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0원 내린 1,18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일수로 4일 만에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부터 달러/위안 하락에 맞춰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주말 사이 달러는 강세 흐름을 이어갔지만, 중국 당국의 내수 부양 의지와 낮은 고시환율 등에 따라 달러/위안은 뉴욕 외환시장에 이어 이날 아시아시장 거래에서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 소식도 코스피지수 상승과 궤를 같이하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19명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닷새째 100명대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미 주식시장 하락에도 불구 삼성전자 등 대형 반도체주가 상승을 주도하며 전장 대비 15.97포인트(0.67%) 오른 2,384.22에 마감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8341위안이었고, 달러인덱스는 0.23% 오른 92.93을 기록했다.
■ 역내외 숏마인드 유지
이날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달러/위안 하락과 중국 수출지표 개선 등에 따라 숏마인드를 유지했다.
상하이지수는 미중 갈등 속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달러/위안은 장중 내내 내림세를 이어가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
특히 이날 발표된 중국의 수출지표 개선도 위안화 강세를 자극하는 데 한몫했다.
중국 해관총서 발표에 따르면 달러화 기준 8월 수출은 전년 대비 9.5% 급증해 예상치 7.1% 증가를 웃돌았다. 수입은 2.1% 줄며 예상치 0.1% 증가를 하회했다. 이로써 8월 무역수지 흑자는 589억3000만 달러로, 예상치 505억 달러를 상회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위안은 중국 당국의 정책 의지에 따라 내리막을 타고 있어 당분간 강세 전환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면서 "달러 역시 고용지표 개선에 강세 흐름을 보였지만 장기 저금리 정책이 유지되는 이상 강세 흐름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국내 경제지표 회복이 구체화한다면 환시 참가자들의 숏마인드는 시간이 흐를 수록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8일 전망…제한된 거래 속 ECB 주목
오는 8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 금융시장이 7일(현지시간) 휴장함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 발표와 국내 가격 변수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달러는 고용지표 호조와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라 상승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장기 저금리 정책 기조에 따라 심리는 하락 쪽에 무게가 실린다.
여하튼 미 금융시장이 휴장하면서 시장은 ECB의 정책 기조를 확인하려 할 것이고, 특히 시장참가자들은 ECB의 물가 전망 등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하, 즉 두 자릿수로 떨어질 경우 외환시장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금융시장이 휴장함에 따라 글로벌 달러 거래는 한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ECB가 예고돼 있지만, 시장 파급력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은 코로나19 재료와 함께 코스피, 외국인 주식 매매패턴 등 국내 재료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방향을 잡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