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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28] 심장을 양보한 남자

윤형돈 FT인맥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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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9-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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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28] 심장을 양보한 남자
Favor Network: 계산하지 않고 도와주기


서른 두 살의 전도 유망한 남자가 뉴욕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명문 펜실베니아 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유명 건축회사의 중역이었으며 어린 두 딸과 아내도 있던, 펜실베니아 한인 사회의 자랑이었던 사내는 그날 이후로 죽기 전까지 2년간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드디어 지옥 같은 삶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때가 왔다, 그에게 딱 맞는 심장이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축하를 해주러 나타난 의사가 안 해도 될 말을 하고 말았다. “옆 방에 있는 교통사고로 입원한 여자는 이틀이면 죽어요. 그녀가 기다리는 심장이 당신 것과 똑 같아요”. 그 말을 들은 사내가 물었다. “나는 심장이 없으면 며칠을 더 살수가 있나요?” “ 여자는 곧 죽고, 당신은 일주일, 길면 3주일 정도는 더 살수가 있죠”. “그러면 이 심장을 그 여자에게 주세요”. 그는 가족이 번민에 빠지지 않도록 3초 만에 결정을 하고 고집을 피웠다.

결국 의사는 사내의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심장은 한 시간 뒤에 교통사고로 입원한 여자에게로 갔다.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뒤에 사내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의사들은 출근하면 그의 상태부터 살폈다.

▲하형록 회장

▲하형록 회장

죽음을 눈앞에 둔 남자가 심장을 양보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불평과 고성이 오가던 병원의 환자들이 서로를 배려하기 시작했다. 한 달쯤 되었을 때 기적적으로 그에게 맞는 심장이 나타났다. 그때부터 그의 인생은 새롭게 시작되었다. 미국의 건축설계회사 팀하스(Tim Haahs)하형록 회장의 이야기다.

누군가는 보고 있다

병원을 퇴원했지만 2년간의 투병생활로 가족의 생활비도 없어서 딸아이는 밑창이 뚫린 운동화를 신고 다닐 정도였지만 더 심각한 것은 약값이었다. 돈이 없는 그는 다른 심장병 환자를 찾아 다니면서 약을 구걸해서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의 유대인 부부가 찾아왔다. 그들이 내민 봉투에는 2만 불의 돈이 들어있었다. 약값으로 쓰라고 준 것이다. 남편은 중소기업의 직원이고 부인 린다는 부잣집 청소부일을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집수리비용으로 한푼 두 푼 모아놓은 전 재산을 조건 없이 준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훗날에 그 돈을 돌려주러 갔을 때 받지도 않았다. “우리는 당신의 은행이 아니라 친구예요.” “그 돈을 갚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도와주세요.”

이웃 린다는 영어로 정확히 “We want to be a part of your suffering”(우리는 당신 가족의 고통에 동참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돈을 받을 수 없어요)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하형록은 차고에 회사를 차렸다. 지금의 ‘팀하스’다. 그리고 몇 달 안에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신용카드 회사인 MBNA의 신축사옥 공사감리를 의뢰 받았다.

클라이언트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솔직하게 상태를 털어놓았다. 사실 자신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심장병 환자라서, 만일을 대비해 실무는 자신이 아닌 직원이 맡을 거라고.

MBNA는 그 사실을 알고도 첫 번째 건물을 그에게 맡겼고. 이어서 진행 될 네 개의 본사 건물 설계 프로젝트도 그에게 의뢰했다. 알고 보니 그 뒤에는 로저 크로지어라는 부사장이 있었다. 그는 왜 엄청난 리스크를 감당하고 하형록의 팀하스에 이런 Favor를 베풀었을까? 나중에 비서로 전해들은 것은 그도 암으로 2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훗날 부사장의 부고소식과 함께 전해진 그의 유언은 하형록의 가슴을 더욱 울렸다.

“내가 죽은 뒤에도 그 사람을 통해서 살고 싶습니다. 그러니 내가 죽은 후에도 그가 성공하도록 꼭 도와주세요” (I want to live through him)

그 후로 팀하스는 플로리다 디즈니 스프링스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맡아서 글로벌건축설계기업으로 성장했다. 그의 이름을 딴 팀하스는 미국 건축계의 권위 있는 상을 휩쓸며 얼마 전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으로 선정이 되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를 미국 국립건축과학원의 종신직이사로 임명했다. ‘우리는 이웃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는 기업정신과 도시재생에 앞장선 주차빌딩의 설계와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였다. 그는 이민자 최고의 영예인 엘리스 아일랜드상 수상자이기도 한데, 그 상은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등 유명 정치가와 사회 공헌가들이 받은 상이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한번은 고객의 무리한 설계변경으로 주차기둥에 금이 가는 문제가 생기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왔었다. 그때 그는 고객과 파트너회사, 보험회사 등 관련자들을 모두 모아놓고 잘잘못을 가리면 서로가 고통 받고 원수가 되니. 잘못을 들추어내지 말자. 누군가가 희생을 해야 한다면 내가 희생을 하겠다고 하니, 오히려 그에 감복한 보험회사가 모든 공사비를 부담하겠다고 나왔다.

침례교 목사이기도 한 하형록은 ‘Favor’의 원리를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라고 한다.

나의 이익보다는 아무런 대가 없이 이웃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삶이 그를 지원하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참고자료: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김지수 인터뷰집)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28] 심장을 양보한 남자


윤형돈 FT인맥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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