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80원 내린 1,1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하루만에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부터 달러 약세에 영향으로 내리막을 탔으나, 낙폭은 극히 제한됐다.
코스피지수 상승도 제한됐고, 틱톡을 둘러싼 미중 갈등 우려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여기에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에 따른 달러/위안 하락과 백신 개발 관련 희소식 등도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달러/원 하락을 자극했다.
또 달러/위안 고시환율마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도 달러/위안 하락을 부추기며 달러/원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달러당 6.84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보다 위안화 가치가 0.16%나 절상된 것이다. 이는 2019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도 5일째 감소세를 이어가며 시장참가자들의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235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8243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35% 떨어진 91.82를 기록했다.
■ '中 지표 개선+백신 기대'도 숏마인드 부추겨
장중 중국 경제지표 개선 소식과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희소식이 전해진 것도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숏마인드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8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2.8에서 53.1로 상승, 예상치 52.5를 상회했다. 4개월 연속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을 상회했다.
또 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후보에 대한 마지막 임상시험을 개시했다는 소식도 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몰고 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에서 성인 3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며, 영국에서도 백신 접종에 필요한 최종 단계 시험이 진행중이고, 이르면 9월 중 제3차 임상시험에 대한 예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저금리 기조로 달러 약세가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과 백신 개발 호재성 재료는 달러/원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됐다"면서 "달러 약세에도 숏포지션 구축을 주저하던 시장참가자들도 잇따라 호재성 재료가 등장하자 숏물량을 늘리며 달러/원 하락에 베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2일 전망…달러 약세 진행시 추가 하락 불가피
오는 2일 달러/원 환율은 미중 갈등과 미국 경기 부양책 협상 난항 등 악재를 딛고 미 주식시장이 반등할 경우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오는 3일 이후 확진자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힘에 따라 시장참가자들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에도 어느때 보다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틱톡 문제로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경기 부양책과 관련한 시장 실망이 더해지며,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경우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또다시 후퇴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달러/원의 반등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에 호악재가 하루가 멀다하고 교차하고 있지만, 달러 약세 만큼은 지속되고 있다"며 "결국 달러 약세 흐름 하에서 달러/원뿐 아니라 여타 통화도 예외의 흐름을 이어가긴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원은 시장 이벤트에 따라 단기적으로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달러 약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조만간 1,170원대 재진입 가능성은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