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은 혼조를 보였고 달러는 강세로 전환했지만, 달러/위안 환율은 전일 아시아 거래에 이어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곤두박질쳤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7% 내린 6.7555위안에 거래됐다. 이는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달러/위안 환율(6.7699위안)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연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낮춰 고시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인민은행은 전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보다 0.58%나 낮은 6.7825위안으로 고시했다.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고시 환율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장기 저금리 기조를 재확인한 점도 달러/원 하락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경기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이후 뉴욕 주식시장이 반락하고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점은 이날 달러/원 하락 움직임을 제한하는 요소다.
지난밤 사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78포인트(0.13%) 높아진 2만8,032.38에 장을 마쳤다. 나흘 연속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71포인트(0.46%) 낮아진 3,385.49를 기록했다. 나흘 만에 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139.85포인트(1.25%) 내린 1만1,050.47를 나타냈다.
파월 의장은 "미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활동 전반이 펜데믹 이전 수준에 훨씬 미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 탄탄한 경제활동과 고용수준을 회복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적 통화 및 재정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이어 "현 자산매입 규모에 만족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를 적절하게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해 양적완화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달러인덱스 역시 파월 의장 발언과 주식시장 하락에 맞춰 오름세를 탔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의 유로화 강세 경계 발언 역시 달러인덱스 상승을 자극했다. 에르난데스 데코스 ECB 정책위원은 "유로화 강세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환율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6% 오른 93.20에 거래됐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파월 의장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은 시장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나, 이와 별개로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은 달러/원 환율 추가 하락을 자극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오늘 인민은행 달러/위안 기준환율 고시에 환시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연준 의장이 현 경제상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나, 이는 장기 저금리 기조와 추가 양적완화를 가능케 하는 대목이어서 주식시장에 마냥 악재로 볼 수도 없다"면서 "오늘 국내 주식시장 상승과 달러/위안 환율 추가 하락이 나타날 경우 달러/원은 1,175원선 아래서 주로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72~1,177원선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