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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위안화에 연동된 가파른 달러/원 하락...그리고 증권시장의 외국인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9-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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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올해 달러/원 환율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올해 달러/원 환율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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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주 달러/원 환율은 5일 연속 하락하면서 레벨을 낮췄다.
특히 18일엔 환율이 10원 넘게 급락하면서 레벨이 1,16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환율의 상승과 하락 베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리스크리버설 25D 1개월물은 15bp 급락한 0.35%로 작년 11월 이후 저점을 나타냈다. 가파른 원화 강세 속 추가 강세에 대한 베팅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달러/원은 9월 11일 1,186.9원에서 5영업일 후인 18일엔 1,160.30원으로 거래를 마쳐 순식간에 레벨을 낮췄다.
환율이 1,160원대에서 종가를 형성한 것은 지난 1월 23일(1,168.70원) 이후 처음이다. 또 금요일 종가는 1월 21일(1,158.10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낮았다.

금요일엔 수업업체들의 대규모 달러 매수 주문도 달러 롱 포지션을 정리하는 매매자에 의해 쉽게 해결이 될 정도였다. 달러/원은 이제 1,150원대를 테스트하고 있다.

■ 상대적으로 나은 중국-한국 성장 전망과 위안화 수요 이벤트

환율이 급격히 하락한 원인은 중국 위안화 때문이다.

최근 원화는 위안화의 강세 흐름과 연동돼 움직였으며, 역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달러를 팔면서 예상치 못한 급속한 원화 강세장이 연출됐다.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 5월 27일 고점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원화 강세를 견인해왔다.

올해 G20 국가 중 중국은 거의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은 모두 호전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한국 역시 올해 성장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OECD는 지난주 발표한 9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을 1.8%로 제시해 주요국 중 가장 큰 폭(440bp)으로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많은 기관들은 내년엔 10% 내외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지만, 그래도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양호할 것이란 게 일반적이다.
원화가 위안화의 프락시 통화 성격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24일 FTSE 세계국채지수(WGBI)에 중국 국채 포함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위안에 대한 선호도를 보다 높였다. 한국 원화도 덩달아 투자자들의 손을 탔다.

■ 중국발 달러/원 하락과 아래로 모아진 힘

달러/원 환율은 그간 강력한 저항 라인으로 인식됐던 1,180원을 하향 돌파한 이후 1,170~1,160원 구간을 빠르게 통과하면서 1,160원선으로 내려왔다.

달러인덱스가 최근 92~93포인트 수준에서 등락 중인 상황에서 위안과 원화의 강세는 더욱 돋보였다.

한국 경제가 중국과 크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위안의 프락시 통화인 원화도 공략했다.

중국의 경기 호전, 글로벌 수급 이벤트(WGBI 편입 가능성),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 강세 수용 스탠스가 얽혀 원화도 빠르게 하락했다. 중국의 영향권에 있는 원화의 강세 압력은 지속 중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7년 이후 원과 위안화 간 상관관계는 0.86에 달한다"면서 "최근 위안화는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경기회복 기대가 유입되며 강세 압력이 확대됐으며 이로 인해 신흥 아시아 통화가 동반 강세를 기록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안화, 신흥 아시아 통화와 동조화된 원화 강세는 달러, 위안화와의 Gap 축소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했으며, 중국 여건은 여전히 원화 추가 강세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 가팔랐던 환율 하락..속도 조절 가능성 예상도

중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다 보니 달러 공급이 늘어났다.

중국의 2분기 경상흑자는 1,196억달러로 2008년 이후 최대였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발했으나 중국은 반사익을 취하면서 상품수지를 큰 폭으로 개선했다.

지난 7~8월 중국의 무역 흑자는 월평균 600억달러 내외로 작년 350억달러의 두 배에 육박했다. 여기에 세계 여행업계의 큰 손인 중국인들이 코로나 사태로 여행을 자제하면서 중국의 서비스 적자는 축소됐다.

이런 때에 맞춰 중국은 자본시장 개방을 좀더 가속화하면서 외국인들의 달러 자금을 자국에 주입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자본시장을 좀더 개방하는 흐름에 맞춰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고 있다.

한국 원화 역시 중국 위안을 따라 크게 하락했지만, 그간 속도가 너무 빨랐다는 점은 유의할 대목이다. 미중 갈등이 지속 중인 가운데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점도 고려되고 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원은 달러/위안에 연동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펀더멘털에 근거한 추가 하락 모멘텀은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연수요 유입이 마무리되면서 더뎌질 수출 회복 속도 그리고 균형수준에 근접한 실질실효환율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모멘텀은 제한될 수 있다"며 "달러화 가치 역시 유럽 내 코로나 2차 확산과 미국의 경기 우위, 미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에 대응한 안전자산 수요로 하방경직적 흐름이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달러/원 환율이 1,200원 초반에서 1,100원 중반으로 레벨 다운된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 방향성은 G2 분쟁 강도에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160원 수준에서 곧바로 안착하기 보다는 일정 정도 바닥다지기와 반등 과정을 거치는 경로를 예상한다. 단기적으로 1,170원대 전후로 반등할 것"이라며 "여전히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위안화, 원화 이외의 다른 주요 통화들에 비해 더 이상 추가로 가치가 하락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국내적인 펀더멘털 위축 요인이 최근 환율에는 미쳐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 이번과 같은 급격한 환율 동향 이후에는 정책 당국의 시장 개입이 나올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달러/원 급락과 증권시장의 외국인

지난 한주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900억원 수준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수 위세가 대단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는 이전 2주간 2조 5,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원화 강세가 외국인의 매도세를 진정시키고 매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모양새라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또 지난주 채권 장외시장에선 9,000억원 가량의 순투자(순매수 1.85조원)를 기록하면서 이전 2주간의 마이너스 7천억원 이상의 순투자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 한주간 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 선물을 2만 1,500계약, 10년 선물을 6,400억원 계약 가량 순매수하면서 국내 금리의 상방경직성을 만들었다.

이경민 연구원은 "KOSPI 상승추세 동력 중 하나로 달러 약세, 원화 강세흐름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한국 자산가치 재평가와 함께 외국인 수급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문제는 글로벌 경기 및 교역회복이 가시화되며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펀더멘털 모멘텀이 환율 효과의 소멸, 약화보다 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고,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임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원화 강세의 부정적인 영향이 주식시장에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환율 변동성이 잦아든 이후의 긍정적인 영향을 감안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채권 역시 달러/원 환율의 하락은 우호적인 요인이나 최근 하락이 워낙 가팔랐다는 점 역시 감안해야 한다는 조언들이 엿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지난 1월 이후 환율이 최저치를 나타냈으며 외국인이 최근 주식, 채권 가리지 않고 다시 매수 강도를 높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위안을 따라 원화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은 외국인 매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유지시킨다"면서 "다만 환율 급락에 따른 레벨 부담도 감안은 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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