITC 등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ITC는 2020년 2월 예비판결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 손을 들어줬다. 최종판결은 내달 10일 내려진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9월 LG에너지솔루션 및 LG전자를 상대로 ITC 등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달 LG에너지솔루션도 특허 침해 맞소송을 걸었다.

양사는 각각 자사 배터리 관련 기술 특허가 침해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예비판결은 올해 7월30일, 최종판결은 11월30일로 예정됐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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