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21년 개장 첫날부터 달리는 코스피...연장되는 개인투자자 시대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1-04 14:51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출처: 코스콤 CHECK

출처: 코스콤 CHECK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코스피지수가 장중 2,900대 중반 근처로 오르면서 2021년 첫 거래일부터 달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박스피' 악령을 몰아내면서 신고점을 경신한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중 70p 넘게 급등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의 재급등 장세를 연장하고 있다.

기관이 대거 팔자로 나서고 외국인도 매도 우위를 보이지만 개인은 이날 1조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 개인주도의 2020년 급등장...살아 있는 주식 상승 탄력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2월 30일 마지막 거래일에 52.96p(1.88%) 급등해 2,873.47이란 사상최고치 기록을 작성했다. 1년간 30.75% 급등했다.

코로나 사태로 지난 3월 19일 기록한 장중 저점(1,439.43)과 비교하면 99.63% 뛰었다. 저점에 비해 100% 오르면서 거래를 마친 셈이다.

코스닥은 작년 마지막 거래일 968.42로 거래를 마쳐 1년간 44.58% 뛰었다. 3월 19일 기록한 장중 저점(419.55)과 비교하면 무려 130.82% 점프한 것이다.

지난해 저점 대비 주가의 상승탄력은 1990년대 말 IT 버블 시즌 이후 처음 보는 그림이었다. 지난해 코스피가 저점 대비 거의 100% 뛴 것은 1999년 IT버블 당시 115% 수준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오른 것이었다.

지난해 코스피시장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무려 47조 4,907억원에 달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개인투자자들에게 물량의 상당부분을 넘겼다. 기관은 25조 5,372억원, 외국인은 24조 5,652억원을 순매도했다.

작년에 코스피보다 더 뛴 코스닥의 주도세력도 개인투자자들이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0조 4,753억원, 1,476억원 순매도했으나 개인은 16조 3,176억원을 순매수했다.

2020년 주식시장에선 개인투자자들이 예년과 달리 강력한 화력을 과시했다. 막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개인들의 시장 영향력을 더욱 커졌던 것이다.

최근 수년간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은 50% 내외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엔 70%을 넘어섰다. 거대하게 풀린 돈들은 실물경제 보다는 부동산, 주식시장으로 옮겨갔다.

서울 아파트 값은 2006년 이후 14년만에 가장 큰폭으로 뛰었다. 아파트 시장 등으로 가기엔 덩치가 적었던 돈들도 주식시장으로 많이 유입됐다.

한 증권사 A 주식중개인은 "아파트 값이 이미 폭등한 상태에서 거액의 자산가, 금액 여력이 안되서 부동산을 할 수 없는 사람 모두 주식시장으로 많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아파트값을 폭등시킨 뒤 대출 규제와 과세를 통해 투자를 막자 울며 겨자먹기로 주식시장에 진입한 자금도 꽤 많았다"면서 일단 2021년에도 이런 분위기가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 주식이 버블?...유동성과 채권금리 수준 보라는 지적도

지난해 주가 급등기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코스피지수는 신고점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이제 한국 주식을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점들도 강화됐다.

백신 이후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 작년 2분기 경기 저점 이후의 회복세, 미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 등은 새로울 것도 없는 재료다.

이런 상황에서 신고점의 주가 수준에 대한 논리적 정합성을 부여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 수준(최근 채권금리가 오르긴 했지만)이나 과잉 유동성, 본격화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감 등이 주가지수 고공행진을 지지하는 요인들로 거론된다.

신한금융투자 국내주식팀은 "지금 주가는 버블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주식 기대 수익률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사상 최저 수준인 금리로 인해 주식의 기대 수익은 채권보다 높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주식-채권 일드 갭은 12월말 기준 2.0%로 1900년 이후 장기 평균 수준을 상회한다. 1929년, 2000년, 2007년 미국 주가가 큰 고점(major peak)을 쳤을 때 주식-채권 일드 갭은 마이너스로 주식의 기대 수익이 채권을 밑돌았다. 지금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신금투는 "단순 계산으로 일드 갭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려면 미국 장기 금리가 지금보다 2%p 더 올라야 한다. 현재 일드 갭(2%)은 1990년 이후로 보면 상위 80%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이라며 "과거 해당 수준에서 주식(S&P500)을 샀을 때 단기, 중장기 모두 수익률과 승률이 좋았다"고 밝혔다.
한국의 채권이나 예적금 금리도 주식 배당 수익률을 하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의 상대 매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와중에 예적금 등 현금성 자산에서 얻는 금리는 바닥권이어서 시중 유동성이 주식같은 위험자산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 코스피 3천 시대 향한 여정과 시장 재평가

지난해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률은 다른 나라 평균을 크게 웃돈다.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률(MSCI 기준 14.34%)을 16%p 이상 아웃퍼폼한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2010년대 주요국 주가 상승률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해 완전히 변신한 것이다.

작년 주식시장이 한단계 더 레벨을 올린 것은 11월부터였다. 11월 외국인의 거침없는 한국 주식 매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분위기를 한국 주식시장 대장주 삼성전자가 이끌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연말까지 KOSPI는 26.74% 급등했다. 2020년 KOSPI 연간 수익률(30.75%) 대부분이 단 두 달 만에 이루어진 것"이라며 "과열이나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변화, 이로 인한 한국 자산시장의 재평가가 전개됐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급등에 따른 레벨 부담이 작용할 수 있지만, 과도한 상승이라기도 보다는 추세 강화로 해석했다.

이 연구원은 "KOSPI가 2020년 마지막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주간 수익률 기준 9주 연속 상승마감했다. 1980년 이후 KOSPI가 9주 이상 연속 상승세를 기록 한 적은 9번 있었다"면서 "2020년 11월 이후 9주 동안 KOSPI의 누적 수익률은 24.14%이며, 과거 9번의 평균(22.05%)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상승이 아니다. KOSPI의 연속 상승은 중장기 추세 강화의 시그널이었다"면서 "과거 9번의 평균만 보더라도 KOSPI는 58주 동안 26%p의 추가 수익률을 기록했고 고점까지 누적 수익률 평균도 64.5%(연속 상승 이후)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KOSPI가 3,000시대 진입을 앞두고 중장기 상승추세를 강화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단기 조정, 변동성 확대 등을 주식 비중 확대의 기회라고 조언했다.

■ 4차 산업혁명 기대감과 너무 앞서 나간다는 우려...그리고 한국 차별화 논리 만들기

코스피지수 상승세 속에 4차 산업혁명 관련주들도 번갈아 가면서 뛰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 속에 작년 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새해 첫날에 전기차, 배터리 등 2차전지 관련 기대감이 증폭됐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장중 25% 넘는 급등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8% 넘게 뛰고 있으며, 삼성SDI도 6% 이상 올랐다. LG화학이 8% 뛰는 등 특정 종목들의 급등세가 두드러진다.

반도체 관련주들도 시장 약진에 계속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전자가 3% 내외로 오르고 SK하이닉스는 장중 6%를 넘고 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1월 판매량 데이터를 보면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BEV)가 28.6만대로 전년비 72%,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135% 늘어난 11.5만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면서 "유럽 BEV 8.4만대(+159% YoY), 중국 BEV 16.5만대(+60% YoY)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1년 유럽향 신형 코나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탑재가 더 증가할 것"이라며 관련 업체들의 성장 가능성을 점쳤다.

다만 펀드매니저들 사이엔 2021년 시작부터 주가가 급등하자 우려의 시선으로 쳐다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B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속된 말로 시장이 미친 것인지, 우리가 덜 미친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이라며 "1월에 조정이 없으면 시장이 피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의 나라 일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차전지 등의 기대감 치고는 너무 빨리 반영되고 있어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한국 포지션이 나쁘지 않아 '드디어' 한국 주식이 재평가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C 펀드매니저는 "사실 한국 주식만 차별화되면서 가니 시장을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만만치 않다"면서 "외국인이 아시아를 강하게 매수하는 추세이긴 한데, 그 중에서도 한국 차별화가 심하다. 한국을 상당히 좋게 보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IT 업종 예상 이익이 좋은 가운데 특이한 건 삼성전자 매출액 컨센서스가 늘어난 것"이라며 "외형 성장의 시그널이 나오면서 한국이 차별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12개월 포워드 PER 빼고는 아직 각종 지표를 보면 역사적 상단이 아니어서 지금의 장세가 설명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엔 한국 시장이 디스카운트를 받는 게 당연시됐는데, 지금 분위기는 할증 받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예전엔 PER이 낫다는 게 상승의 논리였는데, 지금은 PER 고점에서의 매출 성장이 이뤄지면 본격 상승으로 볼 수 있다는 식의 스토리텔링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