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31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2.70원 내린 1,181.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 달러 약세에 기대 1,170원대로 갭다운 출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 물량이 늘어나고, 코스피지수가 상승폭을 줄이면서 1,180원대로 재진입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우려했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는 한풀 꺾였으나,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강화에 따른 내수 위축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지난 8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반면 제조업 PMI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이에 따라 달러/위안 하락에 멈추면서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도 둔화됐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8559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05% 하락한 92.32를 기록 중이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00명대를 기록하며 4일 연속 감소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사이 248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 역송금 수요 증가에 숏마인드 약화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가 2천 500억원 규모를 넘어서면서 서울환시에도 역송금 수요가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주식 역송금 달러 수요 증가로 서울환시 수급이 수요 우위를 보이자 역내외 참가자자들도 숏물량을 거둬들이며 달러/원 낙폭 축소를 부추겼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감소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에 따른 내수 위축 우려가 이날 시장에 숏마인드를 위축시킨 셈이다.
여기에 틱톡을 둘러싼 미중 갈등 재연 움직임도 달러/위안 하락을 제한하고 달러/원의 낙폭을 축소하는 재료로 작용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내수 위축은 우려되는 상황이나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세를 이어간다면 이는 금융시장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달러 약세가 계속 이어지는 점 역시 향후 외국인 주식 순매수 전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오후 전망…"1,170원대 재진입은 어려워"
오후 달러/원은 1,180원선을 바닥으로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주식 순매도 강화로 상승폭을 줄이고 있는 데다, 미중 갈등 이슈로 달러/위안마저 하락세를 멈췄기 때문이다.
다만 달러/위안은 상하이지수 상승에 따라 현 레벨에서 하락세는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글로벌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달러 약세 흐름 역시 유효한 상황이어서 달러/원은 하락 기조는 장 막판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코스피지수가 장중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가운데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급증하고 있어 달러/원의 하락 동력은 크게 약화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달러 약세 재료에 기대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1,180원선 초반 레벨을 유지하는 흐름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