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2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8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90원 오른 1,101.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과 함께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상승과 달러 약세 등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나타났지만, 달러/위안은 오름세를 타면서 달러/원 상승에 촉매로 작용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도 트럼프 행정부가 취했던 대중국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이 감지되면서 달러/위안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 지명자가 지난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중국과의 불공정 무역을 바로 잡겠다"면서 "특히 불법 보조금과 지식재산권 침해 등 중국의 불법적인 관행에 대해서도 맞서 싸울 것이며 이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미·중 갈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데 이어 미 공화당 의원들도 중국 제재 관련 강경한 대응을 바이든 정부에 촉구했다.
중국이 지난 20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 28명에 제재를 발표한 데 공화당 의원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에 달러/위안 상승 압력은 고조되고, 아시아시장에서 미 주가지수선물도 하락하고 있다.
아시아시장에서는 달러화까지 반등하면서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롱마인드도 점차 강화되는 분위기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685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04% 내린 90.09을 기록 중이다.
■ 미·중 갈등 우려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 호재도 묻혀
여타 아시아 주식시장이 레벨 부담과 미·중 갈등을 이유로 하락세를 타고 있는 데 반해 코스피지수는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46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일(401명)보다 55명이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달러/원은 이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달러/원은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나 코스피 상승보단 달러 강세 전환이나 달러/위안 가격 변수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1,090원대 레벨에 대한 가격 부담에 저가성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잔여 역송금 수요, 미·중 갈등 우려 등이 겹치며 시장참가자들의 롱 마인드가 살아난 상황이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1,100원대 안착 확인
오후 달러/원은 1,100원대 안착과 함께 추가 상승 시도에 무게가 실린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과 함께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로 전환된 상황에서 달러/원의 상승폭 축소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주식시장이 0.5% 안팎의 상승을 이어가며 비교적 선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상승폭이 제한적이라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롱마인드를 접을 가능성도 커 보이지 않는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선진 경제권의 경제 봉쇄 조치 연장 악재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소식 등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다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한풀 꺾인 데다, 오후 주식시장이 1% 안팎의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여준다면 달러/원은 추가 상승보단 1,100원선 주변 좁은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