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0원 내린 1,17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째 하락이다. 이날 종가는 지난 1월 23일(1,168.70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달러/위안 움직임에 연동하며 등락을 거듭했다.
개장 초 달러/원은 지난밤 사이 달러/위안 환율 하락 여파에 내림세로 출발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낮은 고시환율을 통해 위안화 강세 용인을 반복하자 자산시장 내 리스크오프 분위기 속에서도 시장참가자들이 숏플레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러/위안 하락세도 잠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와 코스피지수와 상하이지수까지 낙폭을 확대하자 달러/원은 빠르게
장중 하락분을 반납하고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153명으로 전일 113명에서 급증세를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달러/위안도 재반등하며 달러/원 상승을 부추겼다.
여기에 미 경기부양책 협상 난항 소식까지 더해지며 달러/원의 상승세가 굳어지는가 했다.
하지만 유로화 반등과 함께 달러/위안이 다시 하락 쪽으로 기울고, 상하이지수도 낙폭을 줄이자 달러/원은 오후 들어 재차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날 달러/위안 기준 환율은 전일보다 0.22% 낮은 6.7675위안에 고시됐다.
■ "불안한 달러/원 하락에 숏플레이 지속 어려워"
달러 강세 전환과 주식시장 하락에도 달러/원 환율이 연일 달러/위안 움직임을 따라 내리막을 타면서 시장참가자들의 포지션 설정도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역시 서울환시 주변 재료는 달러/원 상승을 지지했지만, 달러/위안 하락에 따라 달러/원은 변동성을 확대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장참가자들은 공격적인 포지션 설정보다, 달러/위안 흐름에 따라 손바뀜을 빈번히 진행하는 양상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역내외 참가자들은 달러/위안이 계단식 하락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숏포지션 설정에는 나섰지만, 물량을 조절하는 느낌이 강했다"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은 것도 시장참가자들의 숏플레이를 주저케 하는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 18일 전망…美 주식시장 추가 조정 vs 달러/위안 하락
오는 18일 달러/원 환율은 1,170원대 중반 레벨 안착 또는 반등의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 주식시장의 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여전히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선물은 2%에 가까운 하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연준이 알맹이 빠진 통화완화 정책 기조를 밝히면서 미 주식시장은 일단 실망감을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나 부양책 관련 희소식 등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미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강세 용인 의지가 확인되면서 달러/위안의 하락 기조 역시 쉽사리 꺾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원 환율의 방향성을 타진하기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연준 실망감에 달러 강세와 미 주식시장 하락이 이어지며 달러/원 상승을 부추길지, 달러/위안 하락에 또다시 달러/원이 연동할지는 현재로써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환시 참가자들은 포지션 구축을 고집하기보단 재료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