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원 내린 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하루만에 반락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부터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렸다.
미 주식시장이 기술주 조정을 마치고 급반등한 데다, 국제유가 폭등과 달러 약세가 어우러지며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코스피지수도 개장과 동시에 1% 이상 뛰어오르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
이에 달러/원은 한때 1,183원선까지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정체 소식도 리스크온 분위기 강화에 일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55명이 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8일째 100명대를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미중 갈등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달러/원의 추가 하락은 제한됐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상하이지수뿐 아니라 아시아 주식시장 상승세도 한풀 꺾였고, 달러/원도 낙폭을 축소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8382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18% 떨어진 93.08을 기록했다.
■ 미 주가지수 선물 반등에 하락 압력 점증
미 주가지수 선물이 아시아 거래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오후장 늦게 상승세로 돌아서며 서울환시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
코스피지수도 미 주가지수 선물 상승과 함께 다시 1%대 위로 상승폭을 키웠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3천8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달러/원 역시 이러한 주식시장 흐름과 수급 패턴을 반영해 장 후반 낙폭을 조금씩 늘려갔다.
이 과정에서 역내외 참가자들은 롱물량을 거둬들이고, 숏포지션을 늘렸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현재 금융시장에 가장 큰 가격 변수는 미 주식시장이 됐다"면서 "미 주식시장이 단기 급조정을 마무리하고 반등 추세를 이어갈 경우 달러/원은 1,185원선 아래서 가격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11일 전망…美 주식시장 방향성 촉각
오는 11일 달러/원은 환율 방향성은 미 주식시장이 추가 반등의 모습을 보여줄지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주식시장이 그간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 부각에 지난밤 사이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연속성을 담보할지는 미지수다.
미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다시 한 번 이어간다면 글로벌 자산시장은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할 것이지만, 또 한 번 급락세를 연출하게 된다면 리스크오프 분위기는 더욱 짙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단 미 경기부양 법안 난항과 미중 갈등 재료는 주식시장이 상승에 분명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아시아 주식시장이 이 같은 재료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간 만큼 미 주식시장 역시 악재를 딛고 상승 흐름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주식시장 장 마감 직전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한꺼번에 2천억 원 가량 몰렸다"면서 "이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시차를 두고 내일 환시에서 달러 공급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를 앞두고 유로화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달러는 약세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점도 시장참가자들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